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비교해 물가 상승 압력이 더 큰 상황임에도 석유 최고가격제 영향으로 3~4월 물가를 안정적으로 관리했다고 밝혔다. 최고가격제가 없었다면 4월 기준 휘발유는 리터당 2200원대, 경유는 2800원을 상회했을 거란 분석이다. 주요국과 비교해도 전체 물가 상승률이 낮은 수준으로, 계속해서 민생밀접품목을 집중 관리하겠단 방침이다.
재정경제부는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개최된 '민생물가 특별관리TF(태스크포스)'에서 '최근 소비자물가 동향 평가 및 대응방안'을 이같이 발표했다.
정부는 러·우 전쟁 당시보다 석유제품의 가격상승 압력이 더 컸으나 최고가격제로 실제 인상폭을 제한했다고 분석했다. 전쟁 전후 휘발유 가격 추이를 살펴보면 2022년 4월 국제, 국내 유가의 경우 각각 17.3%, 15.3%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반면 지난 4월엔 국제 유가가 73.9% 폭등했음에도 국내 유가는 16.6%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최고가격제와 유류세 인하 등으로 전체 물가 상승 압력도 상당 부분 완화했다. 최고가격제로 지난 3, 4월 물가상승률은 각각 0.6%포인트(p), 1.2%p 낮아졌다. 시행하지 않았을 경우 3, 4월 물가상승률은 2.8%, 3.8%에 육박했을 것으로 추산됐다.
채소·과일 중심 농산물 가격 하락세와 가공식품의 물가의 3개월 연속 상승세 둔화도 물가 방어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해외 주요국과 비교해도 최근 한국의 물가상승률은 낮은 수준이다. 지난 3월 기준 일본을 제외한 주요 선진국들은 2% 중반~3% 초반대 상승폭을 보였다. △미국 3.3% △EU 2.8% △영국 3.4% △독일 2.8% △일본 1.5% 등이다. 일본의 경우 지난해 초 보조금 축소로 에너지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한 데 따른 기저효과가 상승률을 제한했단 분석이다.
강기룡 재경부 차관보는 "전쟁 초기에 굉장히 빠르게 대응해서 석유 가격 상승률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지속했다"며 "최고가격제를 시행하지 않았더라면 4월 기준 휘발유는 2200원대, 경유는 2800원이 넘는 가격이 됐을 거다. 이런 추정치를 바탕으로 최고가격제 시행과 미시행 간 격차를 줄였다"고 말했다.
다만 재경부는 지난해 3~6월 석유류 가격 하락에 따른 기저효과로 상방 압력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중동 전쟁의 장기화와 국제유가 상승이 시차를 두고 추가적인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상존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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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재경부는 유가부담 완화를 위해 주유소의 매점매석 행위에 대해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하고 대체원유 확보와 공공기관 차량 2부제 등 수급 관리를 강화한다. 고유가 피해지원금(6조1000억원)과 취약부문 유류비 지원 등 추경사업도 신속 집행할 계획이다.
민생밀접품목 집중 관리에도 나선다. 5~6월 농축수산물 할인지원(최대 50%, 220억원)과 대형마트·온라인몰 등 유통경로별 자체 할인행사를 병행한다.
가공식품에 대해선 업계와 협력해 5월 16개사 4373개 품목에 최대 58% 할인을 적용한다. 또 종전 등 상황 호전과 원자재 수급여건 개선 시에도 불공정행위 등으로 비정상적인 가격이 유지되는 품목을 집중점검한다.
강 차관보는 "매점매석 위반에 대해 3년 이하의 징역이나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며 "관련 물품을 몰수하거나 몰수할 물품이 없을 땐 추징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