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달러 환율이 하루 만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 종가를 다시 갈아치웠다.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주식 순매도와 달러 강세, 약 40년 만의 엔화 약세가 겹치면서 장중에는 1550원선을 다시 넘어섰다.
3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4.2원 오른 1549.4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주간 거래 종가 기준으로 2009년 3월 6일(1550.0원) 이후 약 1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전날 1545.2원으로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데 이어 하루 만에 다시 기록을 경신했다.
환율은 2.1원 내린 1543.1원으로 출발했지만 곧바로 상승세로 돌아섰다. 오전에는 1550.2원까지 오르며 지난 8일 이후 16거래일 만에 장중 1550원선을 넘어섰다.
환율은 지난달 15일 이후 31거래일 연속 1500원대를 이어가는 중이다. 올해 2분기 평균 환율도 1501.6원으로 집계돼 IMF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1분기 이후 113분기, 약 28년 만에 가장 높은 분기 평균을 기록했다.
환율 상승은 외국인 투자자의 대규모 국내 주식 순매도가 이끌었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이날 3조8000억원을 순매도하며 8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갔다. 전날에는 7조7000억원을 순매도해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매도한 뒤 달러로 환전해 해외로 송금하는 역송금 수요가 늘면서 원화 약세 압력이 커졌다.
달러 강세도 환율 상승을 부추겼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기조가 장기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지면서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01선에서 강세를 유지했다.
엔화 약세도 원화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엔/달러 환율은 장중 달러당 162엔대를 기록하며 플라자합의 직후인 1986년 12월 이후 약 39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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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가 구두 개입에 나섰지만 엔화 약세는 좀처럼 진정되지 않았다. 원화는 엔화와 동조화하는 경향이 있어 엔화 가치 하락이 원화 약세를 더욱 부추긴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에서는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도세와 달러 강세가 이어지는 만큼 당분간 환율의 상방 압력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다만 외환당국의 시장안정화 조치와 수출업체의 달러 매도(네고) 물량은 환율 상승 속도를 일부 제한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환율이 빠질 때마다 실수요자들이 달러를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원화에 쉽게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기는 어려운 구도"라며 "외국인의 지속적인 국내 주식 비중 축소 움직임도 우려스러운 요인으로 상존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