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관제시스템' 전기회로식에서 LTE 통신 방식으로 변경
도시철도 신호체계, ATP서 CBTC(무선통신방식) 변경 검토
2032년 우이신설선 시작으로 2·9호선 도입 검토
도입 시점·소요 예산·재원조달 방식 등 검토 중

지난 6일 오세훈 서울시장이 성동구 서울교통공사 제2관제센터를 방문했다. 서울지하철 교통통제 및 관제센터는 국가 중요 시설이다. 국정원법 등 관련 법령에 따라 공개가 제한된다. 시설 내부로 들어서면 서울지하철 5~8호선의 이동 상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역사 내 CC(폐쇄회로)TV도 연동돼 승강장이나 환승통로의 혼잡도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벽면을 가득 채운 상황판과 모니터에 나타나는 호선별 이동 정보 등은 모두 국정원법에 따른 보안 사항으로 외부 공개가 제한된다. 근무자의 얼굴과 이름 역시 보안사항이다.
국정원법의 보호를 받는 보안시설에 오 시장이 기자단과 함께 방문한 이유는 CBTC(무선통신기반 열차제어시스템)의 효율성을 보고 받기 위해서다. 서울 지하철의 이동 현황과 역사 내 상황을 실시간으로 관제하는 장소에서 서울교통공사 종합관제단장의 현장 보고가 이어졌다.
국내 도시철도는 신호제어 방식으로 궤도회로 방식의 ATP(자동열차제어장치) 신호 체계를 사용한다. 선로를 일정 구간으로 나눠 레일을 통해 전송되는 신호로 열차 위치를 검지하고 속도를 전달하는 시스템이다. 서울시는 기존의 궤도회로 방식을 LTE 기술을 접목한 무선통신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열차 간 안전간격을 정밀하게 조정해 현행 400m 수준인 안전거리를 최소 25m 수준으로 줄여 열차 혼잡도는 20% 가량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지하철 2·9호선 등 포화도가 높은 노선은 현재 시스템 상 추가 열차를 투입할 길이 열리는 것이다.
시 관계자는 "CBTC로 결정한다는 방침은 명확하다"고 했다. 다만 도입 시점, 소요재원, 재원 조달 방식 등은 정해지지 않았다. 우이신설선은 연장선 개통에 맞춰 2032년을 계기로 무선통신 방식으로 전환한다는 구상이다. 이후 2·9호선 도입 방식과 시점 등을 검토하고 있다. 구체적인 계획은 올 연말쯤 나올 전망이다.
구체적 계획을 세우기 전 CBTC 도입을 발표한 셈이다. 사실 CBTC 도입은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관련 계획이 없었다. 지난해 말 독일 지멘스와 프랑스 알스톰은 공문을 통해 현재 사용 중인 궤도회로 신호 체계에 필요한 부품을 더 이상 생산하지 않는다고 알렸다. 관련 부품 수급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혼잡도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은 사실상 CBTC가 유일하다. 더욱이 선로상에 장치를 설치해야 하는 기존 방식은 유지 보수 비용이 추가로 소요된다. 무선 통신을 이용한 CBTC 방식에서는 지출하지 않아도 되는 비용이다. 공사는 2호선에 CBTC를 도입하는데 3000억원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한다.
2호선은 2027년부터 기존 제어시스템에 대한 재투자도 필요한 상황이다. 기존 궤도회로 방식을 고수해도 시설 재투자에도 2000억원이 필요하다. CBTC를 채택하면 기존 시설 재투자 비용을 집행하지 않고 약 1000억원을 더해 새 제어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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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더해 '서울지하철 통합관제센터'가 만들어지면 관제 효율을 더 높일 수 있다. 서울지하철의 관제는 서울교통공사 본사가 있는 성동구 용납동 제 2관제센터에서는 5~8호선을, 공사의 별관이 있는 사당동 제1관제센터에서는 1~4호선을 관제한다. 9호선 관제시스템도 별도로 존재한다. 노선 간 연계 정보 공유나 복합 장애 발생 시 통합 대응에 한계가 있었다.
시는 제 2관세센터 인근에 3곳에서 진행 중인 도시철도 관제를 하나로 합치는 '1~9호선 지능형 SMART 통합관제센터' 구축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공사 관계자는 "잠실역의 경우 2호선과 8호선이 만나는 데 관제센터가 달라 서로의 상황을 전혀 모르고 있다"며 "한 곳에서 관제를 하면 환승통로나 승강장에 사람이 너무 많으면 2호선을 천천히 유도하고 8호선을 빠르게 배치하는 등의 조치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통합관제센터는 2028년 1월 개관을 목표로 한다. 시는 통합관제센터가 완공되면 AI(인공지능), 빅데이터 기반 관제 시스템을 도입해 효율을 높인다는 구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