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고발 4년만에 '가습기' 수사착수, 공정위는 아쉽다

검찰고발 4년만에 '가습기' 수사착수, 공정위는 아쉽다

세종=정진우 기자, 이태성 기자, 정혜윤 기자
2016.05.03 16:05

[관가엿보기]공정위, 2012년 '허위광고' 옥시 검찰고발...역학조사·부처간갈등 등 논란

타울라시드 사프달 옥시레킨벤키저 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가습기 살균제' 관련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고 있다.
타울라시드 사프달 옥시레킨벤키저 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가습기 살균제' 관련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고 있다.

검찰이 수백명의 사망자를 낸 가습기 살균제 사건과 관련해 영국계 회사 옥시레킷벤키저(옥시)를 조사하고 있는 가운데, 관가 안팎에선 검찰 조사의 속도에 아쉽다는 반응이 나온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인체유해 성분을 인체무해로 허위 광고한 옥시를 검찰에 고발한지 4년 만에 관련 조사가 이뤄져서다.

3일 관련부처에 따르면 공정위는 2012년 7월 인체에 유해한 가습기 살균제를 판매하면서 제품 용기 등에 안전하다고 허위 표시를 한 옥시를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최근 전 옥시 마케팅 담당 직원 3명을 불러 집중 조사한데 이어 이날 오전 다시 불러 조사했다.

공정위는 지침을 통해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관한 사안을 검찰에 고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검찰은 앞서 지난해 10월 피해자 유족과 시민단체 고발로 옥시 등 제조·유통업체 압수수색을 했고, 이번 사건 수사를 본격화했다. 그때도 공정위 고발건은 다뤄지지 않았다.

이 사건이 서울중앙지검에 넘어온 건 사망 사고가 발생한지 1년 후인 2012년 8월이지만, 검찰은 2015년 5월 보건 당국의 "가습기 살균제가 피해원인"이란 역학조사 결과를 발표때까지 '시한부 기소중지' 처분했다.

검찰은 이후 수사팀을 꾸려 수사를 진행했고, 최근 박근혜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철처히 조사하고, 피해자를 구제해야 한다"고 지적하자 속도를 내고 있다.

공정위는 검찰이 고발을 접수하고 지난 4년간 조사를 하지 않다가, 최근 논란이 불거진 이후 고발장을 토대로 조사에 나선 것에 아쉬운 표정이다. 당초 공정위 고발을 토대로 수사가 진행됐으면, 지금까지 끌고 오지 않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정부 관계자는 "사망사건이기 때문에 당시 공정위도 심혈을 기울여 조사했고, 보건당국 조사 결과를 토대로 심각한 문제를 발견해 검찰에 고발했다"며 "그때 검찰이 곧바로 수사에 착수해 관계자 처벌과 피해보상 제재를 내렸다면 지금처럼 논란이 커지진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정부의 역학조사 결과가 확실히 나온 이후에 처리할 수밖에 없었단 입장이다. 2012년 8월 가습기 살균제 피해 유족들이 검찰에 고발했고, 검찰은 유해성 관련 정부의 역학조사 최종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한다고 발표했다.

사망사고에 대한 정확한 인과관계가 규명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번 사건을 검찰이 자의적으로 판단할 수 없기 때문에 시간이 걸렸단 얘기다. 또 당시 보건복지부와 환경부 등 정부 부처간 책임 떠넘기기로 역학조사가 늦어졌다고도 했다.

검찰 관계자는 "특별수사팀이 올해 1월 꾸려지는 등 수사가 좀 늦어진 건 정부의 공식발표를 기다렸기 때문"이라며 "공정위가 고발한 허위사건 역시 역학조사 결과를 본 후 진행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공정위는 이미 질병관리본부가 2012년 2월 실험을 통해 가습기 살균제의 주성분인 PHMG(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 PHG(염화에톡시에틸 구아디닌) 등이 폐 손상과 인과 관계가 있다는 1차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고 설명했다.

그래도 논란이 이어지자 질본은 2014년 8월 2차 조사를 통해 "폐질환의 원인은 가습기 살균제"라고 밝혔고, 그 다음해 8월 최종 결론을 내렸다. 이렇게 수차례 역학조사가 이뤄진 후에야 수사가 진행되는 건 문제가 있다는 게 공정위 판단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옥시는 당시 가습기 살균제에 인체에 유해한 성분이 들어 있는데도 별도의 검증 절차나 객관적 근거 없이 인체에 무해한 것으로 표시해 소비자를 속였기 때문에 법적 제재를 가했다"면서도 "정부 부처간 일 떠넘기기로 비춰져 아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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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우 기자

안녕하세요. 머니투데이 정진우 기자입니다.

이태성 기자

2011년 입사해 사회부 법조팀, 증권부, 사회부 사건팀, 산업1부 자동차팀을 거쳐 현재는 정치부 국회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2020년 제14회 한국조사보도상 수상 2024년 제 19회 지속가능발전기업협의회 언론상 신문보도부문 우수상

정혜윤 기자

발로 뛰는 기자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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