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배당제도의 새로운 시작

[기고]배당제도의 새로운 시작

장경호 코스닥협회 회장
2023.02.13 05:30

기업이 이익의 일부를 현금 등으로 주주에게 나눠 주는 일을 '배당'이라고 한다. 연말이 다가오면 언론사에선 투자자들이 언제까지 주식을 사면 배당을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높인다. 이제 투자자들은 이러한 기대감을 눈꽃 피는 연말만이 아니라 벚꽃이 만개하는 봄까지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금융위원회는 최근 기존 배당절차에 더해 배당액을 먼저 확정하고 이후 기준일(배당받을 주주)을 확정하는 이른바 '선(先) 배당액 결정 후(後) 배당기준일(주주) 확정' 제도를 발표했다.

기존 국내 기업과 주주들은 매년 12월 31일 기준일(배당받을 주주)을 먼저 확정하고서 다음해 봄(3월) 주주총회를 개최해 배당금을 결정하는 방식에 익숙하다. 다만 이러한 배당절차가 미국, 프랑스 등 글로벌 자본시장의 기준과 일치하지 않아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발생시키는 요인으로 오랫동안 지목됐지만 쉽게 손대지 못하고 있었다. 정부는 문제 개선의 일환으로 관습적으로 이뤄지던 배당절차를 개선했다. 기업은 배당금을 먼저 결정해 알리고 투자자는 배당금액을 보고 투자여부를 결정할 수 있게 된다. 이제 우리도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채비를 갖췄다. 제도가 시장에 빠르게 정착해 국내 시장도 해외 시장처럼 배당투자가 활성화되길 바라는 주주들의 기대감도 느껴진다.

물론 이번 배당절차의 개선이 상장기업으로 하여금 배당을 포함한 주주환원을 늘리도록 강제하는 제도가 아니다. 다만 주주들은 정보 불확실성을 해소해 투자할 수 있다 보니 개선된 배당절차로 배당을 진행하는 기업에 대한 투자를 늘릴 확률이 높다. 이러한 제도가 더 빠르게 정착될 수 있도록 배당을 적극적으로 실행하거나 꾸준히 배당을 지급하는 기업들에 대한 세금혜택 등의 유인책이 필요하다. 또 현재 논의되고 있는 분기배당제도에 대한 자본시장법 개정이 조속히 이뤄진다면 기업과 투자자의 혼란은 줄이고 제도가 연착륙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배당제도 활성화는 투자자 관심 증대, 시장 유동성 확대, 경제성장으로 이어지는 자본시장의 선순환 구조를 일으킬 수 있는 중요한 한걸음이 될 수 있다. 이런 중대한 순간에 투자자-기업-금융당국이 삼위일체로 한 몸처럼 움직여 자본시장의 요구에 대응해야 한다. 코스닥협회도 코스닥 상장기업들이 새로운 배당제도를 도입해 운영하는데 차질이 없도록 신속하게 표준정관 개정과 안내자료를 준비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앞으로도 시장에 필요한 제도정착을 위해 소매를 걷고 협력할 것이다.

일을 풀어 나갈 수 있는 단서를 찾았을 때'실마리를 찾다'라는 표현을 쓴다. 우리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문제를 풀기 위해서 배당제도 개선이라는 실마리를 찾아 순서대로 풀어나가는 과정에 놓였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엉킨 실타래를 풀고 자본시장의 선순환 구조를 이룩해 비상하는 한국 자본시장과 코스닥시장의 미래를 기대해 본다.

장경호 코스닥협회 회장
장경호 코스닥협회 회장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관련 기사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