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자원개발, 길을 찾다-④]연간 최대 6만톤 생산가능…내년 생산율 90%, PF 목표

이틀에 걸쳐 비행기를 타고 날아간 지구 반대편 아프리카의 섬나라 마다가스카르의 첫인상은 마치 시계를 거꾸로 돌려놓은 듯 한 느낌이었다. 마다가스카르의 시간은 프랑스에서 독립한 1960년에 머무르고 있었다.
수도 안타나나리보에서 한 시간 가량 비행기로 이동해 섬 동쪽 해안의 항구도시 토아마시나에 도착하자 조금씩 현대적인 분위기가 났다. 멀리 수증기가 올라오는 굴뚝을 이정표 삼아 다가가자 곧 거대한 규모의 암바토비 니켈 플랜트가 모습을 드러냈다.
입구에 가까이 다가서자 반가운 것이 눈에 들어왔다. 여러 국가의 국기와 함께 태극기가 바람에 나부끼고 있었다. 그제서야 1만5000㎞ 이상 떨어진 지구 반대편에서 우리 손으로 니켈이 생산되고 있다는 것이 실감나기 시작했다.

◇세계 3대 니켈광산...연간 최대 3만톤 니켈 확보 가능
세계는 지금 자원을 둘러싸고 소리 없는 전쟁이 한창이다. 특히 아프리카는 개발되지 않은 자원의 보고로 알려져 그 경쟁이 더 첨예하다. 2006년 광물자원공사를 중심으로 구성된 한국 컨소시엄은 안정적인 니켈 확보를 위해 개발에 참여했다. 니켈은 스테인리스강, 특수합금강 제조 등에 필요한 기초 산업 소재다.
토아마시나에서 서남부로 215㎞ 떨어진 위치에 있는 모라망가 니켈광산에는 약 1억7000만톤에 이르는 원광이 매장돼 있다. 1억7000만톤의 원광 가운데 니켈은 0.94%로 세계 매장량의 약 2.1%인 160만톤 가량이다. 이곳에서 채광된 니켈을 함유한 붉은색 '라테라이트' 토양은 33% 비율로 물과 섞여 '슬러리'(Slurry)화 된다.
플랜트로 옮겨진 원광 슬러리는 제련·정련 공정을 거쳐 니켈을 분리해 내게 된다. 황산침출을 통한 금속 용해와 중화 과정 등을 거쳐 둥근 모양의 브리켓 형태의 상품으로 최종 생산된다. 암바토비 플랜트에는 제련·정련 공장 외에도 황산 공장, 산소 공장, 증류수 공장, 발전소 등을 갖추고 있다. 이는 마다가스카르 주변에서 황산이나 전기를 공급 받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생산하는 것이다.

이렇게 생산된 니켈은 지난해 기준으로 연간 약 2만5000톤에 달한다. 하루 24시간 연중 365일 멈추지 않고 돌아가는 공정이 정상궤도에 오르게 되면 연평균 니켈 생산은 6만톤, 코발트는 5600톤에 이르게 된다. 암바토비 플랜트는 2012년 처음 니켈을 생산하기 시작해, 지난 1월에는 30일 평균 광석처리량 70%를 의미하는 상업생산을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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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바토비에서 생산되는 니켈은 일본의 스미토모사와 한국 컨소시엄이 생산 시점부터 15년간 50%씩 연간 최대 3만톤을 가져가게 된다. 암바토비 플랜트의 운영권은 40%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는 캐나다의 쉐리트사에 있지만, 한국 컨소시엄은 이른 투자와 협상으로 27.5%의 지분으로도 50%에 이르는 오프테이크(off-take)를 확보할 수 있었다.
한국은 중국, 일본, 미국에 이은 세계 4위의 니켈 소비국으로 매년 사용하는 12만톤의 니켈을 대부분 수입에 의존해 왔다. 연간 최대 6만톤에 이르는 암바토비 니켈 생산으로 인해 국내에서 소비되는 니켈의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암바토비에서 생산되는 니켈은 순도 99.8% 이상의 프리미엄 제품으로 국내 사용물량의 약 20% 정도를 차지한다.

◇어느덧 마다가스카르의 국가적 사업으로... 내년 생산율 90% 목표
연간 국민소득 1000달러 수준의 세계 최빈국 중 하나인 마다가스카르에서 암바토비 니켈 프로젝트는 국가적 사업으로 자리 잡았다. 직간접적으로 약 9000여명에 이르는 고용효과를 내고 있고, 현지 계약업체들과 하루 평균 100만달러 이상을 거래한다. 관리 부실로 인해 낙후된 사회 인프라 구축에도 많은 투자가 이뤄졌다. 플랜트가 있는 토아마시나 인근의 항만을 비롯해 철도, 차량용 도로 등에 약 250만달러 가량이 투입돼 보수 공사가 진행됐다.
암바토비는 어느덧 생산율 70%를 넘어섰지만, 처음부터 모든 과정이 순조로웠던 것은 아니다. 아프리카에서도 홀로 떨어져 있는 섬나라인 이유로 건설에 필요한 자재 등의 공급이 원활하지 못했다. 때때로 마다가스카르 정부와 관계가 껄끄러워져 많은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우여곡절 끝에 올해 초 상업생산을 달성한 암바토비는 내년 중 프로젝트파이낸싱(PF)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PF 요건에 필요한 지표인 생산율 90% 달성 등을 위해 더욱 분발한다는 계획이다.
1960년 첫 광체가 발견된 암바토비는 50여년이 지난 오늘에야 비로소 정상적인 생산에 이르고 있다. 그만큼 자원 개발은 긴 안목을 가지고 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마크 플라몬돈 암바토비 사장은 "자원 개발에는 항상 오르락과 내리막이 있다"며 "기술과 인력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면 운전대를 잡은 상태 그대로 밀고 나가는 추진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