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화" 말은 같고 방향은 달랐다...종부세 또 '칼질', 21년째 '논쟁'

"정상화" 말은 같고 방향은 달랐다...종부세 또 '칼질', 21년째 '논쟁'

정현수 기자, 박광범 기자, 최민경 기자, 김온유 기자, 오세중 기자
2026.08.3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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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부세, 21년의 명암] (上)

[편집자주]  2005년 참여정부가 도입한 종합부동산세는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을 상징하는 세금이다. 도입 첫 해 8월31일 '부동산제도 개혁방안'을 통해 강화의 길에 들어섰고, 이후 정권에 따라 강화와 완화를 반복했다. 이 과정에서 부자 증세와 징벌적 과세 논란이 뒤따랐다. 이번 세제개편안에서도 종부세를 둘러싼 논쟁이 한창이다. 종부세 21년 역사의 명암을 짚어본다.

'8·31 대책' 후 21년…한 번도 '정상적이지 않았던' 세금 종부세

종합부동산세 추이/그래픽=김지영
종합부동산세 추이/그래픽=김지영

종합부동산세의 운명을 가를 '국회의 시간'이 다가온다. 정부안이 수정되든, 국회로 공이 넘어가든 지난 정부와 비교하면 어떤 형태로든 종부세 '강화'에 무게가 실린다. 21년째 이어지는 종부세 논쟁이 다시 반복될 전망이다

30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재정경제부는 9월1일 국무회의에서 세제개편안 정부안을 확정한다. 정부안의 수정 여부가 관심사다.

더불어민주당은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종부세 기본공제 완화, 종부세 세 부담 상한 재검토 등을 요구했다. 정부가 구상하는 종부세 개편안이 다소 과도하다는 판단에서다. 정부안이 확정되기도 전에 여당이 공개적으로 수정을 요구한 것은 이례적이다.

재경부는 현재 12억원인 1주택자의 종부세 기본공제를 거주용 주택은 14억원으로 높이고, 비거주 주택은 9억원으로 낮추는 개편안을 발표했다. 기본공제가 높아지면 종부세 부담은 줄고, 낮아지면 늘어난다.

역대 정부는 1주택자를 상대적으로 배려해왔지만, 이번 개편안은 1주택자라도 비거주자라면 그동안의 세제 혜택을 일부 거둬들이는 방향으로 설계됐다. 재경부는 종부세 세 부담 상한도 현행 전년 대비 150%에서 200%로 높이는 방안을 추진했다.

이번 세제개편안에는 종부세액에 절대적인 영향을 주는 공정시장가액 비율 조정, 세율 체계의 변화, 1주택자 보유공제 개편 등도 담겼다. 재경부는 시가 30억원 이하 거주용 주택에 관해선 부담을 오히려 낮췄다고 설명하지만, 시장 반응은 싸늘하다.

종부세 개편의 명분은 '부동산 세제 정상화'다. 윤석열 정부에서 완화한 종부세를 다시 '정상화'한다는 취지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 역시 문재인 정부에서 강화한 종부세를 '정상화'한다며 다른 방향으로 제도를 손질했다. 문재인 정부 때는 또 그 반대였다.

종부세 논란의 출발점은 참여정부가 2005년 8월 31일 발표한 '부동산 제도 개혁방안'이다. 2003년 도입을 공식화하고 2005년 1월 입법을 통해 실제 시행에 들어간 종부세는 같은 해 이른바 '8·31 대책'을 계기로 도입 초기부터 대폭 손질됐다.

도입 당시 공시가격 9억원 수준이던 종부세 기준금액은 '8·31 대책'으로 6억원까지 낮아졌다. 집값을 잡겠다는 정책 의지에 따라 과세 대상을 그만큼 넓힌 것이다. 이후 종부세는 '징벌적 과세'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역대 정부는 이 프레임과 싸우며 정권의 정책 기조에 따라 종부세 강화를 택하거나 완화하는 일을 반복했다. 개인 기준 종부세 납부 대상자가 도입 첫해를 제외하고 최소 20만2629명(2009년)에서 최대 120만5889명(2022년)까지 널뛰기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재명 정부는 공교롭게도 종부세 강화의 출발점이 된 '8·31 대책'이 나온 지 거의 정확하게 21년이 되는 시점에서 종부세 강화에 방점을 찍은 정부안을 확정한다. 정권마다 달라지는 종부세 방향에 납세자들의 혼란은 가중된다.

박훈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부동산 정상화라는 말은 정상적인 모습을 상정하는 것인데, 정부마다 정상적이라 생각하는 것이 다르니 항상 비정상적인 것이 된다"라며 "비정상의 정상화를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정치적 측면이 개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종부세는 왜 도입했나"…강화·완화 '롤러코스터 역사' 살펴보니

종합부동산세 추이/그래픽=김지영
종합부동산세 추이/그래픽=김지영

종합부동산세법 제1조는 종합부동산세(이하 종부세)의 목적을 '조세 부담 형평성 제고'와 '부동산 가격 안정'으로 규정한다. 종부세가 도입된 지 21년이 지난 지금도 이 두가지 목적 달성은 여전히 미완의 과제로 남아있다. "정권이 바뀌어도 바꿀 수 없도록 대못을 박겠다"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언급이 무색하게 종부세는 지난 21년간 조였다 풀렸다의 역사를 반복했을 뿐이다.

