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에서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정부가 원화 약세 베팅과 시장 교란 행위를 차단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재정경제부는 10일 국가정보원, 국세청, 관세청, 금융감독원, 한국은행 등과 함께 '범정부 불법외환거래 대응반 회의'를 열고 외환시장 안정을 저해하는 불법 외환거래 조사 현황 및 계획을 논의했다.
정부는 최근 환율 급등 배경을 외국인의 국내주식 매도에서 찾는다.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 주식을 역대급으로 팔아치우면서 외환시장에서 원화를 달러로 환전하는 수요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실제 외국인들은 지난달 7일부터 이날까지 국내 주식시장에서 23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원/달러 환율은 1454.0원에서 1524.2원(주간거래 종가 기준)으로 올랐다.
외환당국은 지금의 외국인 주식 매도세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면 원화값도 회복될 것으로 보면서도 최근 원화 약세에 베팅하는 투기적 거래와 시장교란 행위 등이 쏠림 현상을 가속화했다고 보고 있다. 이에 투기성 거래와 시장 교란 행위를 억제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실제 관세청은 올해 1월부터 고환율을 틈탄 불법 외환거래에 대한 검사를 진행 중인데, 지난달 기준 약 4154억원 규모의 불법외환거래를 적발했다. 국정원도 최근 고객사 자금을 무역대금으로 위장해 해외로 반출한 뒤 현지에서 매수한 가상자산을 한국으로 들여와 이를 원화로 현금화한 업체를 적발했다.
정부는 관계기관 간 협력을 통해 외환시장을 교란하는 불법외환거래 조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기업들의 불법적인 수입대금 조기 지급 및 수출대금 수령 지연 △변칙 무역결제 △재산해외도피 행위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적발 시 법령에 따라 엄정 조치할 예정이다.
당초 올해 상반기까지 운영할 계획이었던 불법외환거래 대응반도 상시화해 운영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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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한은과 금감원은 이날부터 주요 외국환은행을 상대로 서면·실지(현장) 검사를 병행하는 '외환공동검사'에 착수했다.
현행 외국환거래법상 외환 정책의 콘트롤타워인 재경부 장관은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한은 총재와 금감원장에게 공동 검사를 요청할 수 있다.
한은과 금감원은 외국환은행이 부당한 이익을 얻거나 제3자에게 부당한 이익을 얻게 할 목적으로 외국환 시세를 변동 또는 고정시키는 행위 등 외환시장 안정에 지장을 초래하는 행위가 있었는지를 점검할 예정이다. 특히 △시장기능 교란 △가격발견과정을 방해할 의도의 거래 △고객에게 불리하게 가격을 변동시키려는 의도로 특정 시점에 고객의 주문보다 큰 규모로 행하는 일방향 거래 등 '서울외환시장 행동규범' 위반 여부가 핵심 점검 대상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관계기관은 공동검사 결과 은행의 위법사항 확인 시 관련 법령에 따라 엄중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