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탄소 제로' 친환경 올림픽 현장에 가보니

[르포]'탄소 제로' 친환경 올림픽 현장에 가보니

강릉=정혜윤 기자
2018.03.02 03:35

신설경기장 6곳 친환경 인증 획득…신재생에너지 설비, 전기차·수소차 교통 인프라 구축까지

평창올림픽 친환경홍보관 앞 북극곰 얼음 조형물.
평창올림픽 친환경홍보관 앞 북극곰 얼음 조형물.

#. ‘그린 올림픽’. ‘저탄소 올림픽’, ‘지속 가능한 올림픽’. 평창 동계올림픽의 3대 환경올림픽 추진 전략이었다. 실제 올림픽 경기장 곳곳에서 이산화탄소를 줄이려는 노력이 이뤄졌다. 올림픽의 열기가 채 식지 않은 지난 27일, KTX경강선을 이용해 서울역부터 강릉역까지 이동했다. 올림픽은 끝났지만 여전히 강릉역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마스코트인 ‘수호랑’과 ‘반다비’ 조형물이 관광객들을 맞이했고, 올림픽은 끝났지만 다가올 패럴림픽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강릉역에서 15분 정도를 걸어 올림픽파크에 다다랐다. 안으로 들어서 가장 눈을 사로잡는 건 거대한 북극곰 2마리였다. 사람 크기를 훌쩍 뛰어넘는 2마리 곰 얼음조각이 ‘친환경 홍보관’ 앞에 전시돼 있었다. 환경부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평창 동계올림픽대회와 패럴림픽대회 기간 친환경 홍보관을 개관해 운영한다.

‘북극곰 가족이 만날 수 있도록 함께 해요 저탄소 올림픽’. 지구온난화로 인해 빙하 두께가 점점 얇아지고 녹아, 엄마곰과 아기곰이 이산가족이 돼 버렸다는 슬픈 스토리를 담았다.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북극곰 얼음 조각으로 형상화했다. 따뜻해진 날씨 탓에 얼음은 이미 많이 녹아 있었다.

54㎡ 규모로 조성된 홍보관은 △탄소발생량 확인 △탄소제로 올림픽을 위한 노력 △4차 산업혁신으로 지속가능한 미래 구현 △저탄소·그린·지속가능 올림픽 나로부터 시작 ·탄소상쇄기금 현장 기부 등 총 5개 테마로 구성됐다. 지난달 8일부터 25일 정식 올림픽 기간과 지난 1월 19일부터 30일 까지 시범운영기간을 합쳐 현재까지 총 8796명이 홍보관을 다녀갔다.

평창올림픽 친환경홍보관 내 '탄소발자국 나무 가꾸기' 코너
평창올림픽 친환경홍보관 내 '탄소발자국 나무 가꾸기' 코너

홍보관 안으로 들어서자, 집에서부터 출발해 올림픽 경기장에 도착하기까지 이용한 탄소발생량을 가장 먼저 확인할 수 있었다. 만약 KTX경강선을 이용해 인천국제공항부터 강릉까지 이동할 경우 1인당 7.47㎏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이는 5명이 승용차를 이용할 때 배출량보다 87% 낮은 수치다. 교통·숙박은 어떻게 이용했는지, 앞으로 어떻게 탄소를 줄일 수 있을지에 대한 각오 등을 담은 ‘탄소발자국 나무’가 눈에 띄었다. “쓰레기를 줄이자, 물을 아껴쓰자, 일회용품을 줄이자, 분리수거하기” 등 생활 속 실천할 수 있는 다짐들이 빼곡히 적혀있었다.

평창올림픽은 △문화올림픽 △환경올림픽 △평화올림픽 △경제올림픽 △ICT올림픽 등 5대 목표 가운데 그 중에서도 환경올림픽을 우선했다. 경기장을 지을 때부터 ‘지속가능성’을 염두에 뒀다. 평창조직위원회도 역대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탄소 배출 제로를 실천하고 있다’고 자부했다.

관동 하키 센터, 강릉 아이스 아레나, 강릉 스피드 스테이팅 경기장, 강릉 하키 센터, 정선 알파인 경기장, 올림픽 슬라이딩 센터 등 신설된 6개 경기장 모두 친환경 인증을 받았다. 신설 경기장 모형도 홍보관에 전시됐다. 이들은 친환경 녹색 건축 인증(G-SEED 인증 일반~최우수)과 건축물 에너지효율등급 인증을 획득했다.

6개 신설 경기장에는 태양광 및 지열 에너지 장비를 설치해 전기와 난방용수를 공급했다. 또 조직위는 올림픽 기간 선수·관광들에게 친환경 올림픽을 실천할 ‘경기관람&숙소생활’ 팁이 담긴 책자를 배급했다. 이메일 관람권 사용하기, 내복을 착용해 난방온도 2℃ 낮추기, 경기 관람 후 쓰레기 분리수거하기 등 실생활 속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내용이 소개됐다.

조직위는 평창올림픽 기간 중 총 159만톤의 탄소가 배출될 것으로 예상했는데, 그 중 40만톤은 신재생에너지 설비로 나머지 119만톤은 민간과 공공부문이 배출권 기부를 통해 상쇄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홍보관에서는 재단법인 기후변화센터가 탄소상쇄기금을 모금했다. 이는 전액 탄소배출권을 구매하는 데 사용된다.

교통 인프라 역시 친환경적으로 만들어졌다. 인천공항에서부터 서울을 거쳐 대회가 열리는 평창과 강릉까지 철도가 연결돼 친환경 교통 인프라가 구축됐다. 대회 운영을 위한 셔틀버스도 전기차, 수소차 등 친환경차를 활용했다. 경기 운영 기간 중 친환경차 버스 47대, 승용차 160대가 운영됐다. 전기차 충전기는 24기가 추가 설치됐다.

보다 좋은 경기 환경을 만들기 위한 노력도 이어졌다. 실내 5개소, 실외 4개소 등 총 9개소에서 경기장 실내·외 미세먼지, 일산화탄소, 이산화탄소를 측정해 관리했다. 또 간편한 분리수거를 위해 올림픽 경기장 내 쓰레기통은 일반쓰레기통과 재활용쓰레기통 두 개로 나눠 설치됐다.

평창올림픽 친환경홍보관 내부
평창올림픽 친환경홍보관 내부

홍보관에서는 이 같은 친환경 올림픽과 관련한 이야기뿐 아니라 한국 환경 산업 기술의 미래도 볼 수 있게 했다. 즉 드론을 이용한 대기질 측정, 로봇을 활용한 상수관로 진단 등 한국의 환경 신기술을 선보이는 자리를 마련됐다.

가장 인기 있는 코너는 스노보드를 VR(가상현실)로 체험하는 것이었다. VR로 스노보드를 타면서 메달을 획득하는 게임이다. 게임 후 뒤를 돌아보면 ‘JUST VR(이제는 VR체험뿐인가요)’이란 단어와 녹아내리는 눈을 담은 액자가 보인다. 지구 온난화로 눈이 녹으면 스노보드 역시 VR로만 즐길 수 있다는 경고 메시지를 담았다.

다채로운 친환경 이야기가 담긴 친환경홍보관은 올림픽 폐막 후 재정비 기간을 갖고 패럴림픽 기간인 오는 9일 다시 문을 연다. 이후 18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정혜승 한국환경산업기술원 선임연구원은 “다가올 패럴림픽뿐 아니라, 이후에도 평창 올림픽이 지속가능한 올림픽으로 기억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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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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