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사랑기부로 남방큰돌고래 살린 제주, 올해는 '제주 사투리' 지킨다

고향사랑기부로 남방큰돌고래 살린 제주, 올해는 '제주 사투리' 지킨다

제주=박광범 기자
2024.02.12 08:30

"혼저혼저 오라게! 무사 맨날 늦엄시니?"

("빨리빨리 와야지! 왜 맨날 늦니?")

2022년 방영된 tvN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의 배경은 외국도 아니고 배우들이 외국어를 사용하지도 않는다. 그런데 이 드라마에는 한글 자막이 나온다. 드라마 속 배경이 제주도로 배우들이 적지 않은 양의 대사를 제주어로 하다보니 시청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친절하게 한글 자막을 넣은 것이다.

지난달 종영한 JTBC 드라마 '웰컴투 삼달리'의 배경도 제주도다. 드라마 속 제주 방언에 많은 사람들이 재미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제주 방언 인기에 최근 '제주도 사투리 능력 고사' 웹사이트가 등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드라마 속 인기와 달리 현실 속 제주어는 유네스코가 2010년 '소멸 위기의 언어'로 지정할 정도로 사라질 위기에 처한 상황이다.

제주특별자치도가 올해 고향사랑기부제 기금사업으로 '제주어 보존 지원사업'을 추진하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제주도 관계자는 "최근 드라마에서 제주 사투리가 자막을 달고 나오는데 '재미있다' '매력있다'는 반응이 많다"며 "제주어는 중세 한글의 흔적이 다양하게 남아있어 언어학적으로도 가치가 높다"고 했다. 그러면서 "2022년 실시된 4차 제주어 발전 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설문조사에서 도민 94.3%, 전문가 98.2%가 다음 세대에 제주어를 전승하고 지켜가야 한다고 답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제주도는 올해 고향사랑기금 관리부서 사업적격성 검토와 고향사랑기금운용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제주어 보존 지원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계획대로 추진되면 고향사랑기부제로 모인 기부금을 제주어 기반 홍보 영상 제작과 기획상품 개발에 활용한다는 복안이다.

(서귀포=뉴스1) 이석형 기자 = 8일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연안에서 남방큰돌고래가 유영하고 있다.2019.4.8/뉴스1
(서귀포=뉴스1) 이석형 기자 = 8일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연안에서 남방큰돌고래가 유영하고 있다.2019.4.8/뉴스1

지난해 전국 최초로 고향사랑기부금으로 시행한 첫 기금사업인 '제주 남방큰돌고래 플로깅 사업'도 올해 재추진한다. 이 사업은 2023년 11월4일부터 12월3일까지 제주도내 일원에서 진행된 플로깅(조깅을 하면서 쓰레기를 줍는 활동), 플로빙(다이빙을 하며 해양쓰레기를 줍는 활동), 해양환경 토크콘서트 등 활동이다.

제주도에 따르면 플로깅 참여자 중 71%가 고향사랑기부금으로 이 사업이 추진된 것을 알고 있었다. 89%는 행사 내용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특히 참여자의 51%가 30대 미만 청년층으로 젊은세대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아울러 제주도는 올해부터 지정기부금 모금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지정기부금 모금사업은 자치단체가 '사업용도'와 '목표금액' 등을 미리 정하고 기부자가 기금사업을 선택해 기부할 수 있는 제도다.

이를 위해 제주도는 지정기부금 사업에 대한 의견 수렴을 진행했다. △관망시설을 갖춘 산불초소 조성 △붉은 오름 어린이 상상의숲 조성 △전국민 모다드렁 기부숲 등의 의견이 모였다. 관련 절차를 거쳐 지정기부금 모금사업을 선정할 예정이다.

제주도 관계자는 "기부자가 애정을 가진 지역에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기금사업을 선택하면서 기부 행위에 대한 효능감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기금사업의 진행과정과 결과를 지켜보면서 다음 기부로 이어지는 동기도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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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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