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재탕삼탕 '청년 해외진출'

[기자수첩]재탕삼탕 '청년 해외진출'

세종=김민우 기자
2015.03.24 06:10

“대한민국에 청년이 텅텅 빌 정도로 한번해보라. 다 어디갔냐고, 다 중동갔다”

지난 19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7차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던진 말이다. 정부가 ‘제2의 중동붐’을 일으키겠다며 청년들의 해외진출을 독려하고 나섰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역시 다음날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상반기까지 청년들의 해외진출을 방안을 마련해달라”고 당부했다.

지난 2월 청년실업률이 11.1%로 15년 7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하자 정부의 발길이 빨라졌다. ‘노사정위 대타협’을 시작으로 노동시장 구조개혁을 추진하면서 한편으로 청년들의 해외진출을 독려할 방침이다. 먼저 중동지역을 타깃으로 잡았다. 대통령의 중동순방을 통해 중동에서 의료분야등의 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접했기 때문이다.

정부가 청년실업 문제 해결을 위한 해법으로 ‘해외진출’을 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명박 정부 시절 ‘글로벌리더 10만명 양성 프로젝트’를 추진했고 박근혜정부 초기 고용노동부는 ‘케이무브’(K-Move) 사업 등 청년 해외진출 사업을 추진했지만 결과가 미미했다. 한국관광공사가 추진한 ‘글로벌 청년리더 양성사업’의 경우 해외 일자리 창출을 위해 2010년부터 2011년까지 13억원의 국고를 쏟아부었지만 해외취업에 성공한 것은 고작 17명뿐이었다.

결국 청년들의 해외진출을 독려만 할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지원방안이 마련되지 않으면 ‘제2의 중동붐’은 앞서 진행된 청년 해외 일자리 창출 사업의 전철을 밟을 수 밖에 없다. 특히 취업자체 보다는 일자리의 질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실제 산업인력공단이 주선하는 해외 취업일자리를 보면 경력 없이도 할 수 있는 일은 대부분 식당이나 판매직이었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에는 그동안의 청년 해외진출 사업과는 다를 것”이라며 “중동 국가에서 필요로하는 전문인력을 중심으로 해외에 진출하도록 돕는 방안을 마련중”이라고 말했다. 일자리 찾기에 지친 청년들을 위해서라도 ‘꼼수’가 아닌 내실 있는 정책이 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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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우 기자

*2013년 머니투데이 입사 *2014~2017 경제부 기자 *2017~2020 정치부 기자 *2020~2021 건설부동산부 기자 *2021~2023 사회부 사건팀장 *2023~현재 산업2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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