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괄임금이어도 일한 만큼 돈 줘야"…노동부, 원칙적 금지 시행

"포괄임금이어도 일한 만큼 돈 줘야"…노동부, 원칙적 금지 시행

세종=김사무엘 기자
2026.04.08 13:59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24일 오전 서울 중구 LW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실 노동시간 단축 로드맵 추진단’ 첫 회의에서 노사정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노사정이 참여하는 추진단은 OECD 평균 수준의 실노동시간 달성을 목표로 포괄임금 금지 및 연차휴가 활성화 등 법·제도 개선, 노동생산성 향상, 고용률 제고, 일 가정 양립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2025.9.24/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24일 오전 서울 중구 LW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실 노동시간 단축 로드맵 추진단’ 첫 회의에서 노사정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노사정이 참여하는 추진단은 OECD 평균 수준의 실노동시간 달성을 목표로 포괄임금 금지 및 연차휴가 활성화 등 법·제도 개선, 노동생산성 향상, 고용률 제고, 일 가정 양립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2025.9.24/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정부가 포괄임금의 원칙적 금지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내놨다. 각종 수당을 포괄해 지급하거나 기본급에 포함하는 것이 원칙적으로 금지되고 이를 위반할 경우 임금체불 등의 처벌을 받는다. 정액급제 등의 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도 약정을 초과한 근무에 대해서는 초과 수당을 지급해야 한다.

고용노동부는 이 같은 내용의 '공짜노동 근절을 위한포괄임금 오남용 방지 지도 지침'을 시행한다고 8일 밝혔다. 지침은 오는 9일부터 시행된다.

이번 지침은 지난해 말 '실노동시간 단축 로드맵 추진단'에서 노사정이 합의한 포괄임금 오남용 방지 원칙을 구제화한 것이다. 이재명정부는 국정과제로 포괄임금 원칙적 금지를 제시했으며 현재 국회에서 이를 위한 입법이 추진되고 있다.

포괄임금은 연장근로수당, 야근수당 등 각종 수당을 기본급에 포함해 일괄적으로 지급하는 방식이다. 법적 제도는 아니지만 연장근로가 잦거나 근무시간 산정이 어려운 사업장 등에서는 관행적으로 포괄임금을 적용해 왔다. 하지만 포괄임금이 노동자의 장시간 노동과 저임금을 고착화한다는 지적도 제기되면서 정부는 포괄임금의 오남용을 방지하기 위한 작업에 나섰다.

지침에서는 사용자가 현행 근로기준법에 따라 임금대장과 임금명세서에 기본급과 각종 수당을 구분해 기재해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근로자가 실제 근로한 시간에 상응하는 연장근로수당, 야간근로수당, 휴일근로수당을 지급해야 한다는 원칙도 제시했다.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법정근로시간은 1일 8시간이며 이를 초과하는 경우 통상임금의 50%를 가산한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 1일 8시간을 초과한 휴일근로는 통상임금의 2배를 줘야 한다.

기본급과 제 수당을 구분하지 않는 정액급제나 각종 수당을 구분하지 않고 포괄적으로 지급하는 정액수당제는 원칙적으로 금지한다. 예외적으로 정액급제나 정액수당제 계약을 체결했다 하더라도 약정한 수당이 실제 근로시간에 따른 수당에 미치지 못할 경우 그 차액분을 지급해야 한다.

일정 시간분의 연장근로수당을 미리 정액으로 지급하는 고정연장근로수당제(고정 OT)를 체결한 경우에도 사용자는 반드시 실제 근로한 시간과 비교해 약정한 금액이 실근로시간에 따른 법정수당보다 미달하면 차액을 지급해야 한다.

정액급제 형태의 약정은 당사자 의사를 확인해 소정근로시간을 특정하고 이에 따른 기본급을 산정해야 한다. 이를 기준으로 임금대장, 임금명세서에 따른 법정수당 등을 산정하도록 했다. 정부는 정확한 근로시간 기록‧관리가 중요하다는 점에서 사업주가 임금대장‧임금명세서를 제대로 작성했는지 확인할 예정이다.

차액 지급을 이행하지 않으면 이는 임금체불에 해당한다. 노동부 관계자는 "정액급제 계약을 체결했다는 것만으로 처벌하는 것은 아니지만 실노동시간만큼 임금이 지급되지 않았다면 임금체불로 처벌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근로시간 산정이 어려운 사유 등으로 포괄임금 약정을 활용해 온 사업장은 '사업장 밖 간주근로시간 제도·재량근로시간 제도' 등 특례 제도를 활용하도록 권고했다. 잦은 출장이나 외부 영업 등으로 근로시간 산정이 어려운 경우에 미리 정한 '간주 시간'을 근로시간으로 인정하는 제도다.

노동부는 제도개선 의지가 있는 사업장에 대해 포괄 임금 개선 컨설팅, 민간 HR 플랫폼 지원 등을 제공할 계획이다. 신원 노출을 우려하는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포괄임금·고정OT 오남용 익명신고센터'도 운영한다.

지난 2월부터 실시 중인 포괄임금 오남용 방지를 위한 현장 기획 감독도 지속할 예정이다. 지도지침의 현장 안착을 위해 기초노동질서 기획감독에도 착수한다.

정부의 지침 마련에도 그동안 관행적으로 포괄임금을 활용해 온 사업장에서는 혼란이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초과 수당 등을 산정하려면 정확한 근로시간 산정이 중요한데 업무 특성상 명확한 근로시간 상정이 어려운 경우에는 초과 수당 지급 기준도 모호해지기 때문이다.

디지털 전환에 따른 유연근무 흐름과도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노사 합의에 따라 일 10시간·주 4일 근무를 채택한 경우 총 근무시간은 변함 없지만 포괄임금 원칙적 금지를 적용하면 일 2시간에 해당하는 초과근무에 대한 수당을 지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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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무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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