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생존의 연대]<1-②>

글로벌 패권 경쟁과 대외 불확실성 확대는 한국만의 고민이 아니었다. 한국과 일본 국민 모두 '대(對) 미국 협상 공동 대응'을 한일 경제협력의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세계 각국의 자원 무기화 흐름에 맞선 '공급망 협력'도 경제연대의 핵심 분야로 지목됐다.
분야별 협력을 강화해나가며 결국 AFTA(아세안 자유무역지대) 또는 NAFTA(북미자유무역협정)와 같은 '한일 경제공동체'를 형성해야 한다는데도 긍정적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1일 머니투데이가 한국의 엠브레인퍼블릭과 일본의 서베이리서치센터에 각각 의뢰해 실시한 한일 경제협력에 대한 대국민 인식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 응답자의 57.0%, 일본 응답자의 32.2%가 한일 경제협력이 필요한 핵심 분야(복수응답)로 '대미 협상 등 대외 협상 공동 대응'을 꼽았다.
양국 국민 모두 상호관세 등 통상 문제를 발등의 불로 인식하고 있다는 의미다. 한국과 일본은 미국으로부터 상호관세를 15%로 낮추며 각각 3500억달러, 5500억달러의 대미 투자를 약속한 상태다. 상호관세 등 보호무역 파고 속에서 구체적인 투자 이행 시기와 분야를 놓고 대미 협상력을 높여야 하는 상황이다.
우선순위엔 미세한 차이가 있었다. 한국 국민은 △저출산·고령화 등 사회문제 대응(39.6%) △에너지 협력(38.4%)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공급망 안정화(33.0%) △금융 및 스타트업 투자(22.6%) △신흥시장 공동 진출(16.4%) 순으로 경제협력이 필요한 분야를 꼽았다.
반면 일본 국민은 △소부장 공급망 안정화(30.2%) 분야를 중요하게 봤다. 이어 △에너지 협력(24.8%) △신흥시장 공동진출(17.2%) △사회문제 대응(15.9%) △금융 및 스타트업 투자(9.8%) 순이었다.
구체적으로 반도체, 에너지, 스타트업·벤처 투자 등이 양국 국민의 공통 관심사였다.
반도체 및 첨단산업 분야에서 '한국의 생산 능력과 일본의 '소부장 기술을 결합할 필요가 있느냐'는 질문에 한국 국민 66.5%가 긍정적으로 답변했다. 일본 국민의 긍정 응답은 30.7%였지만 부정 응답보다 4.9%포인트(p)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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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NG(액화천연가스) 등 공동구매 또는 수소, 원전 등 미래 에너지 기술을 양국이 공동 개발할 필요가 있느냐'는 질문에도 한국 60.6%, 일본 30.6%가 긍정적으로 봤다. 마찬가지로 부정 응답률(한국 30.2%, 일본 25.6%)을 웃돌았다.
다만 스타트업 및 벤처 투자 활성화를 위한 협력에는 두 나라 국민들의 의견이 엇갈렸다. 한국 국민 62.9%는 스타트업·벤처 투자 활성화를 위해 한일 정부가 공동펀드를 조성하고 양국간 자본 이동 장벽을 낮춰줄 필요가 있다고 응답했다. 반면 일본 국민의 긍정 응답은 23.5%에 그쳤다. 부정 응답(27.4%)에 못미치는 수준이다.

지향점은 경제연대와 협력을 넘은 경제공동체다.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대응책으로 한국과 일본이 경제 블록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이다. 한국 국민 55.8%는 EU(유럽연합) 수준보단 낮지만 AFTA, NAFTA 수준의 경제블록체 형성 필요성엔 공감했다. 부정 응답(11.0%)을 크게 웃돈다.
반면 일본은 신중했다. 과반인 50.6%가 '보통'이라고 답하며 유보적 입장을 보였다. 긍정(24.6%)과 부정(24.8%)이 팽팽하게 맞섰다.

경제공동체 형성에 필요한 선결 조치로는 양국 국민 모두 '공급망 위기 시 상호 지원 협정'(한국 26.2%, 일본 34.2%)을 최우선으로 꼽았다.
한국 국민들은 이어 △한일 FTA(24.7%) △양국 기업 간 M&A(인수합병) 및 투자 규제 대폭 완화(21.8%) △양국 통화스와프 상설호(14.2%) △전문 인력 상호 취업·이주 비자 제도 도입(13.1%) 등을 지목했다. 일본의 경우 '전문 인력 상호 취업 및 이주 비자 제도 도입'(21.4%)이라는 답변이 많았다. 한일 FTA(18.3%)가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