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수입물가와 수출물가가 나란히 16%대로 급등하며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원/달러 환율 상승과 중동발 유가 급등이 본격적으로 반영됐다. 수입물가는 9개월째 오름세다.
한국은행이 15일 발표한 '2026년 3월 수출입물가지수 및 무역지수(잠정)'에 따르면 지난달 원화 기준 수입물가는 전월 대비 16.1% 상승했다.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18.4% 올랐다. 1998년 1월(17.8%) 이후 최고 상승률이다.
지난달 원/달러 평균환율은 1486.64원으로 전월(1449.32원)보다 2.6% 상승했다. 두바이유 월평균 가격은 배럴당 68.40달러에서 128.52달러로 87.9% 급등했다. 환율과 유가가 동시에 뛰면서 수출입물가를 전반적으로 밀어 올린 것이다.
품목별로 보면 원재료 수입물가는 원유 등 광산품 가격 급등 영향으로 전월 대비 40.2% 상승했다. 중간재는 석탄·석유제품과 화학제품 상승 영향으로 8.8% 올랐다. 자본재와 소비재도 각각 1.5%, 1.9% 상승했다. 계약통화 기준 수입물가는 전월 대비 13.6% 상승했다.
품목별로는 원유 수입물가가 원화 기준 전월 대비 88.5% 뛰었다. 1985년 통계 작성 이래 최고 상승률이다.
계약통화 기준 원유 수입물가 상승률도 매우 높았다. 이 팀장은 "3월 계약통화 기준 원유 수입물가는 83.8% 상승했고, 이는 1974년 1월 98.3% 상승 이후 52년 2개월 만의 최고 상승률"이라며 "1차 오일쇼크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수출물가도 올랐다. 지난달 원화 기준 수출물가는 전월 대비 16.3% 상승했고, 전년 동월 대비로는 28.7% 올랐다. 1998년 1월(23.2%) 이후 최고 상승률이다. 세부 품목을 보면 석탄 및 석유제품은 전월 대비 88.7%, 컴퓨터·전자및광학기기는 12.7% 상승했다. 계약통화기준 수출물가는 전월 대비 13.6% 상승했다.
무역지표를 보면 지난달 수출물량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3.0% 상승했고, 수출금액지수는 51.7% 급등했다. 수입물량지수와 수입금액지수도 각각 12.3%, 12.9% 상승했다. 특히 컴퓨터·전자및광학기기 수출물량은 39.5%, 수출금액은 121.6% 급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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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역조건은 개선됐다. 순상품 교역조건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2.8% 상승했고, 소득교역조건지수는 수출물량 증가 영향까지 더해지며 50.9% 급등했다. 한은은 수출가격이 전년 동월 대비 23.4% 오른 반면 수입가격은 0.5% 상승하는 데 그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한은은 이 같은 교역조건 개선을 경기 체력 개선으로 단정하긴 어렵다고 봤다. 이 팀장은 "수출입물가지수는 계약 시점 기준인 반면, 교역조건 산정에는 통관 시점 기준의 수입물가지수가 쓰인다"며 "원유나 석유제품은 계약 후 국내 통관까지 약 1개월 시차가 있어 3월에는 국제유가 급등이 통관 기준 수입가격에 아직 본격 반영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3월에는 수입가격이 통관 기준으로는 아직 크게 오르지 않은 반면, 반도체와 석유제품의 수출가격은 국제가격을 상대적으로 빠르게 반영하면서 순상품교역조건이 큰 폭 개선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은 3월까지는 화학제품 등의 원재료 수급 차질 영향도 아직 크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4월 전망은 불확실성이 크다는 진단이다. 이 팀장은 "4월 1일부터 13일까지 두바이유 평균은 3월 평균 대비 14.8% 하락했지만, 같은 기간 원/달러 환율 평균은 3월 평균보다 1.0% 상승했다"며 "미국과 이란 협상 관련 불확실성이 높고 원자재 공급 차질이 완전히 해소되기 어려워 4월 수입물가 향방을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