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과욕(過慾)과 의욕(意欲)

[기자수첩]과욕(過慾)과 의욕(意欲)

문성일 기자
2007.02.15 15:43

과욕(過慾)일까. 정부가 무주택 서민과 중산층의 주거안정을 위해 의욕적으로 내놓은 '임대주택 공급계획'이 곳곳에서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

비축용 장기임대주택이나 10년 중대형 임대주택, 전월세형 임대주택은 모두 개념의 차이가 크지 않음에도 토지 공급가격 기준은 조성원가와 감정가로 제각각이다. 그나마 10년 중대형이나 전월세형은 재정지원도 없다. 물론 보증금과 월임대료 책정 수준도 다소의 차이가 있다.

1.31대책을 통해 발표한 비축용 장기임대주택을 둘러싸곤 대한주택공사와 한국토지공사간 '밥그릇' 싸움까지 벌어지고 있다. 연일 해명하기에 바쁜 건설교통부는 "(인사를)요구한 적 없다"고 발뺌하지만, 비축용 장기임대주택에 대해 비판적 내부보고서를 만든 주공에 대해선 문책성 인사조치도 취했다.

일을 시작하기도 전에 정부와 공공기관이 자중지란(自中之亂)에 빠져있는 모습이다.

2017년까지 370만가구에 달하는 임대주택을 확보하려면 민간기업의 힘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하지만, 임대주택을 지을 수 있는 업체는 손에 꼽을 정도로 한정돼 있다.

그마저도 국민주택기금을 지원받아 공급하는 임대주택에 대해 임대보증금 보증에 의무적으로 가입토록 한 조치 때문에 민간건설사들은 '죽을 맛'이다. 실제 대표적인 한 임대주택 전문건설사는 "연간 200억원이 넘는 보증금을 내면 사실상 순익을 낼 수 없는 구조"라며 항변하고 있다.

임대후 5년 뒤 분양하는 민간기업의 임대주택을 10년 임대로 전환하겠다는 방침도 현실을 무시한 탁상행정이란 지적이다. 4가구당 3가구꼴로 지방에 밀집돼 있는 이들 임대주택의 경우 분양전환 수요가 거의 없어 사실상 현재도 장기임대용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부실한 내용으로 여기저기에 문제점을 남기는 '과욕'(過慾)보다 현실성있는 '의욕'(意欲)을 보여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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