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계기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관세협상이 마무리 수순을 밟고 있다.
자동차·자동차부품 관세 15% 적용을 비롯해 연간 200억달러 현금 투자 등 대미(對美) 투자 방식이 확정됐지만 불안감도 공존한다. 지난 7월 1차 협상 때처럼 양국이 구두로만 협의 결과를 언급해서다. 공식적으로 문서화된 합의 내용의 공개가 양국 관세협상의 '마침표'가 될 전망이다.
2일 관련 부처 상황을 종합해보면 우리 정부는 자동차 관세, 대미 투자 방식 등 양국의 관세 협상이 일단락됐다는 입장이다. 정부 관계자는 "사실상 주요 내용에 대해서는 합의가 이뤄졌다고 보면 되고 언제 관련 내용을 공개하고, 설명할지에 대해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 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시작된 관세협상은 지난 7월 1차 협상으로 일단락되는 것처럼 보였다. 당시 우리 정부는 △1500억달러 조선업 투자 △2000억달러 첨단산업 투자 등을 약속했고 미국은 △상호관세 15% 적용 △자동차관세 15% 적용을 내걸었다.
성공적으로 보였던 협상이지만 양국간 합의 문서 등이 발표되지 않았고 대미 투자 관련 현금 투자 비율, 보증·대출 방식 등을 두고 협상이 이어지며 교착 상태에 빠졌다. 미국이 약속했던 자동차 관세 15% 적용도 유예됐다.
이번 정상회담 이후 진전된 협상 결과를 도출한 건 사실이다. 이견이 있었던 대미 투자의 연간 현금 투자, 수익 분배, 투자위원회 구성 등에서 구체적 내용이 공개됐다. 자동차 관세 15% 적용도 확인됐다. 의약품·목재품은 최혜국 대우를, 항공기 부품·제너릭 의약품·미국 내에서 생산되지 않는 천연자원 등에 대해선 무관세를 적용하기로 했다.
문제는 공개된 내용을 둘러싼 양국의 '말'이 다르다는 점이다. 지난 7월의 악몽이 재현될까 우려스러운 이유다. 반도체 관세와 농축수산물 시장 개방 여부가 대표적이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은 정상회담 이후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에 "한국은 자기 (농축수산물) 시장을 100% 완전 개방하는 데도 동의했다", "반도체 관세는 이번 합의의 일부가 아니다"라고 적었다.

결국 관세 협상의 종료는 공식화된 문건에 달려있는 셈이다. 양국은 크게 두개의 문서를 준비 중이다. 한미 관세 협상 전반을 다룰 조인트 팩트시트(fact sheet)와 대미 투자 방식을 정하는 전략적 투자에 대한 업무협약(MOU)이다.
정부 관계자는 "전략적 투자에 관한 MOU는 3500억달러 대미 투자와 관련해 자금 조달, 수익 배분, 관련 위원회 구성 등에 대한 구체적 내용을 포함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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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인트 팩트시트와 관련해선 "일종의 양국 공동선언문과 유사한 개념인데 정상회담 간 합의 사항, 장관급 협의를 거쳐 확정된 내용이 포함될 것"이라며 "자동차 관세 등을 포함해 품목 관세 등 관세 이하 모든 내용이 적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양국의 '말'이 다른 사안에 대해서도 공식화될 문건에 담겼고, 합의되지 않은 사항은 담기지 않을 만큼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정부 관계자는 "반도체 관세 관련해선 이미 조인트 팩트시트에 내용이 포함돼 있다"며 "다만 미측의 발언은 아직 미국과 대만간 반도체 관세 관련해 공개된 내용이 없기 때문에 그런 방식으로 이야기했을 것으로 이해한다"고 말했다.
농축수산물 시장 개방 관련해서도 "양국 합의 내용이라면 문서에 적겠지만 합의문에 담겨있지 않다"며 "아울러 우리 농축수산물 시장은 자유무역협정(FTA)과 세계무역기구(WTO) 회원국 효과로 이미 개방돼 있는데 그것을 염두에 둔 표현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정부는 양국간 합의 문서 공개 이후에도 추가 이행을 위한 후속 작업을 이어간단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