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최근 3년 연속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A등급'을 받고 성과급 잔치를 벌인 사실이 알려지면서 정부가 당장 올해부터 공공기관에 적용하는 평가기준을 고치는 방안은 검토한다. 투기의혹 등 도덕적 물의를 일으킨 기관이 경영평가에서 상위등급을 받는 일을 막기 위해 윤리경영 비중을 대폭 높이는 안이 유력하다.
19일 관련 부처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말 공공기관에 통지한 올해 공공기관 경영편람 수정 작업을 검토 중이다. 매년 말 공공기관에 배포하는 경영편람은 이듬해 경영에 참고하도록 공공기관 별 경영평가 기준을 담고 있다. 올해가 시작된 지 벌써 3개월 가까이 지났지만 내년까지 기다리지 않고 새로운 평가기준을 올해(2021년도)부터 소급해 적용하겠다는 뜻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직원 비위행위 시 종합평가에 더 악영향을 주도록 지난해 말 각 기관에 배포한 공공기관 경영편람을 수정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며 "윤리경영 점수를 확대하는 방향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공공기관 경영평가 기준은 100점 만점으로 공공기관 특성에 따라 계량지표·비계량지표 등 세부사항이 다르다. 그러나 공통항목에 속하는 윤리경영지표는 3점으로 대부분 동일하다. 이번 수정 작업을 통해 LH 뿐 아니라 공기업·준정부기관·강소형 준정부기관 131곳 등 전체 공공기관 경영평가 대상들에 대한 윤리경영 배점이 상향 조정될 것이 유력시된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1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LH 사태를 계기로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일으키면 경영평가상 더 큰 불이익이 가도록 제도 개선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일부 직원의 땅투기 의혹으로 파문을 일으킨 LH는 2017~2019년 3년 연속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A등급을 받았다. 이를 통해 지난해에만 임직원 평균 992만원의 성과급을 받았다. LH는 임직원 채용비리가 불거진 이후인 2019년도 경영평가에서도 A등급을 받아 공공기관 경영평가가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현재 기재부는 지난해(2020년도) 공공기관 경영평가를 진행 중이다. 기재부는 올해 6월20일까지 경영평가를 한 뒤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열어 지난해 경영실적에 대한 종합등급을 매긴다. 등급에 따라 임직원들에게 성과급을 지급하는 구조다.
현 시점에서 이미 끝난 2020년도에 대한 경영평가 기준을 바꾸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게 기재부의 입장이다. 대신 투기 사실이 확인되는 대로 LH의 윤리경영에 대해 0점 등 최하 점수를 주는 방안이 유력하다. 임직원 비위와 직접 연결되는 윤리경영 외에 기관장 리더십 등 다른 평가항목에서 추가 감점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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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부 관계자는 "종합등급을 매길 때 0.1~0.2점 차이로 등급이 갈리는 경우도 많다"며 "이미 지난 시점의 경영평가 기준을 고칠 순 없지만 평가과정에서 투기 의혹이 충분히 반영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