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이 식품 수입 안 됩니다"...사람 대신 AI가 결정한다

[단독]"이 식품 수입 안 됩니다"...사람 대신 AI가 결정한다

세종=오세중 기자
2022.03.28 06:10
이강섭 법제처장./사진=뉴스1
이강섭 법제처장./사진=뉴스1

해외에서 어떤 식품을 수입해도 되는지를 사람 대신 AI(인공지능)가 직접 판단하고 신속하게 통관 처리토록 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이 방안이 실현되면 디지털기술을 활용해 행정 처분을 완전 자동화하는 첫번째 사례가 된다. 법제처 등이 준비해온 '디지털 행정혁신'의 일환으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핵심 공약인 '디지털 플랫폼 정부'와도 비슷한 맥락이다.

22일 법제처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 같은 내용의 '수입식품안전관리 특별법'(이하 수입식품법) 개정안을 마련해 오는 7월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지난해 제정된 행정기본법 제20조에 따르면 행정청은 법률로 정하는 바에 따라 AI 기술 등 디지털기술을 활용해 완전히 자동화된 시스템으로 행정 처분을 할 수 있게 돼 있다. 그러나 아직 이 규정을 적용할 수 있는 관련 법률이 마련되지 않아 실제로는 실행된 사례가 없다.

만약 수입식품법이 개정돼 식약처가 디지털기술을 활용해 식품 수입신고 검사 업무를 자동으로 처리한다면 이 제도가 적용되는 첫번째 사례가 된다. 앞으로는 교통법규 위반에 대한 과태료 부과 또는 자동차등록 결정 등의 분야에서도 AI 자동행정이 도입될 수 있을 전망이다.

수입신고 검사절차./자료=식약처, 법제처 제공
수입신고 검사절차./자료=식약처, 법제처 제공

식품 수입신고 검사의 경우 지금은 검사원들이 직접 신고 서류를 하나 하나 검토하고 있다. 대개 서류검토 1건당 최소 20~30분 이상이 필요한데, 검사원들의 순차적 업무처리로 인해 신고 수리까지는 이틀씩 소요되기 일쑤다.

그러다보니 신고인들은 신고가 처리되기 전까지 물건을 보세창고에 보관해야 하고, 그 기간 만큼의 물류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식품의 특성상 시간적 지연에 따른 변질 등 안전성에 대한 우려도 생길 수 있다.

문제는 최근 5년간 식품 수입신고 처리 건수가 연평균 4.9% 증가했고, 앞으로도 이 같은 증가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이다. 서류 검토 업무에서 병목현상이 발생해 신고자들의 대기시간이 더욱 길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디지털기술을 활용한 자동행정 제도가 도입되면 안전성에 문제가 없는 제품에 대해선 신속 통관체계가 운영돼 신고자들은 365일 24시간 즉각적으로 수입신고 절차를 마칠 수 있다. 이에 따라 통관 기간이 짧아지면 소비자들은 그만큼 더 신선한 수입 식품을 구매할 수 있다.

한편 법제처는 국민들이 일상적인 용어나 문장 등을 통해 법령정보를 쉽게 검색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AI 기반의 법령정보 검색시스템 구축도 추진 중이다. 또 법령정보 지식베이스 무료 개방을 통해 리걸테크(법+기술) 시장의 활성화에도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법제처 관계자는 "디지털 행정혁신의 일환으로 행정에 AI를 적용하는 법적근거를 마련한 것은 AI 도입에 대한 민주적 정당성 문제를 입법적으로 해결한 것"이라며 "제4차 산업혁명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행정의 디지털화를 촉진하고, 행정의 효율성과 국민의 편의를 높이기 위해 자동적 처분의 입법적 기준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법제처 전경./사진=머니투데이 DB
법제처 전경./사진=머니투데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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