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 최고가격제 이번 주 시행…유류비 직접 지원도 '검토

석유 최고가격제 이번 주 시행…유류비 직접 지원도 '검토

정현수 기자, 김성은 기자, 김사무엘 기자, 김온유 기자
2026.03.09 17:50

추경 가능성에 대해선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상황"

(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9일 청와대에서 열린 중동상황 관련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2026.3.9/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9일 청와대에서 열린 중동상황 관련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2026.3.9/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국제유가가 100달러를 넘어서자 정부도 대응 수위를 높였다. 기름값의 상한선을 두는 최고가격 지정 카드는 도입 초읽기에 들어갔다. 정부는 유류세 인하 폭 확대뿐 아니라 유류 소비자에 대한 직접 지원 조치도 검토한다.

9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오전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중동 상황 관련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중동 사태에 대한 범정부 대응 방안을 보고했다. 이후 참석자들의 논의가 이어졌다.

당면 과제는 유가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직전 배럴당 60달러 수준이던 국제유가는 100달러를 훌쩍 넘겼다. 국제유가는 약 2주의 시차를 두고 국내 물가에 영향을 준다. 하지만 휘발유 가격 등은 수급 상황을 선반영하며 이미 급등했다. 전국 주유소 휘발유·경유 가격은 ℓ(리터)당 2000원을 목전에 둔 상황이다.

정부는 이번 주 내로 석유 최고가격제를 시행할 수 있도록 고시 제정에 나선다. 이재명 대통령이 이날 회의에서 최고가격제를 신속하게 추진하라고 지시한 데 따른 조치다.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에 따르면 산업통상부 장관은 석유 판매가격의 최고액이나 최저액을 지정 고시할 수 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이날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준비는 다 돼 있다"며 "늦지 않은 시간 내에 구체적인 내용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고가격제는 2주 주기로 설계한다. 어떤 방식으로든 시중 가격보단 낮아질 것이라는 게 정부 판단이다. 최고가격제 시행 이후 손실을 어떻게 보전할지도 검토가 이뤄졌다. 석유사업법은 최고액 지정으로 발생하는 손실을 정부 재정으로 지원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구체적인 보전 방식은 공개되지 않았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비상경제점검회의 브리핑에서 "정부는 정유사나 주유소가 가격을 올릴 때 빨리, 내릴 때 천천히 내리는 비대칭성에 특히 주목한다"며 석유 가격의 비정상적인 가격 결정 방식에 문제를 제기했다.

이 대통령은 석유 최고가격 외에 유류세 인하 폭 확대, 유류 소비자에 대한 직접 지원 조치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소상공인과 서민 등의 기름값 부담을 줄이기 위한 '유류세 한시적 인하 조치'는 2021년 11월 시행된 이후 20번째 일몰이 연장됐다. 다만 세입 부담 등으로 '환원'에 방점을 찍고 있었다. 인하 폭을 줄이고 있었단 의미다.

현재 인하율은 휘발유 7%, 경유·액화석유가스(LPG)부탄 10%다. 해당 인하율은 다음달 말까지 적용한다. 이후 일몰 연장 여부를 결정한다. 인하 전 탄력세율 대비 리터(ℓ)당 휘발유는 57원, 경유는 58원, LPG부탄은 20원의 가격 인하 효과가 4월 말까지 유지되는 것인데 상황에 따라 인하 폭을 확대할 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재경부는 상황을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최고가격제를 시행한다면 어느 정도 가격이 안정될 수 있단 기대감도 반영됐다. 재경부 관계자는 "최고가격제와 유류세 인하도 모두 가격을 떨어트리는 정책이라 일단 최고가격제 시행 경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유류세 인하보다 유류 소비자에 대한 직접 지원이 더 효과적이라는 생각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류세 인하 폭을 확대할 경우 세입이 줄고, 직접 지원에 나설 경우 세출이 늘어난다. 추가경정(추경) 예산 편성 논의가 뒤따를 수밖에 없다. 김 실장은 "추가 재원 필요시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기업들에 대한 지원도 추진한다. 김 장관은 "중동 수출 기업에 대해 긴급 수출바우처, 보증한도 확대, 수출채권 조기 현금화를 통해 현장의 애로를 최소화할 것"이라며 "국민 생활과 우리 산업이 흔들리지 않도록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유류 수급 문제는 비축유가 208일분 확보된 상황이지만, 중동 사태 장기화 등을 고려해 공급망 다변화를 추진한다. 주가와 환율 등 금융시장 안정 역시 정부가 우선적으로 대응하는 분야다. 정부는 100조원 이상의 시장안정 프로그램을 마련해뒀다.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는 이날 '중동상황 점검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 "현재 금리와 원화 환율이 중동 리스크 영향으로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과 괴리된 과도한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며 "필요시 적절한 시장 안정화 조치를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중동 사태에 대한 대응력을 높이기 위해 '중동 상황 관계기관 합동 대응반' 산하 3개반 반장을 기존 1급에서 차관급을 격상한다. 구 부총리 주재로 열리는 경제관계장관회의는 중동 상황 대응에 최우선을 둔 비상경제 관계장관회의로 전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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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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