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시리즈 '기리고'의 최형욱 역 이효제 인터뷰.

외모 변신은 연기를 거들 뿐이었다. 전작에서 보여준 이미지를 지우고, 시청자에게 새 이미지를 각인했다. 감탄을 자아낸 배우, 그래서 다음이 기대되는 배우. 그 주인공은 이효제다.
이효제는 넷플릭스 시리즈 '기리고'에 출연해 시청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지난 4월 24일 공개된 '기리고'는 소원을 이뤄주는 어플리케이션 '기리고'의 저주로 인해 갑작스러운 죽음을 예고받은 고등학생들이 그 저주를 피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공개 후 대한민국을 포함해 멕시코, 인도, 말레이시아, 태국, 아랍에미리트(UAE), 터키 등 총 37개 국가에서 TOP 10 리스트에 오르며 세계적인 인기를 끌었다.
'기리고'에서 이효제는 서린고등학교 재학생 최형욱 역을 맡았다. 극 중 형욱은 친구들의 놀림에도 허허실실, 장난꾸러기. 친구들 중 가장 먼저 기리고와 엮이게 되면서, '기리고'의 극 초반 몰입도를 끌어올린 교두보였다.
캐릭터를 위해 20kg 증량까지 했던 이효제는 형욱의 두려움, 절박한 심리를 극적인 표정 연기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영화 '사도'에서 어린 세손 역을 맡아 대중의 눈도장을 찍었던 그는 여러 영화에서 강동원, 박해일, 손호준 등의 아역으로 인지도를 쌓았다. 안방극장에서도 '낭만닥터 김사부'의 양세종, '인간실격'의 류준열의 아역으로 활동한 바 있다. '아역 배우' 출신으로 익숙했던 이효제는 이번 '기리고'에서는 달랐다. 외모 변화에 한층 단단해진 연기는 '기리고'의 시작과 끝을 책임졌다.
'다음 작품에서 어떤 연기 변신을 보여줄까?'라는 기대감을 자아내는 이효제를 아이즈가 만났다.

-'기리고'에서 이야기에 몰입하게 하는 시작점이었다. 그리고, 이야기 끝을 마무리하는 역할이기도 했다. '기리고'의 시작과 끝을 담당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시청자들의 관심이 뜨거웠는데, 실감은 했는가.
▶ 시작과 끝, 그러고 보니 그렇긴 하다. 사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관심, 인기가) 실감이 나지 않았다. 공개 전에는 초반에 임팩트가 있었지만, 제가 이야기를 길게 끌고 가는 인물이 아니라서 '알아보실까?' 했었다. 공개 후 다행히 알아보시는 분들이 꽤 많았다. '이번 작품으로 사랑받고 있구나'를 알게 됐고, 기분은 좋았다. 그리고 관심 가져주신 분들께 감사하다.
-'기리고'를 선택했던 이유가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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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선택'이라고 할 수는 없다. 저는 오디션을 봤다. 그때 제가 힘들었던 시기였다. 1년 정도 수많은 오디션을 봤었는데 떨어졌다. 그런 와중에 '기리고' 오디션을 보게 됐다. 오디션 때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들어갔다. '꾸미지 않은 나를 보여줘야겠다'라는 생각으로 (오디션에) 들어갔다. 오디션 자리에 감독님, 제작사 대표님, 그리고 피디님 등 많은 분이 저를 보려고 자리해 주셨다. 그 당시에 제가 계속 오디션 최종에서 떨어져서 '이번이 마지막', '열심히 해보자'라는생각으로 오디션을 봤다. 그리고 합격했다. 감사한 기회라고 생각했고, 작품과 캐릭터에 혼을 갈아 넣어서 했다.

-'기리고' 초반 등장에서 '이효제'를 알아보지 못한 시청자도 적지 않았다. '낯이 익은데'라는 생각으로 이전 모습을 쉽게 떠올리지 못했던 증량이었다. 이어 작품 공개 후 증량이 화제를 모았다. 확실한 변신을 이룬 증량이었는데, 이에 대한 부담은 없었는가.
▶ 사실 증량 초반에는 부담이 없었는데, 점점 증량하면서 걱정했다. 힘들 수 있겠다 싶었다. 그런데 많이 먹으면서 (부담감은) 괜찮아졌다. 이후 증량 후 유지하는 게 관건이라고 생각했다. 저한테 최적화된 음식을 찾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떡볶이, 마라샹궈, 찜닭을 즐겨 먹었다.
-'기리고' 공개 후, 주변에서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 궁금하다.
▶ 공개되고 일주일 동안 제가 아는 모든 지인에게 연락이 왔다. 사실, 못 알아볼 법도 한데 나오자마자 저인걸 아셨다. 제가 왜 살을 찌웠는지 궁금했는데, 이 작품 때문이었다는 걸 알았다고 했다. 격려도 많이 해줬다. 그게 힘이 됐다. '많은 사람에게 이 작품이 뻗어나가고 있구나'라고 생각했다. SNS 팔로우 수도 많이 늘었다. 또 해외 팬들이 각 나라 언어로 DM을 보내주셨다. 글로벌은 확실히 다른 반응이 나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기리고'에서 친구로 호흡한 배우들과 좋은 연기를 보여줬다. 배우들과 호흡은 어땠는가.
▶ 촬영 전부터 감독님이 저희 5인방(전소영(유세아 역), 강미나(임나리 역), 백선호(김건우 역), 현우석(강하준 역), 이효제(최형욱 역))이 친해졌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그래서 저희끼리 밥도 먹고 사진도 찍으면서 친해졌다. 덕분에 서로 편하게 믿고 연기할 수 있었다. 저희가 서로를 극 중 이름으로 불렀다. 그러면서 몰입도를 높였던 것 같다. 지금도 자주 연락하고, 사이가 좋다. 또 제가 형욱 역을 하면서 현장에서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자처했다. 그들을 재밌게 해주고 싶었고, 잘 지내고 싶었다.

