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는 2035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2018년 대비 53∼61% 감축하는 것으로 확정하였다. 정부는 11월 11일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를 열어 이와 같은 내용을 확정하였다. 정부가 공청회에서 제시한 1안(50∼60% 감축) 및 2안(53∼60% 감축)에서 하한은 높은 값으로, 상한은 정부안보다 1%p 높은 IPCC 권고안으로 결정하였다. 그 동안 산업계가 주장한 48%보다는 높고, 시민사회계가 요구한 65%보다는 낮게 결정되었다. 철강, 반도체, 석유화학 등 에너지 다소비 산업이 주종인 우리나라의 경제 구조와 재생에너지가 10% 정도에 불과하고 전력망 관점에서 고립된 섬인 우리나라의 현실에서 볼 때 도전적인 과제임에 틀림없다.
'22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온실가스 배출량은 기준으로 산업 부문 36.5%, 전력 부문 35.2%로 둘을 합치면 70퍼센트를 넘는다. 두 부문의 탈탄소화에 우리나라 탄소중립이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편, 제조업은 우리 경제를 지탱하는 핵심 축으로서, 최근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서 경험한 바와 같이 제조업 경쟁력이 곧 국가 안보임을 알 수 있다. 전력산업은 AI, 반도체 등 혁신 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기간 산업이다. 미국과 중국, 두 절대 강국이 안정적, 경제적, 저탄소 전기에너지의 확보에 사력을 다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우리 역시 에너지 안보와 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해 전력산업의 구조 전환과 기술혁신에 속도를 내야 한다. '35년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는 AI 산업 육성과 재생에너지 확대를 통한 전력 부문의 저탄소화, 그리고 제조업의 저탄소화와 경쟁력 유지라는 무거운 숙제를 동시에 던지고 있다.
우리나라가 최빈국에서 50여년만에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이 된 것은 정부의 과감한 지원과 기업의 끝 없는 도전을 통한 기술개발 덕분이었다. 우리는 에너지 대부분을 수입하는 자원 빈국이지만, 정유, 원자력, 가스터빈, LNG 선박, 변압기, 전선 등 에너지 산업을 육성하여 자원 부족을 극복하였다. 이제는 태양광, 해상풍력, SMR, 수소터빈, ESS, CCUS 등과 같은 혁신적인 탄소중립기술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리잡고 있다. 정부와 기업은 모든 역량을 전력과 산업의 탈탄소 기술 개발에 쏟아 부어야 한다. 일본, 중국, EU, 미국 등 주요국들이 탈탄소 기술에 수 백조원에서 수 천조원에 달하는 천문학적 지원을 하는 이유는 자국의 경쟁력 유지는 물론이고, 미래 세계 시장의 패권을 쥐기 위함이다.
하지만 그린철강의 꿈, '수소환원제철'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대부분의 탈탄소 기술은 천문학적인 재원과 다양한 영역을 아우르는 융복합기술을 필요로 한다. 사실상 하나의 기업이 담당하기에는 재원, 기술, 시간 모두 부족하다. 이제 정부는 모든 역량을 기업의 탈탄소 기술개발에 지원하여야 한다. 기업은 혁신적인 탈탄소 기술 개발로 2035 NDC 달성과 새로운 50년 먹거리를 창출하여야 한다. 우리 세대에게도 다음 세대에게도 경제 성장과 환경, 어느 하나도 포기할 수 없는 귀중한 가치이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