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단공, ESG 공시·규제 앞두고 기업 탄소데이터 '나홀로 관리' 심각

산단공, ESG 공시·규제 앞두고 기업 탄소데이터 '나홀로 관리' 심각

세종=오세중 기자
2026.08.20 15:08
구글 선호 매체 등록 구글에서 머니투데이 추가하기
산단공. /사진=머니투데이 DB.
산단공. /사진=머니투데이 DB.

해외 탄소 규제가 본격화된 가운데 우리 수출기업 대다수가 표준화된 플랫폼 없이 제각각 관리하거나 수기 방식에 의존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글로벌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공시 의무화와 EU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의 움직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데 대비책이 미비하다는 것이다.

한국산업단지공단(산단공)과 대한상공회의소(상의)가 수출기업 300개사를 대상으로 공동 실시한 '산업단지 탄소배출 관리(MRV) 플랫폼 수요조사' 결과 수출기업의 99.3%가 고객사(바이어)로부터 탄소 배출 데이터 제출을 이미 요청받았거나 받을 예정이라고 답했다.

또 90.3%는 고객사 입장에서 협력사에 데이터를 요구하고 있거나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혀 탄소데이터 관리가 공급망 거래 관계와 경쟁력 유지의 핵심 요소로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급망 내 탄소 데이터 제출요구 여부./이미지=산단공 제공.
공급망 내 탄소 데이터 제출요구 여부./이미지=산단공 제공.

그러나 기업들의 데이터 관리 역량은 규제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탄소데이터 관리방식(복수응답)을 묻는 질문에 기업 10곳 중 6곳(66.3%)은 'ERP 등 사내 시스템'을 자체 구축해 관리하고 있었으나 공용 표준 플랫폼 없이 '각자도생'에 머물러 있었다.

이렇다 보니 고객사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엑셀·수기 문서(42.4%)나 고객사 개별 서식(38.8%)으로 데이터를 일일이 재가공해 입력하는 '이중 수작업' 부담도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마다 기준과 서식이 달라 데이터 산출·연계 과정에서 오류와 행정 비효율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기업들은 원활한 데이터 교환을 위해 필요한 지원으로 △표준화된 서식·템플릿 지원(64.0%) △데이터 교환을 위한 협업 플랫폼 제공(53.7%)을 꼽았다.

개별 기업 차원의 관리를 넘어 '표준화된 양식과 변환 기능을 갖춘 플랫폼'에 대한 수요가 높다는 분석이다.

기업들은 수출규제 및 고객사의 요청에 대응하기 위한 플랫폼의 필요성에는 깊이 공감하면서도 도입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플랫폼 도입의 최대 걸림돌로는 '시스템 구축 및 연계 비용 부담'(64.0%)과 '전담 인력 및 시간 부족'(62.7%)이 나란히 1, 2위로 지목됐다.

특히 향후 3년간 데이터 관리에 '1000만원 이상 5000만원 미만'이 소요될 것이라는 응답이 44.7%, '5000만원 이상'이라는 응답이 43.3%로 나타나 수천만 원에 달하는 초기 재정 부담이 플랫폼 도입을 주저하게 만드는 핵심 원인으로 분석됐다.

아울러 플랫폼 활용의 선결과제로 '영업기밀 등 기업 데이터 보호'(54.0%)와 '국제표준·해외기준 상호 호환'(54.0%) 등 플랫폼의 보안과 상호 운용성이 우선으로 꼽혔다.

산단공은 지난 6월 '산업단지 MRV 플랫폼'을 출범해 운영 중이다. 이 플랫폼은 기업들이 EU CBAM, 디지털제품여권(DPP) 등 글로벌 탄소규제에 원활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탄소배출량 측정(Measurement)부터 보고(Reporting), 검증(Verification)까지 전 과정을 원스톱으로 돕는 통합지원 시스템이다. 대한상의는 플랫폼 연계수요 확대 및 기업 지원 역할로 참여하고 있다.

두 기관은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기업들의 체감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단계별 정책 지원 방안을 제시했다.

하민근 한국산업단지공단 산단e전환실장은 "산업단지 MRV 플랫폼을 수출기업의 탄소규제 대응 지원 플랫폼으로 기능을 제고할 계획"이라며 "대한상의와 함께 플랫폼 도입·연계 비용과 인력 지원 등 기업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지원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조영준 대한상공회의소 지속가능경영원장은 "국내 공시제도 법제화에 이어 글로벌 탄소규제로 이제 검증된 탄소데이터가 없으면 수출이 차질이 생기는 등 공급망 탄소데이터 관리가 발등의 불이 된 현실"이라며 "기업들이 비용과 인력 걱정 없이 표준 플랫폼을 통해 손쉽게 규제에 대응할 수 있도록 상의가 실무 교육과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오세중 기자

...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