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도 예산안]

# 결혼을 약속한 A씨와 B씨는 각각 연봉 5000만원이다. 두 사람은 주거 문제를 해결하기 전까진 최대한 결혼을 미루기로 했다. 지금 결혼을 하면 현재 7000만원인 디딤돌·버팀목 대출의 소득요건(합산소득 7000만원 이하)을 맞출 수 없어서다.
올해 이후 신생아를 낳은 가구는 출산 후 2년 동안 주택구입·전세자금 특례융자 소득 요건이 1억3000만원으로 완화된다. 최대 5억원까지 시중금리 대비 1~3%포인트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다. 현행 1년까지인 유급 육아휴직 기간은 최대 1년6개월까지 연장 가능해진다.
정부가 29일 발표한 '2024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내년 저출산 대책 예산으로 17조5900억원이 편성됐다. △출산가구 주거안정(8조9732억원) △일-육아병행(2조1534억원) △양육비 부담 경감(2조7083억원) △보육 인프라 확충(3조7284억원) △난임가구 출산지원(287억원) 등이다.
정부는 2006년부터 2021년까지 280조원의 재정을 쏟아 부었지만 우리나라는 세계 최하위의 초저출산(합계출산율 0.78명, 2022년 기준)을 기록하고 있다. 이를 두고는 결혼이 현 제도 아래에선 패널티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정부는 결혼·출산 문제의 해결방안을 '주거 안정'에서 찾았다. 신생아 출산가구에 대한 맞벌이 페널티를 없애는 대신 '신생아 3종 특례'를 제공해 출산 인센티브를 늘린다.
구체적으로 신생아 출산가구에 대해 디딤돌대출과 버팀목대출의 소득 요건을 연 7000만원에서 연 1억3000만원으로 2배 가까이 완화한다.
주택 구입 때 활용하는 디딤돌대출은 5억원까지, 전세자금 마련 때 이용하는 버팀목대출은 3억원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지만 소득요건이 합산 연 7000만원에 묶여 있어 결혼이 오히려 페널티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정부는 맞벌이로 소득이 높아도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2023년 이후 신생아 출산 시 그로부터 2년 간 소득요건을 부부합산 1억3000만원으로 완화한다.시중금리보다 1~3%포인트 낮은 금리로 돈을 빌릴 수 있어 연 1000만원 수준의 이자비용을 아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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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또 신생아 출산 가구에 대한 특별공급(분양)도 신설하고 공공임대도 우선 공급한다. 미혼 청년과 비출산 신혼부부가 경쟁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마찬가지로 2023년 1월1일 이후 신생아를 낳은 가구를 대상으로 출산일로부터 2년까지 혜택이 적용된다.

유급 육아휴직 지원기간도 1년에서 1년6개월로 연장한다. 다만 '독박육아' 부담 완화와 여성의 경력단절 예방 등을 정책 목표로 삼고 최소한의 맞돌봄 조건을 설정했다. 부모 모두 3개월 이상 육아휴직을 사용할 때만 휴직기간 연장을 허용키로 한 것이다.
육아휴직 기간 연장은 법 개정 사항으로 정부는 내년 입법을 추진해 내년 하반기부터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새로운 제도 시행 전 육아휴직에 들어간 사람들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소급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또 휴직 시 소득 감소로 남성의 돌봄 참여가 미흡하다는 지적에 따라 부모 맞돌봄시 급여를 상향 지원하는 '영아기 특례' 기간을 3개월에서 6개월로 확대한다. 급여 수준도 200만~300만원에서 200~450만원으로 늘린다.
아빠 돌봄 확대를 위해 중소기업 근로자의 배우자 출산휴가 급여기간도 5일에서 10일로 확대한다.
정부는 초기 양육부담 완화를 위해 0~1세 아동 양육가구에 대한 부모급여 지급액도 늘린다. 현재 월 70만원인 만 0세 아동의 경우 월 100만원으로, 현재 월 35만원인 만 1세 아동의 경우 월 50만원으로 각각 부모급여를 인상한다. 이에 따라 부모급여 예산은 올해 1조6215억원에서 내년 2조3279억원으로 늘어난다.
다자녀 가구 첫만남이용권 지원도 확대한다. 현재 신생아 출생시 각 200만원의 바우처가 지급되는데 내년부터는 첫째는 200만원, 둘째 이상부터는 300만원이 지원된다. 관련 예산으로 3803억원이 편성됐다.
아울러 보육 인프라도 확충한다. 안정적 보육서비스를 위해 정원미달 어린이집 영아반(0~2세)에 보육료를 추가(미달 1명당 62만9000원~23만2000원) 지원한다. 현원 50% 이상인 민간·가정 어린이집의 0~2세반 2만1000곳과 정원미달 2만6000곳이 대상이다.
또 보육 서비스 질 제고를 위해 보육료도 내년 물가상승률 전망의 2배 이상인 5% 인상한다.
다문화나 경제, 정서적 어려움을 가진 아동들을 돌보기 위해 아동 25인 이상이 이용하는 모든 지역아동센터에 각 1명씩 총 3000여명의 생활복지사를 추가 배치할 예정이다. 시간제 보육 제공기관도 1030개소에서 2315개소로 2배 이상 확대한다.
난임가구 출산지원을 위한 예산은 올해 100억원에서 내년 300억원으로 늘렸다. 5~10만원 수준인 남녀 필수 가임력 검진비를 신규 지원하고 냉동 난자를 활용한 보조생식술도 지원한다. 중소기업 근로자의 경우 2일의 난임치료휴가 급여도 지급한다.
아울러 정부는 반도체·이차전지·디스플레이 등 첨단인재 양성을 위한 특성화대학, 부트캠프, BK21 지원 대학을 확대한다. 대학원 조기 취업형 계약학과와 이차전지 특성화 대학도 신설한다.
이 밖에 인력난 해소를 위해 해외인력 유치 지원에도 예산을 투입한다. 숙련 외국인력 비자쿼터 확대(3만명)를 감안해 외국인등록증 발급을 62만2000명으로 확대한다. 또 외국인력의 조기정착을 위한 직무훈련 등도 지원한다. 아울러 1294억원을 투입해 개도국 인재의 학위과정을 확대(1300명)하고 한국교육원을 통한 유학생 유치도 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