-'기리고'에 5인방 외에도 등장만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배우들도 있다. 여러 배우 중 연기 호흡을 맞춰보고 싶었는데 하지 못했던 배우가 있었는가.
▶ 노재원 배우다. 제가 그분을 '배우 프로젝트 - 60초 독백 페스티벌' 때부터 되게 좋아했다. 수업 때 그분의 독백 영상도 봤는데, '어떻게 이렇게 말도 안 되게 잘하시지?'라면서 기대하면서 본 적이 있다. 그러다 '기리고'에 방울 역으로 출연한다고 했다. 그래서 극 중 방울과 만남을 이어가는 하준 역을 제가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도 있었다. 그 정도로 함께 호흡해 보고 싶은 배우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꼭 같이 작품에서 호흡하고 싶다.
-극 중 설정이 목숨과 맞바꾸는 소원이다. 실제로도 목숨과 바꾸고 싶은 소원이 있는가.
▶ 소원을 이루고 죽는다는 설정인데, 제가 그렇게 된다면 저의 주변 사람들이 다 행복해졌으면 좋겠다. 극 중 설정처럼 내일 죽는다면, 주변 사람들을 위해 소원을 빌 것 같다. '아프지 않고, 오래 살게 해주세요'라고. 제가 오래 살 수 있는 설정이라면 저에 대한 소원을 빌 텐데.
-죽음 설정이 없다면, 이효제의 진짜 소원은 무엇인가.
▶ 그렇다면 저는 연기다. '죽기 직전까지 연기를 하고 싶다'는 말이 있다. 연기하는 많은 분이 하는 얘기다. 저도 배우니까, 배우는 연기를 한다. 저도 오랫동안 연기하면서 촬영장에서 생을 마감하면 어떨까, 꿈 같은 목표가 있다. 연기가 좋다.
-'기리고'를 통해 스타의 아역이 아닌 배우 이효제로 주목받았다. 아역이 아닌, 성인으로 그리고 배우로 자신의 존재감을 알리게 됐다. 여러 감정이 교차했을 것 같다.
▶ 사실, 실감한다고 하지만 제 안에 불안이 많다. 지금, 이 순간에는 '내가 더 잘 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관심이 한순간일 수 있다. 그래서 감사하게 받아들이면서, 오래 끌어갈 수 있도록 하고 싶다.
또 아역 때 인기는 그때 잠깐이었다는 생각이 있었다. 이제 아역 이미지를 내세우기보다 제가 성인으로, 배우로 제 이미지를 만들어 가야 한다는 생각이다. 이번 작품이 잘 되고 많은 분이 저의 아역 시절을 떠올려주시고, 지금 제 모습과 비교해 주셨다. '믿고 보는 배우'라는 수식어를 붙여주신 분들도 있어서 감사하다. 이제 저만의 이미지를 만들어 가도록 노력하겠다.

-'기리고' 다음 변신이 기대된다. 다음에는 어떤 캐릭터, 장르를 하게 될지 궁금하다. 무엇보다 배우가 도전해 보고 싶은 캐릭터나 장르가 있다면 무엇인가.
▶ 지금 가장 해보고 싶은 거는 장르로는 코미디다. 맡고 싶은 캐릭터로는 사이코 같은 캐릭터다. 제 얼굴에 선과 악의 이미지가 있어서, 캐릭터로 잘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특히 심리적으로 압박감을 주는 그런 사이코 캐릭터, 지능적으로 교묘하게 상대를 힘들게 하는 캐릭터다.
-배우로 얻고 싶은 수식어가 있는가.
▶ 하나의 이미지로 기억되지 않는 배우다. 이 작품과 다른 작품에서의 이미지가 다른 배우, 그런 배우가 되고 싶다.
-이효제는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될까.
▶ 저는 계속 보고 싶은 배우가 됐으면 한다. 그리고 앞으로가 기대되는 배우였으면 좋겠다. 극장에 어떤 배우를 보러 갈 때, '이 배우가 어떤 신선한 모습을 보여줄까'라는 기대감이 있다. 예고편만 보고도 '이건 봐야겠다'라는 신선함이 있는데, 그런 배우가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