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식 "노란봉투법, 법치주의와 충돌...파업만능주의 키울 것"

이정식 "노란봉투법, 법치주의와 충돌...파업만능주의 키울 것"

정진우 기자
2023.02.16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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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16일 오전 서울 세종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진행된 관훈토론회에 참석해 노동개혁 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 정진우 기자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16일 오전 서울 세종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진행된 관훈토론회에 참석해 노동개혁 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 정진우 기자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16일 이른바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 조정법)과 관련해 "법치주의와 충돌되는 입법이고 무엇보다 '파업 만능주의'로 인해 사회적 갈등만 커질 것"이라며 "향후 입법과정에서 보다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할 것이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 세종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초청 관훈토론회'에 나와 "어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의결된 노조법 2?3조 등에 관한 개정안은 '약자보호를 위한 상생의 대안'이 될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국회 환노위 법안소위는 전날 회의를 열고 노조법 2·3조 개정안을 처리했다. 총 8명으로 구성된 소위의 과반을 점한 민주당(4명)과 정의당(1명)이 의결을 주도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모두 반대표를 던졌다. 이날 통과된 노조법 2·3조 개정안엔 △사용자의 범위 확대 △손해배상 범위 구체화 △쟁의행위 범위 확대 △신원보증제도 폐지 등 4가지 내용이 수정 또는 신설됐다.

이중에서 가장 논란이 되는 건 노조의 파업으로 인해 입은 손해를 기업이 배상 청구했을 때 손해배상 청구범위를 제한하는 내용이다. 구체적으로 사측이 주장하는 손해에 있어서 귀책사유와 기여도를 구체화해 노조의 연대책임이 되거나 과한 배상금이 부담되는 것을 막고 개인 별로 손해를 끼친 정도를 구체적으로 입증하는 방식이다. 이는 기업의 과도한 손배 청구로 노동3권이 제한되는 것을 방지하자는 취지다.

이 장관은 "우리 노동시장의 의식과 관행, 제도는 여전히 시대에 뒤처진 후진적 모습에 머물러 있고 그 피해는 노동시장의 약자에게 집중될 것"이라며 "노동개혁은 미래를 위해 국민을 위해 해야만한다. 상생과 연대가 핵심이다"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또 "노동개혁은 노사법치가 핵심이다"며 "법 경시 풍조와 온정주의 등 물리력과 실력 행사에 의존하는 관행이 잔존해서는 아무리 제도가 바뀌어도 달라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포괄임금 등 공짜노동과 짬짬이 회계, 채용강요, 채용비리 등의 일자리 새치기와 노조 가입·탈퇴 방해와 같은 불합리한 담합 등 불법·부당은 노사를 불문하고 반드시 근절해 산업현장에 법 준수 분위기를 확고히 정착시키겠다"고 했다.

이 장관은 이밖에 "지난해 11월 수립한 '중대재해감축 로드맵'을 확실히 정착시켜 노사간 참여와 협력을 통해 재해를 줄이고 상반기 중에 실효성 있는 중대법 대안도 마련하겠다"며 "이중구조 문제를 두어서는 청년의 희망이 없고 경제·사회의 경쟁력도 지속가능하지 않다. 조선업상생협의체 등 다양한 정책 조합 등으로 약자가 피해보지 않는 실천적 정책수단을 총동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청년 일자리기회 박탈, 고령자 계속고용 저해 등 문제점을 노정하는 과도한 연공성 임금체계를 직무?성과 중심으로 개편되도록 지원하겠다"며 "상생임금위원회에서 빠른 시일 내에 해법을 제시하고 고령자 계속 고용을 위한 사회적 논의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장관은 끝으로 "근로기준법?노조법은 70년전의 획일적?경직적인 '공장법 체계'와 36년전 '1987년 노동체제'를 벗어나야 한다. 일하는 방식과 수요가 복잡다양해지는 점을 고려해 선택지는 넓히되 두텁게 보호하고 최저기준 및 노사대등성 원칙을 저해하지 않아야한다"며 "현실과 괴리되고 모호한 법 규정은 편법을 낳고 사법리스크를 초래해 노사갈등과 경영 불확실성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제도의 경직성을 유지한 채 주52시간제가 빠르게 도입됨에 따라 현장에선 공짜노동과 같은 편법과 부작용이 만연해 실근로시간 감축이라는 본연의 취지가 몰각되고 있다"며 "건강권을 보장하면서 자율적 합의와 당사자 동의에 기초해 필요할 때 일하고 쉬고 싶을 때 쉴 수 있도록 근로시간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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