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코로나가 바꾼 근무혁신 '코로나 뉴노멀'④
#. IT(정보기술) 대기업 직원 A씨는 최근 2주 동안 재택근무 중이다. 코로나19(COVID-19) 확산 우려 때문이다. 평소보다 여유롭게 아침 식사를 하고 A씨는 서재에 있는 컴퓨터를 켜고 업무를 시작한다. A씨는 "사람이 북적이는 지하철을 타고 출퇴근 하는 스트레스가 사라졌다"고 웃었다.
#. 중소 제조업체에 다니는 B씨. B씨는 출퇴근 길이면 어김없이 마스크를 쓴다. 혹시나 모르는 코로나19 감염 걱정에서다. 그 역시 재택근무를 하고 싶지만 소규모 인력이 일하는 회사 사정상 한 사람만 빠져도 업무 공백이 크다. 게다가 재택근무를 위한 시스템도 갖추기 어렵다. B씨는 "불안감이 있지만 대기업 직원들처럼 재택근무를 할 여유가 없다"고 털어놨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기업들이 기존 공간을 벗어나 다양한 일하는 방식의 실험을 하고 있다. 재택근무, 시차출근제, 선택근로제 등 유연한 근무체계를 진행하고 있는 것. ‘사회적 거리 두기(social distance)’를 실천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조치이기도 하다.

이같이 코로나19로 인한 근무형태 혁신 과정에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양극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중소기업은 재택근무 실시에 소극적이다. 구인구직 매칭플랫폼 사람인이 이달 초 기업 1089개사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40.5%가 이미 재택근무를 하고 있거나 실시할 계획으로 집계됐다. 기업 유형별로 살펴보면 대기업은 60.9%에 달했고, 중견기업도 절반이 넘는 50.9%였다. 재택근무 시스템 구축 등이 어려운 중소기업은 36.8%였다.
업종별로는 금융·보험이 73.3%로 가장 많았다. 이어 정보통신·IT(58.8%), 석유·화학(55.6%), 전기·전자(50.0%) 순이었다. 반면 업종 특성상 현장 근무가 많아 현실적으로 재택근무가 어려운 기계·철강(14.3%), 건설(20.8%), 제조(29.7%) 등은 상대적으로 낮은 비율을 기록했다.

비정규직 상황도 비슷하다. 재택근무는 먼 이야기다. 서울 구로구 콜센터 집단감염 사례처럼 금융회사 등으로부터 도급받은 하청 콜센터의 근무환경은 열악하다.
코로나19에도 마스크를 착용할 수 없는 환경에 노출돼 있는 콜센터 노동자들은 전염병에 대비해 재택근무 등 매뉴얼도 없다. 붐비는 사무실에서 근무하면서 바이러스에 감염될까 걱정은 되지만 뾰족한 수가 없다. 일종의 '위험의 외주화'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서비스연맹은 "전염성이 높은 질병을 예방하려면 재택근무 시스템을 구축하는 준비가 필요하다"며 "하지만 원청에서 받는 도급 단가에서 인건비를 따먹는 구조인 콜센터가 이런 준비를 할 리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