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건비만 연 30조↑"…정년 65세 요구, 임금·청년·현장은 빠졌다

"인건비만 연 30조↑"…정년 65세 요구, 임금·청년·현장은 빠졌다

세종=최민경 기자
2025.11.06 17:02
(서울=뉴스1) 유승관 기자 = 양경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법정 정년연장 연내 입법 촉구 양대노총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5.11.5/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유승관 기자 = 양경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법정 정년연장 연내 입법 촉구 양대노총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5.11.5/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유승관 기자

정년연장 논의가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국민연금 수급 개시 연령과의 간극을 메워야 한다는 명분에 사회적 공감대도 형성됐다. 그러나 노동계가 요구하는 '정년 65세' 법제화는 임금체계 개편과 청년고용 문제 등 현실을 외면한 '반쪽짜리 해법'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정년연장 방식은 △법정 정년을 65세로 높이는 '법정 상향' △정년은 유지하되 고용을 65세까지 보장하는 '계속고용의무제' △퇴직자를 선별 재고용하는 '재고용제'로 구분된다.

노동계는 이 가운데 '법정 상향'을 고수한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은 지난 5일 "정부와 여당에 정년연장 연내 입법화를 강력히 촉구한다"며 올해 정기국회에서 관련 법안을 통과시킬 것을 요구했다. 두 노총은 기업이 재고용 여부를 자율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이 아니라, 모든 노동자에게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법정 정년 상향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일괄적인 법정 상향은 현실과 괴리가 크다는 지적이 많다. 지난해 기준 국내 사업체 중 정년제를 도입한 곳은 21.8%에 불과하다. 특히 300인 미만 중소기업은 정년 규정 자체가 없거나 정년 이후 재고용에 의존한다. 이런 구조에서 법정 정년을 65세로 일괄 상향할 경우, 중소기업은 인건비·퇴직금 부담을 감당하기 어렵다.

'임금체계 개편'도 핵심 쟁점이다. 정년이 5년 늘면 기업 인건비가 연간 30조원 이상 증가할 수 있다는 추산이 나온다. 현행 연공급 중심의 임금구조를 유지한 채 정년만 연장하면 인건비 급증은 불가피하다. 청년층 신규 채용이 줄어 고용 세대 간 갈등이 심화될 가능성도 있다.

정부 역시 노동계의 입장을 그대로 수용하기보다 일본식 '계속고용제' 도입을 검토해왔다. 정년 이후에도 일정 기간 고용을 유지하되 임금과 직무를 조정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고용노동부가 시행 중인 '고령자 계속고용장려금'도 현실적 대안으로 평가된다. 정년을 연장하거나 정년퇴직자를 재고용하는 기업에 월 30만원씩 최대 36개월을 지원하는 제도다.

전문가들은 임금체계 개편과 청년고용 대책, 중소기업 지원이 결합된 '패키지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특히 2013년 60세 정년 의무화 당시처럼 임금체계 개편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혼란이 반복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당시 정년연장은 의무조항, 임금체계는 권고조항으로 협의됐다. 임금피크제가 도입됐지만 정년만 늘고 명예퇴직·권고사직 등으로 실제 퇴직연령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오계택 한국노동연구원 노사관계연구본부장은 "지금처럼 연공성이 남아 있는 임금 구조를 그대로 두고 정년만 5년 늘리면 기업의 부담이 폭증해 명예퇴직 등 부작용이 다시 나타날 수 있다"며 "세대에 따라 노동계 의견도 갈라지는 등 다층적이고 복합적인 이해관계가 얽혀있어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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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경 기자

안녕하세요. 경제부 최민경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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