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행이 이번 탄핵 정국은 과거와 달리 통상환경 불확실, 글로벌 경쟁 심화로 인해 경제 여건이 녹록지 않다고 평가했다. 또 대통령 탄핵 가결 이후 정치적 갈등이 장기화할 경우 금융·외환시장 변동성·경제 심리 위축 등이 추가로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은은 15일 발표한 '비상계엄 사태 이후 금융‧경제 영향 평가'에서 "이번과 과거 모두 금융‧외환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경제 심리가 약화된 것은 공통적이지만 이번에는 과거와 달리 통상환경의 불확실성 증대·글로벌 경쟁 심화 등 대외여건의 어려움이 커진 상황"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어 "해외요인이 국내 요인과 중첩될 경우 그 영향이 증폭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여·야·정 합의를 통해 경제 상황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관건은 향후 정치 상황에서 갈등 기간이 과거보다 길어질지다. 이 경우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금융‧외환시장의 높은 변동성이 지속되거나 경제 심리 위축이 소비둔화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단 지적이다.
지난 3일 비상계엄 선포 직후 경제는 한차례 충격을 겪었다. 환율이 급등하고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비상계엄 조기 해제, 정부·한국은행의 시장 안정화 조치 등으로 점차 진정되는 모습을 보였지만 실물경제 측면에서도 경제 심리 위축 조짐이 나타나고 있어 대응 필요성이 커졌다.
한은은 "국회 탄핵안 가결(12월 14일) 이후 정치 프로세스와 관련한 예측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보다 완화될 것으로 기대되지만 향후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 탄핵 정국을 돌이켜 △2004년 3월 12일 탄핵 가결 이후 5월 14일 헌법재판소 기각(63일) △2016년 12월 9일 탄핵 가결 이후 2017년 3월 10일 헌재 인용(91일) 등 사례를 보면 정치적 불확실성이 3~6개월 정도 지속되더라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당시 주가는 투자심리 악화로 하락했다가 탄핵 가결 이후 단기간내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국고채금리(3년물)는 대체로 좁은 범위에서 등락했다. 환율은 변동성이 확대됐지만 전반적으로 글로벌 달러화 흐름 등 영향을 받으며 움직였다.
한은은 "이번 사태는 (과거와) 경기 여건에 다소 차이가 있지만 주요 금융·경제정책을 여·야·정 협의 아래 차질없이 진행하면 경제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한다는 신뢰를 줄 경우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금융·외환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지 않도록 정부와 함께 가용한 모든 수단을 활용,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