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해외건설사업 41년

[기고]해외건설사업 41년

서종대 건교부 건설선진화본부장
2006.10.25 12:22

공자는 논어에서 사람의 나이 40세를 일컬어 불혹(不惑)이라고 칭했다. 이는 세상일에 정신을 뺐겨 갈팡질팡하거나 판단을 흐리는 일이 없는 나이라는 뜻이다. 1965년 11월 1일은 우리나라 건설산업이 해외에서 첫 깃발을 꽂은 날이다.

해외건설산업은 나이로 치면 40세가 넘어 41세를 향하고 있는 중이다. 우리의 해외건설은 이제 흔들리지 않는 위치에 있어야 할 시점이다.

이러한 연륜에 부응이라도 하듯이 지금 해외건설은 수주가 최고조를 달리고 있다.

올 2월 수주누계액이 2000억달러를 돌파한 데 이어 올 수주액도 9월말 현재 127억달러를 기록해 연말까지 160억달러 정도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역대 사상 최대의 수주고다.

70~80년대는 우리나라 경제발전의 시동을 걸고 역동적으로 국가재건을 이룬 시기다. 이 시기가 바탕이 되어 오늘날 우리는 세계 11위의 경제성장을 이룩했다.

그리고 그 역동의 현장에 해외건설이 중심에 서 있었다. 경제발전을 위해 외화가 절실했던 시기에 20만명에 육박하는 우리의 건설역군들이 세계 각국의 오지와 사막에서 벌어들인 외화는 경제성장에 든든한 디딤돌이 되었던 것이다.

40년 동안 연간 수주액이 100억불을 넘어선 것이 여섯번 있었는데 올해는 일곱번째로 이미 100억달러를 넘어 사상 최고의 기록을 향해 질주하고 있다.

이처럼 해외건설은 외환위기 이후 부진을 털고 2004년부터 수주상승세로 돌아서 호조세를 지속하고 있는데 그 원인을 살펴보면 몇 가지로 요약될 수 있다.

첫째, 주력시장인 중동지역 건설경기가 고유가에 힘입어 살아났고 아시아 지역도 점차 회복되고 있는 점을 들 수 있다. 또 아프리카, 중앙아시아와 같은 신흥시장 지역에서의 선전도 힘을 보태고 있다.

둘째, 우리기업들의 경쟁력이 회복되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신인도 하락 등으로 경쟁력의 저하를 초래했으나 구조조정,경영개선 등을 거치면서 체질이 강화되어 적극적으로 세계시장을 누빌 수 있게 됐다. 또한, 과거 중동 등에서 쌓아온 담수, 발전, 석유화학 등 플랜트건설 경험과 기술도 경쟁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셋째, 우리업체들의 해외진출에 대한 관심이 과거에 비해 크게 높아지고 있다. 국내에서 경험을 쌓은 중견건설업체를 중심으로 동남아시아.중앙아시아 등 신흥시장에 대한 진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이러한 수주액의 양적인 성장을 내용적으로 살펴보면 과거와는 양상이 다소 다른 측면이 있다. 우선 주력시장이 80년대는 중동, 90년대는 아시아 그리고 2001년 이후에는 중동지역이 다시 플랜트를 위주로 재부상하고 있다.

또 과거 물량위주의 수주에서 수익성 위주의 선별수주로 바뀌고 있고, 공종별로는 토목.건축 위주에서 고부가가치의 플랜트건설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프로젝트의 복합화,대규모화를 반영해 업체간 경쟁보다는 공동수주도 늘고 있다.

최근 수주가 크게 확대되고는 있는 데 비해 세계시장은 미국, 프랑스, 독일, 일본, 영국 등 5개국이 60%이상을 점유하고 있으며 우리는 아직 10위권 밖에 있다.

우리의 기술력은 선진국의 70~80%수준으로 평가되고 있다. 단순 토목.건축분야는 경쟁력이 평준화되고 있고 수주액의 70%정도를 차지하는 플랜트에 있어 담수화, 발전, 석유화학은 선진국 수준이나 가스처리, 정유시설의 설계분야 등이 다소 취약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할 때 지금 우리의 해외건설은 기회이면서 위기다.

고유가가 당분간은 지속되어 건설시장도 4~5년간은 활황을 보일 것으로 예측되고 있고 중앙아시아, 아프리카 등 신흥시장국가들의 높은 경제성장도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그러나 경쟁의 격화, 자국화 경향, 기술이전 요구, 후발국들의 저가경쟁, 시공자금융 확대 등과 같은 여건변화는 위기요인이 되고 있다.

해외건설이 발전을 지속하고 세계시장에서 선진업체와 경쟁하여 주도권을 잡으려면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저임금의 가격경쟁에서 기술경쟁으로, 단순 토목,건축에서 특수교량 초고층 빌딩 플랜트와 같은 경쟁우위 분야 집중공략으로, 저가수주에서 수익성 위주의 수주로 그리고 투자개발형 프로젝트 수주를 확대하는 등의 전략이 필요하다.

또한 건설금융능력을 제고하고 기업간 또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공동진출을 확대하고, 중동 아시아 위주에서 세계전역을 대상으로 하는 시장다변화 전략을 도모해야 한다.

정부에서도 이러한 변화에 부응하기 위해 2015년까지 6조5000억원의 연구개발예산을 건설교통 기술개발에 투자하여 세계시장을 선도할 핵심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건설산업제도의 글로벌 스텐다드화, 공적금융의 강화, 중소기업의 수주지원, 건설외교를 통한 협력기반 구축, 시장개척지원 등 다양한 지원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지금 해외건설은 과거 어느 때보다 활기차게 나아가고 있다. 이러한 활력을 지속시키기 위해서는 정부와 기업이 합심하여 총력적인 진출체계를 구축하고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경쟁력을 하나하나 키워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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