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과 이란 간 군사 충돌이 격화되면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했다. 원/달러 환율도 1500원을 위협하는 등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 고유가·고환율 속에서 시장 금리마저 급등하는 등 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이 지속되는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 현실화 우려도 확산한다.
9일 국제 원유시장에 따르면 서부텍사스산원유(WTI), 브렌트유, 두바이유 가격은 모두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했다. 특히 아시아 거래에서 국제유가는 브렌트유가 배럴당 116달러선을 넘어서고 WTI도 115달러 안팎까지 오르며 20% 이상 급등했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선 것은 2022년 7월 이후 처음이다. 미국과 이란 간 군사 충돌이 시작된 지난달 28일 이후 유가는 약 70% 급등했다.
외환시장도 크게 흔들린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19.1원 오른 1495.5원에 마감했다. 오전 장중 한때 1499원대까지 상승하며 1500원선을 위협하기도 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이후 약 1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채권시장 역시 불안한 움직임을 보였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날보다 25bp(1bp=0.01%포인트) 급등한 3.477%를 기록했고 10년물 금리도 3.769%로 15.3bp 상승했다.
이란 전문가회의가 사망한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의 차남 모즈타바 하메네이를 차기 최고지도자로 선출하면서 중동 리스크가 한층 고조됐고, 유가 급등과 함께 시장의 위험회피 심리도 확대됐다.
중동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올해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던 국내 경기 역시 큰 변동성에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과 산유국 감산 움직임이 겹치면 에너지 공급 차질 우려도 커진다.
국제유가 상승은 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민생경제에도 부담이 될 전망이다. 통상 유가 상승은 약 3개월 시차를 두고 교통비와 공공요금, 식품·공산품 가격 등에 영향을 준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생한 2022년에도 국제유가 급등 이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대까지 치솟은 바 있다. 시장에선 유가 상승이 장기화할 경우 수입물가 상승과 환율 상승이 겹치며 물가 상승 압력이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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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한국은행은 대응에 나섰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에 적극 대응할 것을 주문했으며 한은 역시 시장 안정화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