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비자들은 평균 5.5개의 구독서비스를 이용하며 소득 수준과 무관하게 이를 '필수재'로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월 소비액 150만원 이상 계층에서는 소득의 고저와 관계없이 구독료 지출에 큰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해지 버튼을 숨기거나 가격을 제대로 알리지 않는 '다크패턴(눈속임 상술)'은 여전해 새로운 규율 체계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정거래위원회와 한국소비자원은 "구독서비스에 대한 균형감 있는 새로운 규율 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이 담긴 정책보고서를 발간했다. 공정위는 제도 개선 등 구독서비스 시장에서의 소비자 보호를 위한 노력을 계속한다는 계획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소비자 문제를 경험한 이용자 417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소비자들은 평균 5.5개의 서비스를 이용했다. 이들은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멤버십, 음원 서비스 등의 순으로 많이 이용했다.
보고서는 시장의 4대 소비자 이슈로 △총액 표시 △정보 제공 △해지 절차 △규율 체계 등을 꼽았다.
우선 가격 표시 문제다. 기본요금 외 별도 구매 품목이 있거나 부가가치세를 제외한 금액만 노출해, 실제 결제 금액과 차이를 보이는 경우가 많았다.
계약 갱신 과정의 고지 미흡도 지적됐다. 계정 공유 대상을 동거 가족으로 제한하는 등 중요한 계약 내용이 바뀌는데도 소비자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는 식이다.
해지 절차에 대한 불만도 컸다. 해지 버튼을 숨기거나 PC버전에서만 해지가 가능하도록 제한했다. 해지 시 본인확인이나 설문조사 등 복잡한 단계를 거치게 해 포기를 유도하는 사례도 빈번했다.
이와 관련, 공정위는 지난 2월 전자상거래법 개정을 통해 표시요금과 실제 결제요금 간 차이, 복잡한 해지 절차 등에 대한 규율을 도입했다. 이번 소비자 실태조사가 개정 전자상거래법 시행이 얼마되지 않은 지난 4월 이뤄짐에 따라 소비자들이 규율 도입 효과를 체감하는데 한계가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보고서는 다크패턴(온라인 눈속임 상술)에 대한 시장감시 강화를 주문했다. 또 개정법의 시장 안착을 위해 가격 총액 표시와 간편 해지 절차에 대한 구체적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사업자 교육과 홍보를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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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중요 계약 내용 변경에 대한 절차도 강화해야 한다고 봤다. 내용 변경이 소비자에게 불리할 경우, 대금 인상이나 유상 전환 때처럼 소비자의 '사전 동의'를 의무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또 법령 정비의 필요성도 제기했다. 신유형 구독서비스는 방문판매법과 전자상거래법이 중복 적용될 소지가 있어 해지·정보제공 등에서 두 법의 관계를 명확히 재정립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비대면·무제한 이용이라는 서비스 특성을 반영하되, '체리피킹(혜택만 챙기는 행위)' 등 사업자의 우려까지 해소할 새로운 규율 체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앞으로 보고서를 바탕으로 제도개선이 필요한 사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후속 조치를 추진하는 등 구독서비스 시장에서 더욱 두텁게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