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美반도체법 보조금 환수 '유예 요청' 대신 '개별 협약 지원'

[단독]"美반도체법 보조금 환수 '유예 요청' 대신 '개별 협약 지원'

세종=조규희 기자
2023.03.02 15:36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있는 대만 반도체 제조회사 TSMC 공장 건설 현장을 방문해 둘러보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미국의 미래에 지금보다 더 낙관적인 적이 없다. 우리는 더 나은 미국을 만들고 있다"라고 말했다. 사진=피닉스=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있는 대만 반도체 제조회사 TSMC 공장 건설 현장을 방문해 둘러보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미국의 미래에 지금보다 더 낙관적인 적이 없다. 우리는 더 나은 미국을 만들고 있다"라고 말했다. 사진=피닉스=AP/뉴시스

우리 기업이 미국 정부로부터 반도체 생산 관련 보조금을 받으면 중국에 투자할 수 없다는 반도체지원법 가드레일(안전장치) 조항에 대해 정부가 '유예 요청'을 하지 않는 대신 미국 정부와 우리 기업의 개별 협약을 지원하는 데 주력할 방침인 것으로 확인됐다.

반도체 지원법에 유예 조치 조항이 없는데다 반도체지원법이 정부 대 정부의 협상이 아닌 미국 정부와 기업의 개별 협약으로 조율되는 만큼 우리 기업이 유리한 조건에서 미 정부와 협상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의미다.

2일 외교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이달 중으로 발표될 반도체지원법 가드레일 조항과 관련 한국 기업에 대한 유예를 요청하지 않았다.

정부 관계자는 "아직 가드레일 조항이 구체적으로 마련돼 우리 기업이 적용받는 상태가 아니고 사전에 이를 방지하기 위한 유예 요청은 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특정 반도체 영역이나 수치를 구체적으로 명시해 가드레일 조항에서 제외해달라고 요청하진 않은 것으로 안다"며 "법이 발효된 데다 법에 유예 관련 조항이 없는 것도 고려했다"고 밝혔다.

미 정부는 반도체지원법(CHIPS and Science Act)을 지난해 8월 발효한 이후 지난달 28일 1차 후속 조치로 반도체 제조시설에 대한 재정인센티브 세부 지원계획을 발표했다.

우리 기업이 우려하는 것은 보조금 지급 조건이다. 반도체지원법에는 '보조금을 받을 경우 향후 10년간 중국에서 반도체 생산 능력을 확대하지 않아야 한다'는 가드레일 조항이 담겨 있다. 이미 중국에 반도체 생산시설을 두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기업에게 매우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세부 사항은 이달 안에 마련될 예정이다.

정부 관계자는 "지난해 1년 간 반도체 장비 수출통제 유예를 받은 사안과 이번 가드레일 조항 유예는 다른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반도체 장비의 수출입 유예 조치는 우리 기업이 중국 사업장의 생산라인을 차질없이 운영하기 위해 취해진 조치라면 가드레일 조항은 보조금 반납, 환수 등의 제한 사항에 관련한 것으로 유예를 논의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미국 상무부는 D램은 18나노미터 이하, 낸드 플래시는 128단 이상, 로직칩은 14나노미터 이하 제조 장비를 중국 업체들에 팔려면 허가를 받도록 하는 수출 통제책을 발표한 바 있다. 다만 삼성과 SK하이닉스는 1년동안 장비 수입을 포괄적으로 허용하기로 했다.

현재 공개된 가드레일 조항에는 범용 반도체 등 기술이 보편화된 반도체 투자나 혹은 중국 내 내수시장을 위한 투자는 허용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미국이 마련하는 가드레일 조항에 아주 구체적이고 세밀한 내용들이 담길 것으로 보진 않는다"며 "우리 정부도 D램, 낸드플래시, 로직칩 등 첨단반도체가 분야별로 다르고 시장에서 수명 주기가 다른 측면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정도로 설득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지원법은 결국 미국 정부와 개별 기업의 협약으로 이뤄진다. 중국으로의 기술 유출, 미국의 세금으로 중국에 재투자하는 것 아니냐는 미국 정부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우리 기업의 협상력을 높여야 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다.

장영진 산업부 1차관은 지난달 27일 방미 일정 소화 후 기자들과 만나 "(미국 당국자들에게)메모리 반도체와 로직칩의 차이를 설명했다"며 "로직칩과 달리 우리 메모리 반도체는 그 자체로는 무기로 전용될 가능성이 거의 없는, 그래서 전략적 의미가 상당히 좀 적은 품목이다. 설사 중국에서 생산된다고 해도 로직칩하고는 차원이 다르다(는 점을 어필했다)"고 말했다.

장 차관은 "미국 세금으로 보조금을 받아 중국에 투자를 하게 도와주는 것이 아니고, 미국 보조금을 받아도 미국의 비용 상승분을 다 합하지 못하는게 현실"이라며 "오히려 중국에서 우리가 돈을 벌어 미국의 투자 재원을 마련한다는 측면을 이야기했다"고 덧붙였다.

정부 관계자는 "정부는 우리 기업 전반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포괄적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이며 개별 기업들은 기술 배합, 경영상의 문제로 바라보고 있어서 방향성은 같아도 세부 목표는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우리 기업 전반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포괄적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이며 개별 기업들은 기술 배합, 경영상의 문제로 바라보고 있어서 방향성은 같아도 세부 목표는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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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규희 기자

안녕하세요. 경제부 조규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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