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폐쇄, 北 돈줄 끊긴 것보다 더 큰 손실은?

개성공단 폐쇄, 北 돈줄 끊긴 것보다 더 큰 손실은?

세종=정혜윤 기자
2016.02.11 17:18

개성시내 가구당 1명꼴 공단 근무… 주민 생계 직격탄, 다른 도시 이동도 쉽지 않아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 연이은 군사 도발에 정부가 개성공단 운영을 전면중단에 따른 철수 첫날인 11일 오후 경기 파주시 남북출입사무소에서 개성공단을 출발한 차량이 입경하고 있다.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 연이은 군사 도발에 정부가 개성공단 운영을 전면중단에 따른 철수 첫날인 11일 오후 경기 파주시 남북출입사무소에서 개성공단을 출발한 차량이 입경하고 있다.

개성공단 전면중단으로 20만명 개성시 주민들의 생계가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북한이 연간 1억달러(1198억원) 규모의 자금줄이 끊기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닐 것이라는 게 일부 대북 전문가들의 견해다.

11일 북한중앙통계국의 ‘2008년 북한 인구센서스 보고서(DPR Korea 2008 Population census national report)’에 따르면 개성시 인구는 30만8440명이다.

협동농장 등 농가에서 일하는 인구 11만5862명을 제외하면 19만2578명이 개성 시내에 거주하고 있다.

이들이 평균 4명의 가족으로 구성된다고 하면 약 5만 가구가 개성 시내에 거주하고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통일부에 따르면 개성공단에서 일하고 있는 북측 근로자는 지난해 11월 기준 총 5만 4763명이다. 즉, 가구당 한 명 이상이 개성공단에서 일하고 있는 셈이다. 이들의 일자리가 하루 아침에 사라지면서 20만명의 가족들 생계도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

개성 공단을 통해 공급받았던 시내 수도와 전기가 중단될 경우 이 역시 생활여건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그렇다고 개성 시민들이 일자리를 찾아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기도 쉽지 않다. 전 세계에서 인구 이동을 가장 많이 통제하는 나라가 북한이기 때문이다.

북한 인구센서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5년 간 개성시를 포함한 황해북도에서 다른 지역으로 이동한 인구는 2만7420명, 같은 기간 다른 지역에서 황해북도로 이동한 인구는 2만198명이다.

5년 간 북한의 한 지역에 들어오고 나가는 숫자가 평균 2만여명에 불과하다는 건, 개성공단 근로자 5만여명의 인구 이동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정부 당국이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는 이상 개성공단 재개를 고려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힘에 따라 이 같은 개성시의 '올스톱' 상태가 언제까지 유지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 그만큼 북한은 더 골머리를 앓아야 한다.

한 대북문제 전문가는 "2014년 기준 76억달러에 달하는 북한의 대외무역 규모로 볼 때 연간 1억 달러인 개성공단 수입이 북한에게 없어서는 안 될 정도는 아니다"며 "개성공단 폐쇄가 남북교역 중단의 상징적 의미일 뿐 북한에 막대한 손실을 가져다주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개성공단 폐쇄는 돈줄이라는 측면보다 개성시 주민들의 삶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점을 더 눈여겨 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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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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