전국기능경기대회 경기 일원서 열전, 우승자 내년 브라질 국제기능올림픽 참가 후보 자격

"알겠지? 모델 신체 가리개 잊지 말고, 왁싱(제모) 한 후에는 꼭 손으로 만져서 확인하고!(김선경 대구예술대 교수)"
"슈스케(슈퍼스타K·가수 오디션 방송)나 마셰코(마스터셰프코리아·요리 오디션 방송)가 따로 없네요.(강정희 일반인 관람객)"
전국기능경기대회가 한창인 9일, 피부미용·헤어디자인·화훼장식 직종 경기가 진행 중인 부천 영상문화단지 열린경기장 A동은 참가자들과 응원단, 지도자들, 휴일을 맞아 경기 관람에 나선 관람객들로 북적였다. 종목별 참가자들은 저마다 갈고 닦은 기술을 주최측의 과제에 맞춰 수행하는데 여념이 없었다.
두 명의 지역대표를 배출했다는 김선경 교수는 경연개시 직전까지 제자들을 붙잡고 세세하게 조언했다. 그는 "대회장에서는 가운을 입은 모델(가상고객)의 의도치 않은 신체노출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어 이를 특별히 주의하라고 강조했다"며 "고객에 대한 배려도 채점에 포함되는 만큼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올해로 49회를 맞아 경기도에서 열린 전국기능경기대회는 한국산업인력공단 주관으로 고용노동부, 경기도, 경기도교육청 공동 주최다. 48개 직종에 1884명이 참가해 6일부터 열전을 벌이고 있다.
종목별 금메달 수상자들에게는 고용부장관상과 1200만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기능인 최고 영예인 국제기능올림픽 대회 출전 후보자격도 부여된다. 내년엔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열린다. 국제기능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면 6000만원이 넘는 상금과 함께 올림픽 메달 수상자와 같은 연금혜택이 주어진다.
부천 현장서 단연 인기가 높은 경기장은 B동 제과·제빵 경기장이었다. 전날 대리석 조각작품에 버금가는 조형미를 자랑하는 설탕공예 작품을 만들어냈던 참가자들은 이날 과제에 따라 초콜릿 디저트를 만드느라 잰 손을 놀렸다. 달콤한 초콜릿 향기에 끌린 관람객들이 대회장 주변에 북적였다. 선선한 가을날씨였지만 초콜릿을 녹이는 열과 대회 현장의 열기에 참가자들의 이마엔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혔다.
바로 옆 요리 경기장에선 속도전이 펼쳐지고 있었다. "이제 경기시간이 30분 남았다"는 심사위원의 방송이 나오자 참가자들의 손길은 더욱 바빠졌다. 저마다 손에 익은 도구로 조리에 속도를 더하는 조리대 사이로 심사위원들이 오가며 날카로운 눈매로 조리 진행 상황을 살폈다. 외국인 심사위원도 눈에 띄었다. 한 심사위원은 "대회 수준 향상과 공정성 확보를 위해 외국과 교환심사위원제를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단이 대회 운영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심사의 공정성이다. 과제 선정에서부터 잡음을 배제하기 위해 우선 과제를 공개하고 30% 정도만 현장에서 변경 발표한다.
모델의 상태 등 변수가 많은 피부미용의 경우 모델을 지역 대표 참가자들이 한 사람씩 데리고 참가한 후 다시 전체 참가자들이 추첨을 통해 정한다. 관람객 동선에 따라 소음 등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만큼 모든 실기장소는 참가자 추첨으로 선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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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스터고를 중심으로 고졸채용 장려에 정부가 적극 나서는 가운데 기능경기대회의 위상도 날로 달라지고 있다. 고졸 기능인이 전국기능경기대회에 참가했다가 이듬해 약관의 나이로 국제기능올림픽에서 우승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기능계의 김연아·박태환인 셈이다. 지난해 독일 기능올림픽대회서 역대 18번째로 우승을 차지하고 귀국하는 대표단을 정홍원 국무총리가 공항에서 직접 영접하기도 했다.
기능경기대회는 기술장려기능 외에도 우리 사회에 큰 메시지를 던진다. 야외서 진행되는 미장과 타일, 조적(벽돌쌓기) 경기장에는 '법무부' 리본을 단 요원들이 많았다. 재소자 참가자 한 사람 당 네 사람씩 따라온 교정기관 직원들이다. 공단 관계자는 "감형이 절박한 무기징역 재소자들이 많이 참가한다"고 말했다. 출소 후 재범에 빈곤이 직접적 영향을 주는 점을 감안하면 대회가 범죄 재발 방지에 기여하는 셈이다.
한편 이번 대회는 경기도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경기장마다 취업박람회, 일학습병행제 홍보관, 메달리스트 기술시연 등 부대행사가 열린다. 이날 현장을 찾은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오늘 대한민국의 발전은 기술인들 덕분"이라며 "숙련중심 능력사회로 가기 위해 기능·기술인을 우대하고 이들의 취업 확대에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