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50억2000만원 vs 81억엔
지난해 첫 시행된 고향사랑기부제와 이보다 앞선 2008년 시작된 일본의 고향납세제도 시행 1년차 기부금액이다. 81억엔을 원화로 환산하면 약 726억원이다. 시행 1년차 성적표만 보면 일본 고향납세제도와 큰 차이가 없다. 특히 한국(2023년 기준 약 5200만명)과 일본(2008년 기준 약 1억2800만명)의 인구 차이를 고려하면 양호한 성적이다.
지난달 말 일본의 고향납세제도 운영 전반을 살피기 위해 일본 혼슈 군마현과 도쿄 스미다구 등을 방문하고 돌아온 오영훈 제주특별자치도지사는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일본도 고향납세제가 활성화하는 데까지 10년 가까운 시간이 걸렸다"며 "일본을 가서 보니 한국의 고향사랑기부제 출발 성과가 좋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제주는 지난해 첫 시행된 고향사랑기부제 기부건수 1위를 기록했다. 작년 한해 1만6610건(기부금액 약 18억2000만원)의 고향사랑기부가 제주에 이뤄졌다.
기부금액으로 따지면 제주를 제치고 전남 담양(약 22억4000만원)이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제주가 2위를 기록했고 △전남 고흥(약 12억2000만원) △전남 나주(약 10억6000만원) △경북 예천(약 9억7000만원) △전남 영광(약 9억3000만원) △전북 순창(약 8억8000만원) △전남 영암(약 8억5000만원) △전북 임실(약 6억9000만원) △전북 김제(약 6억8000만원) 등이 뒤를 이었다.
시행 1년차였던 터라 기부금액이 크지는 않지만 인구감소지역 지자체에 대한 기부가 상대적으로 많았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89개 인구감소지역 평균 기부모금액은 약 3억8000만원으로 인구감소지역이 아닌 지자체 평균 모금액(약 2억원)보다 많았다. 기부금액 상위 10곳 지자체를 놓고 보면 제주, 전남 나주, 경북 예천을 제외한 7곳이 인구감소지역에 해당했다.
반면 기부금액 하위권은 주로 대도시들의 몫이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행정안전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기부금액 하위 10곳 지자체는 △부산 중구(약 2459만원) △인천 동구(약 2538만원) △인천 중구(약 2671만원) △부산 수영구(약 2831만원) △경기 과천(약 3078만원) △부산 연제구(약 3193만원) △서울 강북구(약 3231만원) △부산 서구(약 3437만원) △경기 오산(약 3462만원) △서울 도봉구(약 3523만원) 등 순이었다.

고향사랑기부제 시행 첫 해 주요 특징을 살펴보면 기부의 대부분이 연말에 집중됐다는 점이다. 실제 월별 기부추이를 보면 지난해 1월 44억4000만원에 불과했던 기부금액은 꾸준히 증가해 12월 260억3000만원까지 증가했다. 지난해 전체 기부(650억2000만원)의 40%가 12월에 이뤄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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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정산 시즌을 앞둔 직장인들이 세액공제 혜택을 받기 위해 12월에 집중적으로 고향사랑기부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전체 기부건수의 83%인 44만여건의 기부가 전액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10만원 기부였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연령별로 보면 경제활동이 활발한 30~50대의 관심도가 높았다. 30대가 전체 기부자의 29.5%를 차지해 비중이 가장 높았다. 이어 △40대(26.97%) △50대(24.85%) △20대(8.07%) △60대(7.49%) △70대(2.17%) △80대 이상(0.83%) △19세 이하(0.12%) 등 순이었다.
신승근 한국공학대학교 교수는 "전국 지자체 대부분 목표액을 달성해 기대 이상의 성과를 이뤘다고 자평하고 있지만 시행 첫 해이다보니 상당수의 국민이 고향사랑기부제를 제대로 알지 못한 측면이 있고 고향사랑e음 사이트 접속에 어려움이 있어 기부를 포기한 사람들도 있어 아쉬운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지난해에 기부한 사람들은 올해 연말정산 또는 소득세 신고를 하면서 세액공제 등의 혜택을 받고 또한 답례품도 받으면서 점차 고향사랑기부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효능감을 제대로 느낄 수 있을 것"이라며 "그렇게되면 자연적으로 구전홍보가 될 것이기 때문에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 나은 실적을 올릴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