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채무비율 하락" 기재부는 진짜 몰랐나

"국가채무비율 하락" 기재부는 진짜 몰랐나

세종=민동훈 기자
2019.06.07 15:28

국민계정 개편 방향성, 추세 등 감안시 예측 가능…재정건전성 집착하다 논란만 키워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정례보고를 받고 있다. /사진=청와대 페이스북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정례보고를 받고 있다. /사진=청와대 페이스북

나라살림을 책임지는 기획재정부가 국내총생산(GDP) 상향, 국가채무비율 하락 등 한국은행 국민계정 기준연도 변경 영향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면서 불필요한 '재정건전성' 논란이 불거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기재부와 한은 등에 따르면 지난 4일 발표된 국민계정 2015년 기준년개편 결과는 전날 낮12시 이전까지 정부나 관련 기관에 제공되지 않았다. 현행 통계법이 공표 예정일 전날 낮 12시 이후에만 국제기구, 관계기관 등에 자료를 사전제공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어서다. 이를 어겼을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기재부는 사전에 한은으로부터 어떠한 정보도 제공받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통계법에 따라 사전에 관련 자료를 확보하는 건 불가능하다"며 "확실하지도 않은 수치를 갖고 정책에 참고할 경우 자칫 채권시장 등에 미치는 파장이 크기 때문에 법으로 막아놓은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현행 통계법 때문에 기재부는 물론 청와대도 공표 직전까지 정확한 수치를 미리 알 수는 없다. 하지만 국민계정 개편의 방향성과 과거 추세 등을 감안하면 충분히 명목GDP 상향에 따른 국가채무비율 하락을 예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제때 대응만 잘했더라면 국가채무비율 40% 논란을 피해갈 수 있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2008년 개편된 국제지침인 SNA(국민계정체계, System of National Accounts)에 따라 생산기술·산업구조 변화상이 적용되고 부문분류 재정비 등이 이뤄지면서 변동폭이 커졌다. 2008 SNA가 첫 적용된 2014년 4월 국민계정 개편결과를 보면 2012년 명목 GDP는 1272조5000억원에서 1377조5000억원으로 105조원(8.3%) 상향 조정됐다.

2015년 기준년개편의 경우 한은이 이미 2017년부터 사전에 디지털, 공유경제 추가 등 국민계정 항목 변동을 예고했다. 결국 이번 개편에서 지난해 명목 GDP가 1782조3000억원에서 1893조5000억원으로 6.2% 상향 조정됐다.

즉 청와대가 정확한 수치까지는 아니더라도 GDP 상향조정을 예상할 수 있었지 않겠냐는 시각이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16일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국가채무비율 40%의 근거가 무엇이냐, 집착하지 말라"고 언급할 수 있었던 것이 사전에 이러한 귀뜸를 받았기에 가능했던 거 아니냐는 얘기다.

한은이 기준년 개편 발표 시점을 늦추면서 정부의 대응도 늦어졌다는 분석도 있다. 2014년의 경우 2010년 기준년 개편을 3월에 했지만 올해는 6월초에 했다. 즉 3월에 기준년 개편이 이뤄졌으면 5월 재정전략회의 자료에 반영했을테고 불필요한 논란도 없었을 것이라는 얘기다.

기재부 관계자는 "한은이 지난달 재정전략회의 시점까지도 기준년 개편 실무작업을 진행하고 있던 터라 구체적인 내용을 짐작하기도 어려웠다"면서 "기준년 개편에 따른 GDP 베이스업률이 1~5%도 아니고 6%가 넘는 만큼 예측 자체가 힘든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기재부 주요 결제라인이 예산라인으로 짜여진데 따른 부작용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경제정책국과 정책조정국, 경제구조개혁국, 장기전략국 등이 포진한 경제정책라인의 경우 이억원 경제정책국장을 제외하면 나머지 국장보직은 예산처 출신이다. 금융·거시경제를 총괄해야하는 경제정책라인이 약해지면서 기재부의 거시경제 대응 역량도 축소됐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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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동훈 기자

미래는 지금 우리가 무엇을 하는 가에 달려 있다. 머니투데이 정치부 더300에서 야당 반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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