꼰대와 개그 넘나드는 마성의 캐릭터 완성

배우 윤경호가 '취사병 전설이 되다' 첫 주 방송부터 시청자들을 쥐락펴락하며 명불허전 내공을 입증했다.
지난 11일 첫 방송한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취사병 전설이 되다'(극본 최룡, 연출 조남형)는 총 대신 식칼을, 탄띠 대신 앞치마를 두른 이등병 강성재(박지훈)가 '전설의 취사병'으로 성장해 가는 과정을 담은 군대 쿡방 판타지 드라마다. 윤경호는 극 중 행정보급관인 만년 상사 박재영 역을 맡아 극의 초반 분위기를 탄탄하게 이끌었다.
1회에서 재영은 최우수 훈련병으로 강림소초에 온 성재가 졸고 있는 모습을 보고 "아따 요즘 것들은 아주 흔들림 없이 편안하게 자버리는구마잉"이라고 말하며 유쾌하면서 강렬한 첫인상을 남겼다. 이후 최우수 병사인 줄 알았던 성재가 사실은 관심 병사였다는 충격적인 진실을 마주하고 인사 담당자에게 불같이 항의하는 모습에서는 팽팽한 긴장감마저 감돌게 했다.

2화에 접어들며 윤경호표 코미디가 본격적으로 만개했다. 성재가 끓여낸 콩나물국 한 숟갈에 미각을 완벽히 빼앗긴 재영은 급기야 트렌치코트를 펄럭이며 쌍권총을 난사하는 한 편의 누아르 영화 같은 상상 신을 연출해 냈다. "요것이야말로 진정한 짬밥의 승리 아니겄냐"라는 황홀한 외침은 밀리터리물에 판타지적 상상력이 결합된 이 드라마의 백미를 장식하며 안방극장에 큰 웃음을 안겼다.
무엇보다 윤경호의 노련한 연기는 '판타지 코믹물'의 무게중심을 탄탄하게 잡아주는 닻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고지식함 속에서도 미워할 수 없는 인간미와 능청스러운 코미디 감각을 자연스럽게 녹여내며 박재영이라는 캐릭터에 활력을 더했다. 첫 등장부터 박재영이라는 캐릭터를 또렷하게 각인시킨 윤경호의 존재감은 극의 유쾌한 분위기를 한층 풍성하게 만들었다.
꼰대 같은 엄격함과 익살을 오가는 변주는 윤경호의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다시금 확인하게 했다. 등장하는 장면마다 공기의 결을 바꾸는 그의 에너지는 향후 박지훈과 빚어낼 티키타카에 대한 기대감으로 이어졌다. 첫 회부터 강렬한 코믹 명장면을 탄생시킨 윤경호가 남은 에피소드에서 어떤 활약으로 웃음을 만들어낼지 관심이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