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TPP, 농산물 관세만의 문제 아니다…농가 지원·검역도 '시험대'

CPTPP, 농산물 관세만의 문제 아니다…농가 지원·검역도 '시험대'

정혁수 기자
2026.10.06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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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양수 국회의원, 국회입법조사처 분석 공개…마사회 기금·aT 국영무역 등 쟁점
2022년 추정 생산액 연평균 최대 4400억원 감소…검역 '구역화·동등성' 영향도

[전남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전국농민회총연맹 광주전남연맹이 10일 오후 전남광주 서구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광주청사 앞에서 정부를 향해 농산물 가격폭락 대책 마련과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검토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2026.09.10. leeyj2578@newsis.com /사진=
[전남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전국농민회총연맹 광주전남연맹이 10일 오후 전남광주 서구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광주청사 앞에서 정부를 향해 농산물 가격폭락 대책 마련과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검토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2026.09.10. [email protected] /사진=

정부가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을 추진하는 가운데, 농업 분야의 영향이 수입 농축산물의 관세 인하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는 국회 분석이 나왔다.

한국마사회의 축산발전기금 지원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쌀 공급 사업, 가축전염병 발생국에 대한 검역조치까지 협정 규범에 따른 쟁점이 될 수 있다고 했다.

6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강원 속초·인제·고성·양양)이 국회입법조사처에 의뢰해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CPTPP 가입에 따른 농업 분야의 주요 쟁점은 농축산물 생산 감소, 농업 공공기관의 지원사업, 위생·검역조치 등이 꼽혔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2022년 추정을 인용해 농축산물 시장이 추가 개방될 경우, 향후 15년간 국내 농축산물 생산액이 연평균 최대 4400억원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품목별로는 축산과 과수 분야의 피해가 예상됐다. 호주산 쇠고기, 멕시코산 쇠고기·돼지고기, 캐나다산 돼지고기·닭고기, 뉴질랜드산 전지분유 등의 수입 증가가 국내 생산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호주·칠레·멕시코·페루산 오렌지와 포도 수입 확대는 국내 감귤·포도 시장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됐다.

호주산 보리 수입 증가에 따른 보리 생산액 감소와 함께 생산·소비의 대체 관계를 통해 쌀 생산액에도 영향이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포함됐다. 수입이 늘어나는 품목뿐 아니라 그와 경쟁하거나 대체 관계에 있는 국내 품목도 살펴야 한다는 의미다.

이번 자료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농가를 지원하는 공공기관 사업도 협정 규범의 검토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대목이다.

입법조사처는 한국마사회가 국내 경마사업을 독점적으로 운영하고 정부·공공자금 지분이 100%이며 정부가 기관장을 임명한다는 점에서 CPTPP상 지정독점기업과 국영기업의 성격을 모두 갖는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마사회가 경마 수익금 일부를 축산발전기금으로 적립해 농가를 지원하거나 경주마·승용마 육성에 사용하는 사업이 특정 국내 산업에 대한 비상업적 지원으로 받아들여질 경우, 회원국이 문제를 제기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국내에서는 농축산업 육성을 위한 지원이라도 협정상 규범과의 관계를 따져야 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aT의 국영무역도 쟁점으로 꼽혔다. 저율관세할당(TRQ) 물량으로 수입한 쌀을 일정 기간 보관한 뒤 시장에 공급하거나 국제 시세보다 낮은 가격으로 국내 가공업체에 공급하는 경우, 국내 농가 보호나 쌀가공산업 육성을 위한 비상업적 지원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가축전염병을 막는 검역체계도 주요 쟁점이다. 입법조사처는 CPTPP에 농장 등 개별 시설 단위의 방역 수준을 인정하는 '구역화' 개념이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특정 국가에서 가축전염병이 발생하더라도 방역관리가 적절하다고 인정된 일부 농장이나 시설에서 생산된 축산물은 수입이 허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수출국의 위생·검역조치가 우리나라와 달라도 같은 수준의 효과가 입증되면 이를 인정하는 '동등성' 규정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입법조사처는 호주·캐나다 등 농업 강국이 과학적 근거를 토대로 동등성 인정을 요구할 경우, 기존 수입금지나 검사조치를 완화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검역 완화가 자동으로 이뤄진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기존 조치를 유지할 근거와 대응 방안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이양수 국회의원은 "CPTPP 가입은 농축산물 생산 감소뿐만 아니라 검역체계와 농업 지원사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정부는 가입 논의 과정에서 농업계의 우려를 충분히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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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혁수 기자

머니투데이 경제부에서 농업분야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UNC) 저널리즘스쿨에서 1년간 연수를 마치고 돌아와 2013년부터 농식품부를 출입하며 한국 농업정책과 농업현장의 이야기로 독자들과 소통하고 있습니다. 농업분야에 천착해 오는 동안 '대통령표창' 등 다양한 상을 수상한 것은 개인적으로 큰 기쁨이지만 동시에 막중한 책임감도 느끼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신성장동력산업으로 발전하는 '농업의 무한변신'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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