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낮 시간 전기요금을 낮추고 밤 시간에 올리는 정부의 개편안으로 제조업 상당수는 전기요금 절감 혜택을 얻을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도입 예정인 지역별 요금제까지 시행될 경우 지방에 공장이 있는 제조업은 더 많은 요금 절감 효과를 볼 전망이다.
14일 기후에너지환경부에 따르면 오는 16일부터 계절·시간대별 전기요금 개편안이 시행된다. 계시별 요금제는 우선적으로 국가 전력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산업용(을)과 수요조정이 용이한 전기차 충전전력에 적용된다.
개편안의 핵심은 전기 발전량이 많은 낮 시간 요금을 낮추고 발전량이 적은 밤 시간 요금을 높여 사용자들의 부하이전(전기 사용시간대)을 유도하는 것이다. 1977년 계시별 요금제가 도입된 이후 49년만의 대대적인 개편이다.
계시별 요금제는 계절과 시간에 따라 전기요금을 달리 적용하는 것이다. 공장 가동률이 높은 낮 시간대 전기요금을 높이고 수요가 적은 밤 시간대 요금을 낮춰 수요를 분산하기 위해서였다. 주택용을 제외하고 산업용, 일반용, 교육용 등이 계시별 요금제의 적용을 받고 있다.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높아지면서 낮 시간에 사용되지 않고 버려지는 전기들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계통안정을 위한 전력 감발 빈도도 높아졌다. 이에 정부는 낮 시간 전기사용을 유도하고 재생에너지 전환을 촉진하기 위해 요금 개편에 나선 것이다.
개편안에 따라 낮 시간 요금은 킬로와트시(kWh) 당 평균 15.4원 낮아진다. 밤 시간에는 5.1원 인상한다. 출력제어가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봄(3~5월)·가을(9~10월) 주말 및 공휴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에는 요금을 50% 할인한다.
정부는 개편안 적용으로 산업용(을)을 적용받는 기업의 약 97%에 해당하는 3만8000여개사(사업장 기준)가 요금 인하 혜택을 볼 것으로 분석했다. 요금인하 폭은 kWh 당 평균 1.7원이다. 현재 산업용 전기요금 평균 단가(kWh당 180~185원) 대비 소폭 내린 수준이다.
계시별 요금제와 함께 올해 안에 지역별 요금제도 도입한다. 송·배전 비용을 요금에 반영해 전기 생산지에서 가까울수록 요금이 저렴해지는 방향이다. 통상 지방에서 재생에너지 생산이 많다는 점에서 지방에 기업과 공장을 유치할 수 있는 유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지난 2월 국무회의에서 지역별 요금제를 도입할 경우 수도권과 지방의 요금 격차가 kWh당 10~20원 정도 발생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수도권 기업이 지방으로 이전하면 약 10% 정도 요금 절감 효과가 발생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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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시별 요금 개편과 지역별 요금제 도입은 모두 산업용에 해당한다. 정부의 개편안은 재생에너지 전환과 계통안정을 위한 목적도 있지만 최근 산업용 요금 인상으로 인한 기업의 부담을 완화하는 것도 일부 고려했다.
정부는 주택용에 대해서도 계시별 요금제 확대를 검토할 예정이다. 현재 주택용 요금은 사용량이 많을수록 요금이 높아지는 누진제 방식이다.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많은 제주도의 경우 2021년9월부터 누진제와 계시별 요금제 중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계시별 요금제를 전국으로 확대하면 소비자들은 각 가정의 전기이용 패턴에 따라 합리적으로 요금제 선택이 가능하다.
주택용에 계시별 요금제를 적용하기 위해선 실시간으로 사용량을 측정할 수 있는 스마트 계량기(AMI) 보급 확대가 필요하다. 김 장관은 지난달 24일 국무회의 이후 브리핑을 통해 "주택용은 AMI 보급이 충분치 않아 계시별 요금제를 확대하기에는 준비가 부족한 편"이라며 "단계적으로 시행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