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반도체를 중심으로 경제의 개선세가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여전히 중동 전쟁의 불확실성이 발목을 잡아 향후 경기 흐름에 대한 전망은 어려운 상황이다.
KDI는 10일 발표한 '경제동향 8월호'에서 "우리 경제는 반도체 관련 부문을 중심으로 개선세가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지난 6월부터 '완만한 개선 흐름'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다 3개월 만에 '개선세 확대'로 바꾼 것이다. 한국 경제가 안정적인 국면에 들어섰단 설명이다.
구체적으로 6월 전산업생산(4.2%)은 제조업이 반등해 증가세가 확대됐다. 광공업생산(5.8%)은 반도체(2.2%)의 기저효과로 완만한 증가에 그쳤지만 자동차(12.6%), 기계장비(14.4%) 등 대다수 업종이 반등해 증가로 전환했다.
서비스업도 양호한 흐름을 이어갔다. 서비스업생산(94.2%)은 금융 및 보험업(9.2%)과 전문·과학 및 기술서비스업(13.7%)를 중심으로 양호한 증가세를 보였다.
소비도 개선 흐름을 지속했다. 6월 소매판매액지수(4.2%)는 내구재를 중심으로 상승해 증가폭이 확대됐다. 내구재(10.9%)는 승용차(12.2%)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 부품 수급 차질이 완화되는 가운데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를 앞두고 수요가 일부 선반영된 영향이다. 주요 업체의 상품권 환급 행사로 가전제품(13.1%)의 증가폭도 확대됐다.
설비투자는 반도체 이외 부문도 반등하며 호조세(21.7%)를 보였다. 기계류(22.2%)는 반도체제조용장비(58.5%)가 높은 증가세를 유지했고, 일반산업용기계(9.3%)와 전기 및 전자기기(19.2%) 등 여타 기계류도 기저효과로 반등했다. 다만 KDI는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대외 불확실성은 반도체 부문 이외의 설비투자를 제약할 가능성도 제시했다.
건설투자는 주거용 건축을 중심으로 부진이 지속됐다. 선행지표는 비주거용 건축의 개선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지만 주택부문의 부진과 건설비용 상승으로 개선 속도는 완만할 것으로 내다봤다.
수출은 AI 관련 수요 호조세에 힘입어 증가 흐름을 유지했다. 7월 수출(62.8%, 일평균 69.6%)은 ICT(정보통신기술) 품목이 반도체를 중심으로 178.2%에 달하는 증가율을 기록했다. 다만 미국의 관세 조치와 중동 지역 긴장으로 통상 여건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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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고용은 둔화 흐름을 이어갔다. 6월 취업자 수(6만3000명)는 전월(-4만명)에 비해서는 개선됐지만 여전히 1분기 평균(18만3000명)을 크게 하회하는 수준으로 고용 증가세는 여전히 부진했다.
소비자물가도 전월(3.2%)보다 낮은 2.8%를 기록했다. 석유류(15.5%)의 상승폭이 크게 축소되면서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석유 최고가격제가 조정되면서 석유류의 기여도(0.6%포인트)가 축소됐지만 여전히 물가상승률의 주요 하방요인으로 자리했다. 반면 근원물가(식료품⋅에너지 제외 2.6%) 상승률은 내구재를 중심으로 소폭 확대됐다.
이처럼 중동 전쟁의 영향이 고용과 물가 등 전분야에 파급효과를 미치고 있다. 특히 추가 기준금리 인상 기대감으로 불안감도 가중되고 있다.
KDI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과 설비투자가 높은 증가세를 보인 가운데, 소비도 내구재를 중심으로 증가폭이 확대됐다"면서도 "미국의 관세 조치와 중동 정세 불안이 지속되는 가운데, 물가상승률이 아직 높은 수준을 보이고 고용 여건도 둔화되는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