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서로 약한 부위에 돌팔매질… 11월 전 협상타결 여지 남겨

미중, 서로 약한 부위에 돌팔매질… 11월 전 협상타결 여지 남겨

베이징=안정준 특파원, 뉴욕=심재현 특파원
2025.10.13 04:10

희토류 통제 - 반도체·방위 등 美 핵심산업 정조준
관세+100% - 中 5%안팎 성장 사수 최악 시나리오
날선 공방전 - APEC 때 협상력 극대화 전략 가능성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이제 만날 이유가 없어 보인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관세전쟁을 원치 않지만 두렵지도 않으며 단호한 조치를 취하겠다."(중국 상무부)

해빙무드로 접어드는 듯하던 미중 관계가 한 달여 만에 급반전해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이달 말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예고했던 양국 정상회담을 앞두고 협상력을 넓히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도 있지만 양국간 무역합의가 그만큼 순탄치 않음을 드러낸다. 오는 11월1일 대중(對中) 관세가 100% 추가되기 전 갈등이 봉합되지 않는 한 누가 더 큰 경제적 고통을 감당할 수 있는지 경합해야 할 판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AFP=뉴스1 /사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AFP=뉴스1 /사진=

◇휴전 깨진 미중, 희토류 vs 관세+100%…힘의 대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9월19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전화통화 후 "APEC 정상회의에서 시 주석을 만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도 양국 정상이 솔직하고 깊이 있는 의견을 교환했다고 화답했다. 양국은 지난 5월부터 4차례 고위급 무역협상을 이어가며 관세를 각각 115%포인트 낮추기로 하고 '관세 휴전' 국면을 이어왔다. 하지만 정상간 만남을 3주가량 앞두고 휴전이 깨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내년 초 방중까지 가시권이던 관계가 급격히 얼어붙은 건 양국이 서로의 가장 약한 부분을 파고드는 조치를 장군 멍군식으로 내놨기 때문이다. 중국이 지난 9일 내놓은 각종 수출통제는 반도체와 AI(인공지능), 방위산업, 이차전지 등 사실상 미국의 핵심산업을 모두 겨냥한 조치다. 반도체와 방위산업에 두루 쓰이는 희토류 17종을 수출통제 대상에 포함해 방위산업을 정조준했다. 세계 희토류 생산량과 정제량을 각각 70, 90%를 장악한 중국이 수출을 닫으면 미국의 국가안보와 직결된 방위산업이 흔들릴 수 있다. 미국이 4차례 고위급 무역협상 과정에서 중국의 희토류 수출통제를 완화하는 데 주력한 이유다.

중국도 뼈아프긴 마찬가지다. 100% 추가 관세가 현실화하면 미국의 대중국 관세는 155%로 치솟는다. 단순히 비용을 늘리는 수준이 아니라 무역을 마비시키는 수준이다.

올해 5% 안팎의 경제성장에 총력을 기울이는 중국으로선 최악의 시나리오다. 올해 성장률 목표치를 사수하기 위해 부양책을 쏟아냈지만 지난달까지 받아든 경제지표는 신통치 못했다. 4분기 추가 부양책을 내놔도 미국의 추가 관세는 통제 밖이다. 내년부터 15차 5개년 계획을 여론의 전폭적 지지하에 추진하려면 14차 5개년 계획상 마지막 해인 올해 예고한 성장률을 달성해야 한다.

◇정상 만남 여지 남긴 트럼프, 11월 전 극적 협상 타결 가능성

서로의 목을 겨눈 조치는 각각 자국에도 부담이 된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중국산 상품 총수입액 중 36% 이상의 품목이 미국 수입시장 내 점유율 70%를 웃돈다. 100% 추가 관세를 부과하면 물가상승이 불가피하다. 중국 역시 지난 9일 내놓은 무더기 통제조치를 실제 가동할 경우 미국은 물론 주요국의 반발에 직면할 수 있다. 반도체와 AI, 전기차, 이차전지 등 글로벌 핵심산업에 연관된 품목이 모두 영향을 받게 되기 때문이다. 미국이 촉발한 글로벌 관세전쟁 국면에서 우방을 최대한 많이 만들어 세를 키우려는 중국 입장에선 해당 조치를 실제 적용하는 데 신중할 수밖에 없다.

일각에선 이번 대치가 APEC 정상회의에서 협상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양국의 전략일 수 있단 해석이 나온다. 중국 상무부가 날 선 입장을 내놓으면서도 "수출통제 조치 발표에 앞서 관련 국가에 이를 미리 통보했고 공급망에 미칠 영향은 매우 제한적"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인 게 이런 해석과 무관치 않다. 트럼프 대통령도 "시 주석을 만날 이유가 없어 보인다"면서도 "회담을 할 수도 있다"고 여운을 남겼다. APEC 정상회의가 이달 31일 열리고 미국의 추가 관세와 중국의 희토류 수출통제 적용시기가 다음달 1일부터라는 점에서 외교가에선 양국이 협상할 시간은 남아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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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준 특파원

안녕하세요. 국제부 안정준 특파원입니다.

심재현 특파원

머니투데이 뉴욕 특파원입니다. 뉴욕에서 찾은 권력과 사람의 이야기. 월가에서 워싱턴까지, 미국의 심장을 기록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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