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냉온탕 오가는 부동산정책

[기자수첩]냉온탕 오가는 부동산정책

원정호 기자
2006.12.18 12:17

"정부가 한달전만 해도 규제를 완화해 주택공급을 늘리기로 해놓고 갑작스레 분양가 상한제를 통해 공급을 규제한다고 하니 뒤통수를 맞은 기분입니다."(A건설 관계자)

최근 당정협의에서 분양가 상한제를 민간이 공급하는 아파트에까지 확대키로 함에 따라 시장은 다시 혼란에 휩싸였다.

건설사들은 "분양가는 일시적으로 낮아질 수 있지만,주택의 품질이 떨어질 우려가 크고 장기적으로는 주택 공급을 위축시킬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사업성 저하를 이유로 내년 주택사업을 줄이려는 움직임도 벌써부터 일고 있다.

민간 택지에까지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하는 것은 11.15대책에 정면 반하는 정책이라는 우려도 높다. 정부는 추석 이후 집값 폭등세가 주택공급 부진에 원인이 크다고 짚었다. 이에 따라 신도시 등 공공택지내 주택의 조기 공급과 물량확대, 민간택지내 주택공급물량 확대를 11.15대책에 담았다.

건설사가 고분양가로 부당이익을 취한 혐의가 있고 고분양가가 기존 아파트 값을 견인하는 측면이 있다는 점에서 분양가 상한제는 일견 수긍할 수 있다.

그러나 또한 많은 부작용 탓에 7년전에 폐지됐던 제도다. 아파트 가격은 잡지 못한 채 품질을 떨어뜨리고 청약광풍을 야기했던 게 과거 경험이다.

이용섭 건교부 장관은 최근 취임식에서 '앨빈 토플러'의 말을 인용, 미래성공의 가장 위험한 요소로 과거의 성공 경험을 들었다. 여건이 바뀌었는데도 과거 것을 고집하는 ‘성공함정'(success trap)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이 장관은 "직원들의 지식이나 경험 중 버려야 할 것이 수없이 많다. 많은 부동산정책이 발표됐지만 시장에서 효과를 내지 못하는 것은 전통적 정책들을 그대로 적용하고 있는데도 원인이 있다"고 지적했다.

11.15대책에 따라 시장은 요즘 안정 기미를 보이고 있다. 정부와 정치권은 이에 대한 충분한 검증없이 서둘러 '분양가 상한제'를 또 꺼내들었다. 이야말로 일시적이나마 부동산가격을 잡을수 있다는 환상을 국민에게 심어주는 전통적 포퓰리즘 정책이 아닌 지 신중히 되짚어볼 때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