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집 발매 30주년] 이문세, TV음악 프로그램 중단 이유는?

[3집 발매 30주년] 이문세, TV음악 프로그램 중단 이유는?

김고금평 기자
2015.12.23 03:10

[인터뷰] '소녀' 담긴 3집 발매 30주년 맞은 이문세…"무대에 대한 부족한 정성이 싫었다"

'소녀'가 담긴 3집 발매 30주년을 맞는 가수 이문세. 그는 라디오 '별이 빛나는 밤에'를 끝낸 뒤 공연에 집중했다며 "TV에서 할 수 없는 무대 연출을 공연장에선 마음껏 실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사진제공=KMOONfnd
'소녀'가 담긴 3집 발매 30주년을 맞는 가수 이문세. 그는 라디오 '별이 빛나는 밤에'를 끝낸 뒤 공연에 집중했다며 "TV에서 할 수 없는 무대 연출을 공연장에선 마음껏 실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사진제공=KMOONfnd

이문세는 1985년 3집을 내고 첫 콘서트를 열었다. 이전의 1, 2집은 모두 트로트풍의 가요나 가요의 재해석 수준에 머물러 콘서트를 열기 어려웠다. 3집 때는 달랐다. 신곡이 담긴 음반이 우후죽순 팔리면서 콘서트는 예매와 동시에 모두 팔렸다.

tvN ‘응답하라 1988’에서도 덕선(혜리)은 정환(류준열)의 사랑을 확인하기 위해 잠에서 깬 순간에서조차 이문세 콘서트를 들먹인다. 그만큼 이문세 콘서트는 예비 연인에게 그 순간을 확인하는 징표로, 그들만의 추억을 비밀리에 간직하는 필수 아이템으로 인식됐다.

88년 ‘붉은 노을’이 발매된 5집 이후에도 이문세 콘서트는 '순간 팽창'을 멈추지 않았다. 85년 첫 콘서트를 한국 ‘록의 대부’ 신중현이 운영하는 이태원의 ‘록월드’에서 열 때부터 90년대 초반까지 그의 공연은 승승장구했다.

“88년에 이문세라는 타이틀만 걸면 그냥 터졌어요. 공연이 너무 잘됐기 때문인지, 그땐 공연 내용에 별로 신경 쓰지 않고 그냥 노래만 잘하자고 생각했었죠. 무대의 연출이라는 개념도 없었고, 그냥 제가 알아서 셋리스트 짜고….”

95년 라디오 ‘별이 빛나는 밤에’의 진행이 끝나갈 무렵, 그의 공연도 관객이 줄면서 시들해졌다. 게다가 당시 새로운 히트곡도 없었다. 선택의 고민이 깊어졌다. TV에 계속 출연해 남아있는 인기를 보존할 것인가, 새로운 영역으로 돌파구를 찾을 것인가.

“결정적인 계기는 갈수록 TV 음악프로그램 담당 PD들이 곡에 대해 공부를 안 한다는 걸 알았어요. 노랫말이 어떻고 곡에 맞춰 앵글을 어떻게 잡아야 하는지 고민하지 않고 그냥 섭외만 되면 무대에 세우는 식이었죠. 그래서 예능에서 MC는 보더라도, 음악은 못하겠다는 생각을 처음 했어요. TV를 그만둬야 할 이유를 제대로 찾은 셈이었어요.”

그때 그가 본 건 스티비 원더나 폴 매카트니, U2 같은 세계적인 뮤지션들이었다. 나이가 들어도 꾸준히 공연을 통해 노익장을 과시하는 그들 속에서 자신의 미래를 내다본 것이다.

이문세는 ‘별밤’을 그만두고 나서부터 공연과 공연 연출에 온 힘을 쏟았다. 시작부터 다소 파격적이었다. 서울 중심으로 이뤄지는 공연의 보편적 규칙부터 깼다. 50개 지역을 투어 대상으로 삼으며 이익보다 투자에 집중했다.

“오랫동안 공연을 하기 위해선 조명 하나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어요. 더 달고, 돈은 나중에 벌자고 했어요. 간혹 지방 기획사가 돈만 받고 도망쳐도 ‘언젠가 다 셈을 해주겠지’하며 공연에만 목숨 걸듯 매진했어요.”

1998년 브랜드 공연의 첫 시작인 ‘이문세 독창회’부터 계산된 공식 관객 수가 이미 100만 명을 넘었다. 그리고 2년 만에 시작된 ‘2015 씨어터 이문세’는 연말까지 모두 매진이다.

이문세는 “장기 공연이 가능했던 건 음악으로 승부를 걸기 위해 지난 시절 겪었던 와신상담의 결과가 아니겠느냐”며 “앞으로 더 재미있고 감동적인 무대를 위해 작은 공연장에서 관객과 더 가까이 눈 맞추며 노래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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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고금평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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