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김창완밴드, 담담하게 울린 일흔의 통찰(종합)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김창완밴드, 담담하게 울린 일흔의 통찰(종합)

한수진 기자
2026.01.27 16:17
가수 김창완이 이끄는 김창완밴드는 27일 서울 종로구 복합문화공간에서 새 싱글 'Seventy'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고 8곡의 라이브 공연을 선보였다. 타이틀곡 'Seventy'는 일흔을 넘긴 김창완의 통찰과 회한을 담은 곡으로, 다크한 록 감성의 일렉기타 위에 담담한 목소리가 얹혀 있다. 김창완은 이 곡이 단순히 노인의 회한으로만 읽히는 것에 대해 경계하며, 청춘의 시간과 현재의 시간이 모두 소중하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김창완 / 사진=스타뉴스 DB
김창완 / 사진=스타뉴스 DB

가수가 나이를 더한다는 건 세월이 노래 안에 머무는 일이다. 그래서 일흔을 넘긴 나이에 기타를 잡고 노래하는 김창완밴드의 음악은 담담하되 깊고 구슬프다.

김창완밴드는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복합문화공간에서 새 싱글 'Seventy'(세븐티)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기자간담회라는 형식을 취했지만 이날의 중심은 질의응답이 아닌 노래가 앞서는 자리였다. 김창완밴드는 이 자리에서 '청춘', '월광', '백일홍', '짐노페디', '시간', '노인의 벤치', '하루', 'Seventy'까지 총 8곡을 라이브로 들려줬다. 자신들이 지나온 시간과 지금의 음악을 진득한 라이브 연주로 보여줬다.

'Seventy'는 김창완밴드가 2016년 '시간' 이후 10년 만에 발표하는 신곡이다. 타이틀곡 'Seventy'와 수록곡 '사랑해' 두 곡이 담겼다. 'Seventy'는 일흔을 넘긴 김창완의 통찰과 회한을 담은 곡으로, 다크한 록 감성의 일렉기타 위에 담담한 목소리가 얹힌다. 무심하게 흘러가듯 들리지만, 그 안에는 시간을 건너온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깊이가 있다. '사랑해'는 아이들과 함께 부른 곡으로 산울림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순수하고 유쾌한 정서를 담았다.

김창완은 타이틀곡 'Seventy'가 단순히 노인의 회한으로만 읽히는 것에 대해 경계했다. 그는 "'Seventy'가 노인의 감상으로만 받아들여질까 걱정했다. 청춘의 시간이나 지금 우리가 함께하는 이 시간이 얼마나 아름답고 소중한지를 말하고 싶었다"며 "아이의 시간과 노인의 시간은 다르지 않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다"고 강조했다.

김창완 / 사진=스타뉴스 DB
김창완 / 사진=스타뉴스 DB

이날 들려준 8곡의 라이브는 그 말을 가장 설득력 있게 증명했다. '청춘'과 'Seventy'가 같은 자리에서 울려 퍼졌고, '시간'과 '노인의 벤치', '하루'는 삶의 앞과 뒤를 자연스럽게 이어 붙였다. 김창완은 "'Seventy'가 '청춘'을 부러워할까 생각해봤다"며 "45년 전에 발표된 '청춘'이라는 노래가 지금까지 나와 함께 있어줘서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이야기했다.

김창완은 자신을 머무르지 않는 사람이라고 했다. 그는 "유목민은 같은 자리에 두 번 머물지 않는다고 하지 않나. 어제의 나에게 안주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창완은 내년 데뷔 50주년을 맞는 산울림에 대해 "개인적으로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산울림은 김창완이 친형제인 김창훈, 김창익과 1977년 결성한 3인조 밴드다. '아니 벌써'를 시작으로 '내 마음에 주단을 깔고', '개구쟁이', '찻잔', '가지마오', '청춘', '회상', '너의 의미' 등 여러 명곡을 남겼다. 그는 2008년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난 동생 김창익을 언급하며 "그때 산울림은 끝났다고 선언했다. 그래서 산울림 50주년에 대해 의미를 두지 않는다"고 밝혔다. 대신 "산울림의 음악 정신을 이어받은 김창완밴드가 그 기억을 잘 이어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창완(보컬), 이상훈(키보드), 최원식(베이스), 강윤기(드럼), 염민열(기타)로 구성된 5인조 김창완밴드는 2008년 결성됐다. 산울림 활동을 마무리한 뒤에도 현재진행형의 음악을 이어가고자 했던 김창완의 선택이었다. 록이 지닌 에너지와 열정을 지금의 언어로 다시 꺼내 들고자 김창완밴드를 출범시켰다. 음악이 주는 순수한 즐거움을 무대 위에서 함께 나누고 싶다는 열망이 출발점이었다.

김창완은 김창완밴드의 음악적 성격에 대해 "고전적이라 해도 좋을 만큼 가사가 고전성을 띄고 있고 밴드의 연주 기량이 좋다"며 "트렌디하다고 할 순 없지만 고전미가 있는 가사가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김창완 / 사진=스타뉴스 DB
김창완 / 사진=스타뉴스 DB

김창완은 한국 대중음악사에서 가장 중요한 싱어송라이터 중 한 명으로 꼽힌다. 내년 데뷔 50주년을 앞둔 그는 서정성과 실험성을 오가는 곡을 통해 일상과 내면을 꾸준히 노래해 왔다. 그의 음악은 특정 세대에 국한되지 않고 불확실한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 세대의 감정과도 자연스럽게 맞닿아 있다. 이 같은 힘은 최근에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박찬욱 감독의 영화 '어쩔수가없다'에 삽입된 '그래 걷자'가 다시 주목받은 사례가 이를 보여준다.

작사와 작곡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태도에 대해 김창완은 '침전'이라는 단어를 꺼냈다. 그는 "모든 것을 가라앉힌다. 저를 둘러싸고 있는 허울이나 편견을 걷어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불필요한 장식과 선입견을 덜어낸 자리에서 비로소 노래가 시작된다는 의미다.

노래를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에 대해서는 '시간'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김창완은 "쫓길 수밖에 없는 시간관에서 벗어났으면 좋겠다. 저의 노래가 위로가 됐으면 좋겠지만 위로를 목말라 하는 환경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제 노래가 위로가 됐다는 말을 들으면 '어떤 심경이길래 노래 한 자락이 위로가 됐을까' 하는 안타까운 마음도 든다. 어린 나이에 맏이로서 해야 할 일들이 있었고 위로받기보다 위로하려고 노력하며 살아왔다"고 돌아봤다.

김창완밴드는 새 싱글 'Seventy'(세븐티)는 27일 오후 6시 발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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