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세까지 확 깎아도 못 막네"...10년래 최대로 뛴 소비자물가

"유류세까지 확 깎아도 못 막네"...10년래 최대로 뛴 소비자물가

세종=김훈남 기자
2021.12.02 10:45

[MT리포트] 오미크론發 'S(스태그플레이션)의 공포'④

 지난달 30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가 장을 보고 있다. /사진=뉴스1
지난달 30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가 장을 보고 있다. /사진=뉴스1

유류세 인하를 포함한 정부의 물가대책 '약발'이 시원찮다. 정부는 올해 하반기 국제유가가 급등하자 유류세 20%를 한시 인하하고, 겨울 김장철 수요에 대비해 정부 비축분을 시중에 푸는 등 물가안정을 위한 총력 대응에 나섰다. 그러나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4% 가까이 급등하며 약 10년만에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물가안정'이란 정부의 공언이 자치 '허언'이 될지 우려된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3.7% 상승했다. 10월 소비자물가가 3.2% 상승한 데 이어 2개월 연속 3%대 상승이자 9년11개월만에 최대폭이다.

앞서 정부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80달러선을 넘어서고 원자재발(發) 인플레이션(지속적 물가상승)이 현실화되자 물가 대응 총력전에 돌입했다. 대표적으로 지난달 휘발유와 경유 등 기름값에 부과되는 유류세를 내년 4월까지 20% 인하하고 난방용 수요를 고려해 LNG(액화천연가스) 수입 할당관세를 0%로 인하했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유행으로 30구들이 한판당 9000원대를 오가는 달걀값에 대해선 올해 여름 이후 비상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수입란 2억개 추가도입과 산란계 재입식 등 단기 대책을 시행하는 한편 다음달 중 정부 주도 달걀공판장 운영으로 유통구조 개선 작업도 벌였다.

겨울철 수요가 증가하는 김장 채소에 대해서도 정부 비출분을 시장에 공급하고 농축수산물 할인쿠폰 등으로 소비자 부담을 덜기로 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17일 직접 물가현장을 찾아 "배추 세 통에 만원이 채 안되는 정도면 김장하시는 덴 크게 부담이 되지 않겠다"며 물가 대책에 만족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물가 민생 현장점검에 나선 홍남기 부총리(왼쪽 두번째)가 지난달 17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하나로마트양재점에서 정연태 농협유통 대표(왼쪽), 장철훈 농협경제지주 농업경제 대표(왼쪽 세 번째) 등과 함께 배추 등 채소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스1
물가 민생 현장점검에 나선 홍남기 부총리(왼쪽 두번째)가 지난달 17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하나로마트양재점에서 정연태 농협유통 대표(왼쪽), 장철훈 농협경제지주 농업경제 대표(왼쪽 세 번째) 등과 함께 배추 등 채소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스1

그러나 이날 발표된 11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10월보다 오히려 더 높았다. 10월의 경우 작년 10월 전국민 통신비 지급으로 인한 기저효과가 있었던 반면 지난달 물가 상승은 기름값과 농축산물 가격이 주도했다.

전체 물가 지수 뿐만 아니라 생활물가지수와 신선식품 지수가 각각 1년 전 대비 5.2%, 6.3% 상승했다. 부문별로도 △농축수산물 7.6% △공업제품 5.5% △전기·수도·가스 1.1% △서비스 2.2% 등 일제히 물가가 올랐다.

정부가 지난달 12일 3년만에 전격 단행한 유류세 20% 인하 역시 11월 소비자물가 상승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통상 일선 주유소의 재고소진에는 2주 가량이 걸린다. 11월12월부터 유류세 인하가 시행됐지만 인하 효과가 반영된 건 대개 11월말부터다. 정부는 유류세 인하조치가 11월 물가에 반영될 수 있도록 전체 주유소의 20%에 달하는 정유사 직영주유소와 알뜰주유소에 인하분 즉시반영을 요청했다. 유류세 인하폭 역시 직전 사례인 2018년보다 5%포인트(p) 올린 20%로 정했다.

하지만 11월 휘발유와 경유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각각 33.4%, 39.7% 급등하며 유류세 인하효과가 사실상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차량용 LPG(액화프로판가스) 역시 1년 전 대비 38.1% 올라 교통비 부담이 가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장바구니 물가를 봐도 정부가 김장철 물가 대응에 집중한 파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32.7% 하락했지만, 오이와 상추 등 나머치 채소 가격이 각각 99%, 72% 오르면서 물가를 끌어올렸다. 가격 안정화 추세로 접어든 달걀 가격 역시 전년 동월대비로는 32.7% 높은 수준인데다 돼지고기와 국산쇠고기, 수입쇠고기 등 육류 가격도 일제히 상승세를 유지 중이다.

홍남기 부총리는 이날 오전 '제49차 비상경제중앙대책본부 회의'를 열고 "경제중앙대대책본부 정례안건을 통한 물가동향 주기적 장관 점검체제와 분야별 물가부처 책임제 도입, 지방자치단체 물가상황실 가동 등 내년 상반기까지 물가 대응역량을 총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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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남 기자

안녕하세요. 정치부 김훈남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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