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세법개정안]대기업 공익법인 포함 9200개, 수익용자산의 1%를 공익 목적에 의무지출해야

앞으로 삼성생명공익재단, 현대차정몽구재단 등 대기업이 소유하고 있는 공익재단은 부동산, 주식 등 수익용자산의 1%를 공익 목적 사업에 꼭 써야 한다. 대기업이 인재양성, 문화예술 지원 명목으로 '무늬만 공익재단'을 설립한 뒤 실제로는 지배력 확장 수단으로 악용하는 사례를 줄이기 위해서다.
기획재정부는 25일 세제발전심의위원회를 열고 '공익법인 공익성 및 투명성 제고' 방안이 담긴 '2019 세법개정안'을 발표했다.
가장 큰 변화는 공익 목적에 의무적으로 지출해야 하는 공익법인 확대다. 현재 공익법인 의무지출 대상은 성실공익법인 110개 뿐이다. 상속·증여세법 상 공익법인은 재벌 계열사 지분을 5% 이상 보유할 수 없다. 하지만 성실공익법인은 최대 20%까지 지분을 보유할 수 있다.
성실공익법인은 지분율 보유 한도가 높은 만큼 의무지출을 적용받았다. 계열사 지분율이 5% 초과~10% 이하면 수익용 자산의 1%, 10% 초과~20% 이하면 3%를 공익 사업에 써야 한다.
2021년부턴 재벌 계열사 지분이 5%를 넘지 않는 일반공익법인도 수익용자산의 1%를 공익 목적으로 의무 지출해야 한다. 자산 5억원 이상 또는 수입액 3억원 이상인 일반공익법인 9200개가 새로 의무지출 대상에 포함된다. 대기업 소속 공익법인은 대부분 해당한다. 의무지출 조항 확대로 정부는 공익법인이 보유한 돈은 얼마나 설립 목적에 맞게 쓰고 있는지 견제·감시할 수 있게 됐다.
단 종교법인은 제외된다. 기재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수익용자산의 1% 미만을 공익 목적에 사용하는 일반공익법인은 350개다.
기재부 관계자는 "그 동안 대기업 계열사 주식을 보유한 공익재단이 공익사업에 돈을 투자하지 않고 지배권 확보 수단으로 이용된다는 지적이 많았다"며 "공익재단에 출연한 재산을 공익 목적에 적극 활용하도록 유도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의무공시 대상은 자산 5억원 이상 또는 수입액 3억원 이상 일반공익법인에서 모든 공익법인으로 늘어난다. 새로 의무공시 대상에 포함된 소규모 공익법인은 간편 양식을 활용하면 된다. 의무공시 내용은 재무상태표, 주식 출연·취득 내용, 주식출연자와 해당 주식 법인과의 관계 등이다.
영리법인에 대해 시행하고 있는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도도 공익법인에 도입된다. 자산규모 1000억원 이상 또는 재벌 소속 공익법인에 한해서다. 주기적 감사인 지정으로 공익법인은 6년간 감사인을 자유 선임한 후 3년간 국세청장으로부터 감사인을 지정받는다. 실제 시행은 2022년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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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기적 감사인 지정에 따른 감사수수료 상승으로 공익법인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 기재부는 감사수수료 증액한도 설정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2021년부터 국세청은 기부금 사용 내역을 부실하게 공시한 기부금단체에게 세부내역을 요구할 수 있다. '어금니 아빠' 사건처럼 깜깜이 기부금 사용을 방지하겠다는 목표다. 2017년 10월 어금니 아빠로 불리는 이영학 씨는 기부금 수령 즉시 타인 명의로 이체하는 수법을 써 기초생활수급자 자격을 유지했다. 이 씨는 고급 승용차를 구매하는 행위 등으로 공분을 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