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월 할리우드 기대작 중 하나인 '토르:다크월드'(이하 토르2)를 한국 최대 멀티플렉스인 CGV의 서울관에선 볼 수 없게 됐다. CGV와 할리우드 직배사인 소니픽쳐스 릴리징 월트디즈니 스튜디오스 코리아(이하 소니픽쳐스)와 대립 때문이다.
27일 CGV 관계자는 "30일 개봉인 '토르2'를 CGV 서울관에서는 상영하지 못할 것 같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9월12일 개봉한 '몬스터 대학교'에 이은 것이라 눈길을 끈다. 실제 CGV 예매사이트에선 '토르2' 예매가 되지 않는다.
CGV에선 소니픽쳐스가 '토르2' 프린트를 주지 않는다고 하고, 소니픽쳐스에선 CGV가 '토르2'를 받지 않는다고 하고 있다.
CGV와 소니픽쳐스의 이 같은 대립은 극장 부율 때문이다. 그동안 극장과 외화 배급사는 입장권 수입을 서울은 4대6, 지방은 5대5로 나눴다. 한국영화는 모두 5대5로 배분했다. 이는 멀티플렉스로 영화 관람환경이 변하기 전에 체결된 것이다. 20년 전에 이뤄진 이 같은 계약은 한국영화보다 외국영화 수익률이 더 컸으며, 외국영화 수입에 사활이 걸렸던 상황에서 이뤄졌다.
하지만 한국영화 극장 점유율이 외국영화에 비해 훨씬 높아진 요즘 상황에 외국영화가 한국영화보다 더 많은 부율을 가지고 간다는 데 대한 반발이 컸다.
결국 올해 CGV와 롯데시네마 등은 한국영화계와 수입을 5.5대 4.5로 바꾸겠다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와 더불어 CGV는 소니픽쳐스를 비롯한 워너브라더스, 이십세기폭스 등 외화 직배사들에게 9월부터 서울 부율을 기존 6대4에서 5대5로 바꾸겠다고 통보했다. 이에 불응한 직배사 영화들은 서울CGV에서는 상영하지 않게 되는 상황이 됐다.
CGV 관계자는 "한국영화 극장 점유율이 외화보다 높은 상황에서 외화가 한국영화보다 더 큰 수익률을 가져가는 건 현재 시장 환경에서는 말이 안 된다"며 "(외화 부율변화는)부율을 정상화하려 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직배사들의 반발은 거세다. 갑작스럽게 가장 수입이 큰 서울 극장 수입을 뺏기게 된 형국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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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픽쳐스 관계자는 "소니픽쳐스 뿐 아니라 다른 직배사들도 비슷한 입장"이라며 "바뀐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는데 일방적인 통보를 받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소니픽쳐스로선 9월에 개봉한 '몬스터대학교'에 이어 '토르2'도 같은 처지에 놓이게 됐으니 시범케이스가 된 격이다. 소니픽쳐스로선 아직 '토르2'는 CGV 서울극장에서 상영될지 안될지 정해진 것은 없다고 하지만 현재로선 부율이 변경되기 전까지는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 같다.
현재 극장 부율 변경은 CGV가 앞장서고 있다. 한국영화 부율변경도 CGV가 먼저 앞장서고 롯데시네마가 뒤따랐다. 극장요금 인상도 마찬가지. 멀티플렉스들은 과거 극장요금을 일제히 인상했다가 공정거래위원회에 담합으로 벌금을 받은 적이 있다.
그 뒤론 업계 1위인 CGV가 총대를 메면 추이를 봐서 다른 멀티플렉스들이 뒤따르고 있다.
이번 직배사와 대결도 비슷하다. 아직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는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하지만 극장요금을 더 많이 가져올 수 있는 외화부율 변경은 멀티플렉스 입장에선 감히 청하진 못해도 원래부터 몹시 바라던 일인 만큼 CGV가 선례가 되면 다른 멀티플렉스들도 뒤 따를 공산이 크다.
한국영화 부율을 5,5대 4.5대로 조정하면서 수입이 줄어든 극장으로선 외화에서 그 만큼 수입을 가져온다면 바라마지 않을 일이기도 하다.
물론 이 과정을 모르고 극장을 찾은 관객들에겐 보고 싶어도 볼 수 없게 됐으니 난감한 일이다.
과연 '토르2'로 직배사와 CGV 갈등이 봉합될지, 아니면 계속 힘겨루기가 이어질지, 어찌 됐든 관객은 논의에서 떨어져 피해를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