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시간 시대-정책과제]그동안 활용도 떨어졌던 근로시간단축의 대안 홍보·예외요건 적극적 해석 필요

정부가 근로시간 단축에 대한 단속·처벌을 유예하기로 한 올해 하반기에 주 52시간 근로시대를 안착시키기 위한 보완책이 이어질 전망이다. 정부는 우선 이미 존재하는 제도 중 그동안 기업들의 활용도가 떨어졌던 대안들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산업 현장에서 요구하는 제도개선 목소리를 반영해 근로시간 단축이 현장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돕는다는 계획이다.
현행제도 중 근로시간 단축에 대응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은 5가지의 유연근로제도다. 이성기 고용노동부 차관은 지난 26일 전국 근로감독과장 회의에서 근로기준법에 나오는 △탄력적 근로시간제(제51조) △선택적근로시간제(제52조) △사업장 밖 간주근로시간제(제52조 제1·2항) △재량근로시간제(제58조 제3항) △보상휴가제(제57조)를 업종별로 안내할 것을 주문했다.
이 중 탄력적 시간근로제는 현행법상 단위기간이 2주 또는 3개월로 제한돼있다. 3개월 이상 집중근로시기가 필요한 R&D(연구개발) 직종이나 계절별 업무량 편중이 생기는 업계에서는 활용도가 떨어진다. 고용부에 따르면 탄력근로제를 활용하는 기업은 지난해 기준 3.4%에 불과하다.
업계는 이를 미국, 일본과 같이 6개월~1년으로 늘리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요구해 왔다. 지난 2월 국회를 통과한 근로기준법 개정안 역시 부칙으로 “고용노동부 장관은 2022년 12월 31일까지 탄력적 근로시간제도의 개선방안을 준비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이에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8일 대한상의에서 기업인들을 만나 “탄력근로제 단위기간을 6개월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고용부 역시 올해 하반기 실태조사를 거쳐 탄력근로제 단위기간을 늘리는 방안을 추진한다.
고용부는 지난 11일 발표한 ‘근로시간 단축 가이드라인’의 모호함을 없애기 위한 작업에 착수한다. 지방노동관서에서 사업장마다 맞춤형으로 유연근로제 컨설팅을 진행한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가이드북도 지난 26일 나왔다.
고용부 장관의 승인이 있을 경우 가능한 ‘특별연장근로’의 요건에 대한 안내도 강화한다. 그동안 특별연장근로는 재난 및 안전관리법 3조에 명시된 자연재난과 사회재난시에만 가능했다. 하지만 이 조항은 재난의 종류만 열거할 뿐 이를 산업현장의 상황에 어떻게 적용할지 해석이 불분명해 활용도가 떨어졌다.
정부는 이 조항을 적극적으로 해석해 기업들이 유연하게 특별연장근로를 실시할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김동연 경제부총리도 지난 26일 ICT업종의 특별연장근로 가능성을 언급하며 ‘서버 다운’ ‘해킹’ 등 구체적 사례를 들었다. 앞으로 ICT업종 외에도 이 같은 특별연장근로 요건에 대한 해석이 업종별로 이어질 예정이다.
무엇보다 근로시간 단축이 기업의 경쟁력 저하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려면 ‘생산성 향상’이 필수적이다. 정부는 근로시간 단축이 일터 혁신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비숙련 근로자를 숙련근로자로 훈련시키는 등 기업의 생산성을 끌어올리기 위한 직업훈련 등을 강화하는 한편 근로시간 단축과 생산성 향상의 관계에 대한 연구용역을 발주하고 이를 사업장별로 보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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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근로시간 단축이 중소·중견 기업에만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원하청 구조개선 등의 정책으로 뒷받침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