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구글·페이스북·네이버·카카오의 불공정약관 시정

공정거래위원회가 사상 처음으로 구글의 불공정약관 시정을 권고했다. 구글은 맞춤 광고를 위해 회원들의 이메일까지 분석할 수 있다는 내용의 약관을 유지해왔다.
공정위는 구글과 페이스북, 네이버, 카카오 등 4개 온라인사업자의 서비스약관을 심사해 10개 유형의 불공정 약관조항을 시정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약관 심사는 저작권 침해, 개인정보 유출 등과 맞물려 이뤄졌다.
4개 사업자 중 구글의 불공정 약관이 가장 많았다. 유튜브를 운영하는 구글 약관은 회원 저작물의 이용 목적과 범위에 제한이 없다. 약관을 그대로 적용하면 광범위하게 '퍼가기'를 할 수 있다.
구글 약관은 사업자의 일방적인 콘텐츠 삭제 권한도 담고 있다. 회원에게 아무런 통지 없이 사업자가 콘텐츠 삭제, 계정 종료 등 서비스 이용제한 조치를 취할 수 있고 언제든지 임의로 서비스를 중단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구글은 계정 만들기 화면에서 '동의'를 선택하면 서비스 약관 뿐만 아니라 개인정보 처리방침에도 동의하는 것으로 간주한다. 단순한 공지만으로 약관을 변경하는 것 역시 가능하다. 공정위는 이 같은 불공정 약관에 시정을 권고했다.
공정위의 시정권고가 있으면 해당 사업자는 60일 이내에 의사결정을 내려야 한다. 시정권고를 따르지 않으면 시정명령으로 이어진다. 시정명령조차 불복하면 검찰 고발까지 가능하다.
과도한 개인정보 수집 조항은 자진 시정됐다. 구글의 약관은 맞춤 광고 등을 위해 이메일을 포함한 콘텐츠를 분석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구글은 개인정보 수집범위에서 이메일을 제외했다.
구글과 페이스북, 카카오의 약관은 회원이 콘텐츠를 삭제하더라도 콘텐츠를 사업자가 보유할 수 있었다. 서버에 사본을 두는 방식이다. 공정위는 저작권자의 복제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판단했다. 이 역시 자진 시정이 이뤄졌다.
구글과 네이버, 카카오의 약관은 사업자의 포괄적 면책 조항을 담았다. 개인정보 유출, 저작권 침해 등에 대해 일체 책임을 부담하지 않고 있다. 이용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게 공정위의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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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과 페이스북은 회원과의 분쟁이 발생할 경우 미국 캘리포니아 지방법원을 관할법원으로 지정해왔다. 구글과 페이스북은 자진 시정 과정에서 관할법원을 '소비자가 거주하고 있는 국가의 법원'으로 수정했다.
카카오는 회원의 약관 위반으로 이용을 제한하거나 계약을 해지하는 경우에는 일체 환불을 하지 않았다. 카카오는 환불 불가 조항을 삭제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온라인 서비스 분야의 불공정 약관을 시정함으로써 이용자의 저작권을 보호하고, 사업자의 책임을 명확히 해 공정한 거래질서 확립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