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2030년까지 폐플라스틱 30% 감축을 목표로 '탈플라스틱 종합대책'을 내놨다. 하지만 기업과 소상공인 등 현장 반응은 회의적이다. 그동안 정부 정책이 시행과 유예, 철회를 반복하며 오락가락했기 때문이다.
실효성 없는 대책 양산이 기업·소상공인 피해를 키우고 소비자 불편만 가중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성과를 내려면 현실성 있고 일관된 대책이 필수다.
23일 정부에 따르면 환경부는 2018년 '제1차 자원순환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2027년까지 일회용컵과 플라스틱 빨대를 단계적으로 금지하는 방안이었다. 당시 중국이 환경 규제를 이유로 폐플라스틱 수입을 전면 금지하며 '플라스틱 대란'이 벌어진 탓이다.
이어 2020년에는 '전주기 탈플라스틱 대책'을 통해 일회용컵 보증금제를 신설했다. 2022년에는 매장 내 일회용 플라스틱 빨대와 종이컵 사용을 금지하기로 하고 연착륙을 위해 1년의 유예기간을 설정했다.
상황은 2023년 11월 뒤집혔다. 시행 시점이 되자 정부는 플라스틱 빨대 금지 계도기간을 무기한 연장했다. 종이컵 사용 금지는 철회했다. 과도한 규제에 따른 자영업자 고충과 종이빨대의 환경 부담 논란을 의식한 조치였다.
후폭풍은 거셌다. 정부 정책을 믿고 설비에 투자한 종이빨대 업체들은 날벼락을 맞았다. 수억원 어치 재고를 쌓아두고도 납품 길이 막혀 줄줄이 파산했다.
일회용컵 보증금제도 삐걱댔다. 정부는 세종과 제주를 일회용컵 보증금제도 선도지역으로 지정해 전국 확대를 꾀했다. 그러나 라벨 부착, 고객 응대 등 소상공인 부담이 컸다. 운영 비용 문제까지 겹치며 매장 참여율은 33%에 그쳤다.
정부는 이번 '탈플라스틱 종합대책'을 마련해 보다 실효성 있는 정책을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매장 내 빨대는 종이·플라스틱 등 모든 재질의 빨대를 금지하되 노약자 등 고객 요청시 제공 가능토록 유연성을 뒀다.
일회용컵 보증금제는 유지하되 '컵 따로 계산제'로 보완한다. 영수증에 컵 가격을 별도 표시하는 방식이다. 소비자에게 비용을 인식시켜 다회용기 사용을 유도하고, 컵 가격만큼 할인도 제공한다. 장례식장 컵·용기, 배달용기, 택배포장재 등도 감량과 다회용 전환을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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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제도의 실효성을 높인다는 계획이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회의적인 반응이다. 플라스틱 저감 효과는 의문이고 소상공인 부담만 가중될 수 있어서다.
인천의 한 카페 운영자는 이날 기후에너지환경부 대국민 토론회에서 쓴소리를 뱉었다. 그는 "우리 매장은 일회용컵을 제공해도 소비자에게 가격을 전가하지 않았다"며 "(컵 따로 계산제는) 현실성 없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영세 업장은 컵 비용만큼 할인을 제공하면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기후부의 정책이 오히려 퇴행한 것이란 지적도 이어졌다. 파주의 한 빨대 생산업체 대표는 "정부의 이번 대책은 생분해성 플라스틱 같이 기존 플라스틱 빨대를 대체할 수 있는 소재에 먼저 투자한 기업을 제도에서 밀어내고 다시 플라스틱을 허용하는 제도를 선택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