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쇼크에 환율 1500원 마감…금융위기 후 처음, 당국 개입 '역부족'

유가 쇼크에 환율 1500원 마감…금융위기 후 처음, 당국 개입 '역부족'

최민경 기자
2026.03.19 16:54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전 거래일(1483.1원)보다 17.9원 오른 1501.0원에 주간 거래를 마감한 1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 환율 시세가 보이고 있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5925.03)보다 161.81포인트(2.73%) 하락한 5763.22에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1164.38)보다 20.90포인트(1.79%) 내린 1143.48에 마쳤다. /사진=뉴시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전 거래일(1483.1원)보다 17.9원 오른 1501.0원에 주간 거래를 마감한 1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 환율 시세가 보이고 있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5925.03)보다 161.81포인트(2.73%) 하락한 5763.22에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1164.38)보다 20.90포인트(1.79%) 내린 1143.48에 마쳤다. /사진=뉴시스.

이스라엘의 이란 가스전 공격과 이란의 카타르 가스전 보복 공격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에서 꺾이지 않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주간거래에서 1500원대에 마감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이후 처음이다. 외환당국의 구두 개입에도 불구하고 상승 흐름을 꺾기에는 역부족이었다.

1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1.9원 급등한 1505.0원에 출발한 뒤 상승폭을 일부 줄이며 1501.0원에 마감했다. 장중 고점은 1505.0원으로,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번 환율 급등은 중동 전쟁이 에너지 인프라 공격으로 확전된 데 따른 것이다. 이스라엘의 이란 가스전 공격 이후 이란이 주변국 에너지시설을 보복 타격하면서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급격히 확대됐다. 이에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107달러를 돌파하며 3년 8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유가 급등은 곧바로 금융시장 전반의 위험회피 심리를 자극했다.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다시 100선을 회복했고 뉴욕 증시는 급락했다. 달러 강세 속에서 원화를 포함한 아시아 통화는 일제히 약세 압력을 받았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도 달러 강세에 힘을 보탰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FOMC에서 기준금리를 3.50~3.75%로 동결하고 성장률·물가 전망을 상향했다. 금리 인하 지지 의견이 줄며 완화 기대는 약화됐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인플레이션 진전 없이는 금리 인하가 어렵다고 강조하며 중동 리스크와 유가 상승이 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고 경계했다.

이에 외환당국은 잇따라 구두 개입에 나섰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확대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최악의 상황까지 염두에 두고 시장 안정에 총력을 다하겠다"며 "환율이 펀더멘털과 과도하게 괴리될 경우 적기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 역시 '중동 상황 및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 점검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고 "대내외 리스크 전개 양상을 면밀히 점검하고 필요시 시장안정화 조치를 통해 적기에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시장에서는 당국 개입만으로는 상승 흐름을 되돌리기 어렵다는 인식이 우세하다. 중동 리스크와 유가 상승, 미 연준의 통화정책이 사실상 매파적으로 흐를 것이란 관측이 겹치면서 환율 상승 압력이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선 한국은행이 하반기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도 점친다. 5~12월물 브렌트유 선물 평균가는 배럴당 88.4달러로, 한국은행이 2월 경제전망에서 가정한 2026년 유가(64달러)를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환율이 1500원선을 중심으로 높은 변동성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중동 지역 긴장이 추가로 고조되고 유가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환율이 추가 상승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는 분석이다.

김유미 키움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유가가 90달러 근처에서 높게 유지되면 환율은 1400원 후반~1500원 초반에서 크게 흔들릴 수 있다"며 "반대로 유가가 80달러 아래로 떨어지면 환율은 1400원 초중반대로 안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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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경 기자

안녕하세요. 경제부 최민경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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