정부가 종부세 도입을 공식화 한 건 23년 전이다. 참여정부는 2003년 10월29일 '부동산 보유세 개편방안'을 통해 부동산 과다 보유자에 대한 과세 강화와 부동산 투기 억제 등을 목표로 종부세 법안을 마련했다.

이후 2005년 1월5일 종부세법 제정과 함께 종부세가 도입됐다. 주택분 재산세 과세표준 합산액이 4억5000만원을 초과하면 종부세 대상이 됐다. 당시 재산세 과표적용률이 50%였던 점을 고려하면 공시가격 '9억원'이 기준점이 됐던 셈이다. 과표구간별 1~3%의 세율이 적용됐다. 전년도 부과세액의 150%라는 세부담 상한도 뒀다.

주택이 아닌 사람 단위로 종부세를 매기며 집이 아닌 '부동산 부자'를 겨냥했다. 태생부터 종부세에 '부자세'란 꼬리표가 붙은 이유다.

하지만 종부세를 피하려 남편·아내나 부모·자식 단위로 명의를 쪼개는 절세 관행이 퍼졌다. 강남을 중심으로 한 집값 폭등세도 잡히지 않았다.

참여정부는 만 1살도 안 된 종부세의 골격을 재설계했다. 2005년 8월31일 '부동산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종부세 과세 기준을 공시가격 6억원으로 낮췄다. 기존엔 종부세를 내지 않던 6억~9억원 주택 보유자도 1%의 종부세율이 적용됐다. 9억~20억원 주택 보유자에 대한 종부세율은 1%에서 1.5%로 높였다. 세부담 상한도 150%에서 300%로 올렸다. 절세 시도 차단을 위해 종부세 과세 방식은 인별 합산에서 세대별 합산으로 바꿨다.

진정한 의미의 종부세 도입 시기를 2005년 8월31일로 보는 배경이다.

도입 첫해 892억원이었던 개인 종부세 납부세액은 참여정부 말인 2007년 1조5731억원까지 뛰었다. 납부자도 6만2089명에서 46만5529명으로 늘었다.

이명박정부 들어 종부세는 변곡점을 맞는다. 2008년 헌법재판소가 세대별 합산 규정을 두고 "혼인 가정을 차별한다"며 위헌 결정을 내리면서다.

곧장 종부세 완화책을 내놨다. 과세 방식을 세대별 합산에서 인별 합산으로 되돌렸다. 1주택자에 한해선 종부세 과세 기준을 6억원에서 9억원으로 완화했다. 과표구간별 1~3%이던 세율도 0.5~2%로 낮췄다. 세부담 상한도 150%로 내렸다.

특히 '공정시장가액비율'이란 개념을 도입해 종부세 부담을 크게 낮췄다. 정부가 법 개정 없이 시행령 개정만으로도 공시가격의 60~100% 사이에서 종부세 부담을 유연하게 조절할 수 있게 했다. 당시 정부가 정한 비율은 80%(주택 기준)였다.

참여정부 시절 연 1조5000억원대까지 뛰었던 개인 종부세 납부세액은 이명박정부에서 연 3000억원대로 급감했다.

문재인정부에서 종부세는 다시 한번 수술대에 올랐다. 문재인정부는 집값 안정을 최우선 목표로 27차례의 부동산 대책을 쏟아냈다. 이 과정에서 1주택자 기준 종부세 최고세율을 3%로 높이고, 3주택 이상 또는 조정대상지역 2주택 이상 보유자의 최고세율은 5%로 올렸다. 다주택자 세부담 상한은 300%로 조정했다. 동시에 공정시장가액비율을 2019년 85%, 2020년 90%, 2021년 95%까지 높였다.

이에 2021년 개인 종부세 납부세액은 3조7132억원까지 뛰었다. 도입 첫 해와 비교해 40배 넘게 증가한 규모다. 같은 기간 종부세를 낸 사람의 숫자도 6만2089명에서 94만204명까지 늘었다. 특히 집값 급등기인 2022년 개인 종부세 납부자는 120만5889명까지 치솟았다.

'종부세 폭탄'만 남긴 채 집값은 잡히지 않았다. 2021년 서울·부산시장 재보궐선거에서 성난 부동산 민심을 확인한 정부·여당은 1가구 1주택자 종부세 과세 기준을 9억원에서 11억원으로 올리는 등 민심 달래기에 나섰지만, 정권교체를 막진 못했다.

윤석열정부는 반대로 움직였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을 60%까지 낮추고, 1주택자 기준 기본공제액을 12억원까지 높였다. 개인들의 종부세 납부세액은 문재인정부 때의 3분의 1수준으로 급감했다.

"세금으로 집값을 잡지 않겠다"고 공언한 이재명정부에서도 종부세는 칼질을 피하지 못했다. 세율 기준을 주택수에서 주택가액으로 바꿔 '똘똘한 한채'를 겨냥했다. 거주용 1주택자의 기본공제를 12억원에서 14억원으로 완화하되, 비거주·초고가 주택의 부담은 크게 높였다. 하지만 비거주 1주택에 대한 종부세 강화 방침은 여당으로부터도 수정 요구를 받는 상황에 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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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수 기자

머니투데이 경제부 정현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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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부에서 한국은행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김온유 기자

안녕하세요. 경제부 김온유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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